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순 기초지원연 박사, 종이 모세관현상 활용한 종이칩 연구 소개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 '쟤물포(쟤 때문에 물리 포기했어)' 등. 과학은 평소 쉽지 않은 학문으로 인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직접 몸, 영상, 음악 등을 활용해 이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면 어떨까요? 매달 대덕특구에서는 신개념 과학소통 프로그램 'Science Slam D' 행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5명의 과학자들은 10분안에 각자의 방식으로 연구를 소개하며 시민들과 교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매주 1회 연재하는 'Science Slam D' 영상 시리즈를 통해 과학자들의 흥미로운 발표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편집자 주>

"종이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까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종이다.

종이는 인간이 발명한 4대 발명품(화약, 나침반, 인쇄술, 종이) 중 하나로 지금으로부터 약 1900여년 전에 만들어졌다.

최종순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는 'Science Slam D' 강연에 나서 종이의 모세관현상과 종이진단칩에 관해 설명했다.

종이표면에는 실같이 생긴 많은 셀룰로스 섬유소가 있다. 섬유소들 사이의 공간을 모세관이라고 한다. 외부 압력차이에 의해 모세관으로 물이 강하게 빨려들어가는 현상을 모세관 현상이라고 한다.

최종순 박사는 임신진단키드를 예시로 들며 설명했다. 그는 "임산부들이 아기를 가지면 소변에 임신호르몬(HCG)이 분비된다. 이를 종이칩으로 만들어진 임신진단키트로 임신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면서 "HCG는 모세관현상에 의해 종이칩에 빨려들어가 항체와 결합하고, 항체에 금 나노 입자에 붙어 색깔띠가 나타나게 된다"고 말했다.

최 박사 연구팀은 모세관현상을 이용해 노로바이러스를 빠르게 진단할 수 있는 3차원 종이칩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노로바이러스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질병으로 알려져있다. 이 바이러스는 예방,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입자가 매우 작아 사전 진단이 까다롭워 현재까지는 질병이 발생한 후 확산을 막는 수준에 불과하다.

연구팀이 개발한 3차원 종이칩을 활용하면 노로바이러스를 쉽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다. 이 종이칩은 기존 임신키트와 같은 방법으로, 바이러스가 종이칩으로 빨려들어가 항체와 결합해 색깔을 띄도록한다. 하지만 신호감도의 경우는 기존 임신키트의 100배 이상에 달해 노로바이러스와 같은 아주 작은 입자에도 반응한다는 특징이 있다. 

3차원 종이칩은 일회성으로 휴대가 간편하고 사용이 편리하다. 가격이 저렴하고 신호감도가 뛰어나 입자가 작은 바이러스 진단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또, 앱을 이용해 진단결과 사진을 찍어 올리면 질병관리본부로 즉시 전송이 가능하다. 이는 어느 지역에서 노로바이러스가 확산되는지 실시간으로 알 수 있어 질병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다.

최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 이를 활용한 결핵진단 기술을 의약품 도매업 기업인 '옵티팜'에 기술을 이전했다.

최 박사는 "종이칩을 이용해 인류를 구할 방법을 고민했다"면서 "노로바이러스, 결핵 등을 빠르게 진단해 질병을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다"라고 신념을 밝혔다.

한편, 'Science Slam D' 6회차는 오는 20일 IBS 과학문화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청중 신청은 사전신청페이지에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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