"2분마다 지구 본다" 토종 우주 파수꾼 '천리안 2A호'

[르포]국내 독자개발 기상관측 정지궤도복합위성 공개···12월 발사
천리안 1호 대비 '해상도 4배↑' '영상 전송속도 18배↑'
강수량·적설량·미세먼지·황사·오존·화산재 등 총 52종 탐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지난 29일 천리안 2A호 실제 비행모델을 공개했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지난 29일 천리안 2A호 실제 비행모델을 공개했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폭우가 도심을 할퀴고 지나간 다음날인 29일 아침. 한층 높아진 습기와 늦더위에도 구슬땀을 흘리며 '천리안 2A호' 막바지 점검에 한창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시험동 현장을 찾았다.

이날 항우연은 기자단을 대상으로 '정지궤도복합위성 2A호'(이하 천리안 2A호)의 실제 비행모델을 공개했다.

위성시험동은 청정 구역. 오염을 막기위해 방진복 무장(?)은 필수다. 수년간 우주 공간에서 임무를 수행할 위성에 작은 먼지 한톨도 허용되지 않기 때문. 기자단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방진포로 만들어진 하얀색 일체형 청정복으로 갈아입었다.

그러고도 바깥세상 먼지를 모두 털어내는 20여초 동안의 '에어샤워'를 마치고 나서야 위성시험동 내부에 발을 디뎠다. 이곳은 웬만한 반도체 공정랩보다 청정한 공기 상태를 유지한다. 내부에서는 주기적으로 청진 장비를 가동해 먼지를 제로화하고 있다.

주인공인 '천리안 2A호' 실제 비행모델을 만나기에 앞서 위성시험동 내부를 살폈다. 위성시험동은 인공위성이 극한의 우주 환경을 이겨내는지 시험하는 공간이다. 하나의 위성이 완성되기까지 수천번의 환경시험이 이뤄진다.

열진공 챔버에서 진공상태와 극저온 환경을 시험 중인 천리안 2A호.<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열진공 챔버에서 진공상태와 극저온 환경을 시험 중인 천리안 2A호.<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특히 온도·진공 우주환경을 시험하는 대형 열진공 챔버는 10억분의 1기압의 진공상태와 영하 180도의 극저온 상태가 유지된다. 우주에서 태양이 빛을 비추는 곳의 온도는 120도까지 올라가는 반면 태양이 비추지 않는 반대 방향은 영하 180도까지 떨어진다. 인공위성이 300도가 넘나드는 온도 격차를 견뎌내는지를 시험한다.

천리안 2A호가 진동시험(왼쪽)과 음향시험(오른쪽)에 한창이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천리안 2A호가 진동시험(왼쪽)과 음향시험(오른쪽)에 한창이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이뿐만 아니라 인공위성이 완성되기까지 로켓 발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소음 등에 대한 시험 절차를 모두 거쳐야 한다. 위성 조립 이후 자세제어, 소프트웨어 탑재 등의 과정들이 이곳에서 진행된다.

천리안 2A호 위성은 지난 2011년부터 극한의 우주환경 시험설비를 모두 마쳤다. 막바지 점검을 마치고 10월 남미 기아나의 꾸루 우주센터로 이송된다. 발사체 탑재 최종점검까지 거쳐 12월 발사된다. 아리안스페이스사의 발사체인 '아리안5'를 타고 정지궤도로 우주여행을 떠날 예정이다.

◆ 베일 벗은 '천리안 2A호'···'12월 발사 준비 완료'

발사 준비를 마친 천리안 2A호. 상단의 은색 부분이 지구를 촬영하는 카메라다. 태양전지판의 날개는 접혀 있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발사 준비를 마친 천리안 2A호. 상단의 은색 부분이 지구를 촬영하는 카메라다. 태양전지판의 날개는 접혀 있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위성시험동을 나와 외부로 향했다. 실제 비행모델인 천리안 2A호가 태양전지판 날개를 고이 접은 채 차분히 숨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다. 지구 기상을 관측하는 카메라 부분(위에 은색)을 제외한 대부분이 금막으로 덮어져 있다. 위성이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향할 때 맞이할 급격한 온도 변화를 견디기 위해서다.

천리안 2A호는 지구기상과 우주기상을 상시 관측하는 정지궤도복합위성이다. 국내 순수기술로 개발한 우주기상 탑재체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상관측 탑재체를 보유하고 있다. 높이는 4.6m이며 무게는 3.5톤이나 나간다.

천리안 2A호는 지난 2010년 6월에 발사된 통신해양기상위성(이하 천리안 1호)의 후속 위성이다. 천리안 1호에 비해 해상도가 4배 향상된 고화질 컬러 영상을 18배 빠른 속도로 지상에 전달한다.

지구의 강수량·적설량·미세먼지·황사·오존·화산재 등의 정보를 비롯해 총 52종의 기상정보를 탐지할 수 있다. 국민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기상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받을 수 있다.

또한 인공위성의 정상적인 작동을 방해하는 태양 흑점 폭발과 지자기 폭풍 등 우주기상 정보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발사 이후 궤도에 정상 진입하면 약 6개월간 초기 운영 과정을 거쳐야 고품질 기상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최재동 항우연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 단장은 "천리안 2A호를 국내 순수기술로 개발하면서 대형가진시험시설, 대형전자파시험시설 등까지 국산화했다"라며 "정지궤도복합위성 핵심기술 자립화에 한발 다가갔다"고 말했다.

◆ "2분마다 태풍 경로 감시"···24시간 정보 송출

24시간 지구관측 정보를 송출할 수 있는 천리안 2A호.<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24시간 지구관측 정보를 송출할 수 있는 천리안 2A호.<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천리안 2A호는 적도 3만6000㎞ 상공에서 지구 자전과 같은 속도로 지구 주변 궤도를 돈다. 임무 동안 한반도를 중심으로 지구의 전구를 바라보게 된다. 전구는 위성이 바라볼 수 있는 지구의 반을 말한다.

지구를 한 곳만 바라보며 궤도를 돌기 때문에 위성이 관측한 정보를 24시간 받아볼 수 있다. 한반도 태풍의 경로를 2분마다 감시할 수 있으며 언제든지 정보를 보낼 수 있다. 반면 저궤도 위성은 한반도 상공을 지나갈 때 약 10여분 가량만 지상과 교신할 수 있다.

2010년에 발사돼 2020년 수명이 끝나는 천리안 1호의 임무는 위성통신과 기상예보·해양관측이다. 천리안 2A호는 1호의 임무를 이어받기 위해 제작됐다. 천리안 2호는 세부 임무를 나눠 'A호'와 'B호' 2기로 제작됐다.

올해 발사 예정인 천리안 2A호는 향후 10년간 기상을 관측하는 것이 임무다. 내년 발사 예정인 천리안 2B호는 해양·환경 관측 임무를 받았다.

최재동 단장은 "천리안 1호는 촬영 직후 15분 뒤에 예보하는 반면 천리안 2A호는 3분 이내에 영상을 배포할 수 있다"라며 "지역 관측도 2분 만에 가능해 태풍의 이동 경로를 거의 실시간 관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태풍·집중호우·대설 등 위험기상을 신속하게 탐지해 다양하고 정확한 분석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며 "지속적인 우주개발을 통해 국민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태양전지판 전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연구팀이 태양전지판 전개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천리안 2A호의 조립 사진.<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천리안 2A호의 조립 사진.<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항우연 내부에 위치한 관제센터에서 천리안 2A호를 관제한다.<사진=박성민 기자>항우연 내부에 위치한 관제센터에서 천리안 2A호를 관제한다.<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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