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구진흥재단 관련 산학연민 구성원 한 목소리 내
"과거 적폐 반복되지 않도록 구성원도 요구하고 주장해야"

긴급좌담회에 참석한 특구 구성원들은 미래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특구진흥재단이 구심점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5대 이사장은 그런 역할을 위해 현장을 다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고영주 본부장, 김명운 대표, 맹필재 교수, 최순희 국장.<사진=대덕넷>
긴급좌담회에 참석한 특구 구성원들은 미래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특구진흥재단이 구심점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제5대 이사장은 그런 역할을 위해 현장을 다녀야 한다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고영주 본부장, 김명운 대표, 맹필재 교수, 최순희 국장.<사진=대덕넷>
"특구는 연구소기업 몇개인가로 성과에 매몰되면 안된다. 특구가 무엇이 다른지 현장을 다니며 이야기 듣고 모임을 통해 친해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런 활동을 통해 특구 구성원들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성과, 고용창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장기적인 방향이 필요하다. 특구진흥재단 이사장으로는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와야한다."

"페이퍼를 통한 기술사업화 성과는 사람은 없고 페이퍼만 남게 된다. 특구는 그런 페이퍼 성과가 필요한 곳이 아니다. 설립 비전부터 생태계 조성으로 구성원들과 소통 넘어 상통하며 교류를 가져야하는 곳이다."

"대덕은 여러 특구 중의 그냥 하나가 아니다. 헤드쿼터를 대덕에 둔 것은 이곳 기술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이 나오고 그러면서 지역, 국가가 성장하는 국가 혁신의 거점 기능을 위한 것이다. 특구마다 지역 특화사업으로 기능을 점점 축소시키는 일은 그만해야 한다."

정부출연연구소, 대학, 기업, 시민단체 등 특구 구성원들이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하 특구진흥재단)의 역할을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대덕넷은 특구진흥재단의 정체성 확립과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는 특구 구성원들의 요청에 따라 7일 오후 3시부터 산학연민 등 특구 구성원을 초청, 대덕넷 회의실에서 긴급 좌담회를 가졌다.

긴급토론회에는 고영주 한국화학연구원 본부장, 김명운 DNF 대표, 맹필재 충남대 교수(바이오헬스케어협회 회장), 최순희 대덕밸리 라디오 총괄국장(배재대 교수)이 참석해 대덕특구의 구성원으로 지켜봐온 특구진흥재단에 대한 아쉬움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이들은 또 출범 초기 비전에 따른 국가 미래 성장 동력을 만들 거점지로서 특구진흥재단의 역할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특구진흥재단의 수장은 연구소기업 몇개가 아니라 현장을 열심히 다니면서 생태계의 토대를 다질 사람이 와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강조했다.

◆ 구성원들이 기억하는 특구진흥재단 설립 비전

고영주 본부장(이하 고): "특구진흥재단은 역사적으로 대덕사무소에서 시작해 특구 전체를 지원하는 본부 역할의 필요에 따라 출범했다. 특구전체의 산학연관민과 연계하고 소통하며 창의력 넘치는 새로운 먹거리가 창출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처음에는 서로 기대감을 갖고 움직였는데 점차 그런 노력 사라졌다. IBS와 중이온 가속기가 들어서고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형성되면 대덕은 또 따른 지식 창출지가 될 것이다. 다른 방식의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맹필재 교수(이하 맹): "88년도부터 충남대에서 학생들을 지도했는데 학생들이 대부분 수도권으로 가려고 했다. 지역에 일자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일할곳을 지역에 만들어 보자는 차원에서 바이오 기업간에 모임을 만들어 아이템 등 정보를 공유하고 자생적으로 성장하며 지금은 전국 어디에도 없는 바이오기업 집적지가 됐다. 특구에 대해 출범 초기 기대가 많았는데 모임도 관이 개입하면 딱딱해져서 민중심으로 진행했다. 지금은 많은 회원 기업들이 특구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특구진흥재단이 제 역할을 하려면 출범 목적에 맞게 현장에 열심히 다니며 현장의 니즈를 찾고 파악해야 한다. 관료적 마인드가 아니라 구성원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소통 기회를 만들면 아이디어도 나올 것이다."

김명운 대표(이하 김): "기업들도 특구 출범시 관심 높았다. 특구와 기업인들 서로 모이려고 했는데 대전TP 등이 생기면서 차별성을 갖지 못했다. 특구진흥재단에서 운영하던 부지 분양까지 끝나니 지금은 연결고리마저 없어 모두들 관심을 두지 않는다. 특구진흥재단도 연구소기업 만드는거 외에는 지역 기업에 관심 없다. 기업인 모임에서 특구인들을 만난적 없다. 연구소기업이나 기업이 어떻게 성장할지 고민하고 정부부처와 상의하며 규제완화 등을 풀어가야한는데 특구진흥재단은 뭐하는지 숨소리도 느낄 수 없다."

최순희 국장(이하 최): "대전에서 나고 자랐고 지역 방송사에서 일하며 대전과 대덕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 80년대의 대덕은 인적자원이 넘치는 곳으로 90년대 이후에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과학도시의 조건을 가졌었다. 연구소와 지역의 독특한 문화가 창발성을 갖는 역할을 해 왔는데 특구진흥재단이라는 관이 오면서 활성화 문화 자체가 사라졌다."

◆ 구성원들이 기대하는 특구진흥재단 역할

: "미국 샌디에이고 커넥터가 바이오헬스케어 협회의 모델이다. 해군기지밖에 없던 샌디에이고에 아이디어가 모이며 기술이 나오고 자금도 따라오며 지금은 주목할 도시가 됐다. 한국에서는 대덕에 그런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처음 모임을 같이 시작한 기업들의 대표들이 이젠 50~60대가 됐다. 기업들이 성장하면서 지금은 대덕에 투자자들이 오고 선배 기업인들이 펀드를 모아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후배에 투자하며 키우고 있다. 바이오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일자리가 생기니 학생들도 수도권으로 가는 대신 지역 기업에 취업한다. 특구진흥재단도 서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협력하며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 "전국 특구의 헤드쿼터가 대덕에 있다는 것은 이유가 있다. 대덕에는 출연연, 대학이 있어 모든 산업 지원이 가능하고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다. 또 중이온 가속기, IBS가 들어서면 새로운 지식이 생기는 샘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공부하고 연구하겠다고 찾아올수 있는 곳이다. 때문에 국가혁신의 거점지역으로 특구진흥재단과 정부는 방향을 잡고 가야 한다. 4차산업 비즈니스 모델도 많아질 것으로 특구진흥재단에서 사람들이 모일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거점 역할을 해야한다."

: "대덕은 그냥 소통보다 상통이 이뤄져야 하는 곳이다. 기술적으로 완벽하다. 사람을 잇는 구조가 필요한데 페이퍼로는 그런 케미가 나오지 않는다. 관료화가 되는 것은 쉽게 통제하기 위한 것인데 그런 마인드로는 상통 효과 없다. 특구진흥재단은 좀 느슨하게 모이는 지점을 만들고 수장도 상통할 인력이 와야한다. 이곳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곳이라는 것을 모두 아는데 특구진흥재단이 합의들을 모아야 한다." 

◆ 세계적 혁신 거점위한 특구진흥재단 역할

: "기술사업화 관점이 아니라 문화적 관점에서 봐도 비즈니스 생긴다. 과학문화 도시 관점에서 대덕은 다른 도시에 없는 창의적인 교육, 이벤트, 축제가 있고 전시가 있고 예술가가 모이는 도시가 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가야 한다. 연구소 기업 몇개가 중요한게 아니다. 지역에서 직접 나서서 지식을 창출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특구진흥재단은 그 속에서 촉진제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 "특구는 문화가 다르다. 이곳의 인력 인프라를 활용할 아이디어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역의 학교에 참여토록 하며 이곳만의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 특구의 실적과 평가지표도 미팅을 몇번했는지 모임 자체도 실적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모여야 친해지고 아이디어 나온다. 기관장 임기내에 특허 몇개, 연구소기업 몇개를 목표를 세우면 다 거짓으로 채우게 된다. 그런 성과지표보다 만족도를 높이며 장기적 방향으로 가야한다."

: "연구단지 40년 특구 10년이 넘었다. 하지만 판교 등과 비교하면 이곳은 발전이 없다. 특구의 헤드쿼터 이곳에 있으니 지적 인프라, 교류 인프라를 잇는 과학단지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문화적 네트워크 만들어지면 기업들도 온다. 전국의 기업 애로를 특구에 물으면 해결할 수 있다는 신뢰를 기반한 조직을 만들수도 있다. 그러기 위해서 이사장은 무조건 발로 뛰어야 한다. 연임할 것도 아니면서 숫자 몇개 더 늘리기보다 그냥 현장을 많이 다니고 뛰면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게 낫지 않는가."

◆ 대덕특구 글로벌화 관점에서 본 특구진흥재단 역할

: "글로벌 교류를 하려면 이곳의 정체성부터 확립해야 한다. 실리콘밸리의 외형만 보는게 아니라 그 속의 문화를 보고 어떻게 접목할지 여기에 하나씩 만들어 간다면 글로벌 교류 가능하다. 대덕이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도록 대덕 구성원들이 교류해야 한다. 일단 구성원들이 먼저 단단하게 뭉쳐있어야 한다. 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구성원들이 뭉칠 수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현장을 발로 뛰어야 한다. 또 구성원들은 이사장을 직접적으로 평가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 "대덕에 글로벌 구조는 갖춰졌다. 대덕만의 문화·인프라의 특장점을 만들어내야 한다. 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대덕의 글로컬(글로벌+로컬)한 부분을 찾아내 문화로 확산시킬 수 있어야 한다. 대덕의 장·단점을 파악해 특장점을 만들어가야 한다. 민간에서 이사장의 경영·운영·성과 성적표를 만들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 "특구진흥재단은 5년마다 특구육성종합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이번 계획에는 글로벌 이야기가 단 한가지도 없다. 최근 대덕에 외국인 연구자·학생이 많아지고 있다. 그들은 정주환경에 낮은 만족도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문화공간을 마련하고 영어로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또 주기적으로 이곳 관광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 외국인이 대덕으로 오는 것과 대덕 기업이 해외로 나갈 수 있는 다양한 채널들을 지속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

: "특구진흥재단은 특구의 범위를 대전 전체로 늘려야 한다. 대전 자체가 과학 축제를 비롯해 과학 전시, 과학 예술, 과학 융합 등이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곳을 찾아온 관광객들 스스로가 대전을 알릴 것이다. 국가를 성장시킬 수 있는 모범적 도시가 될 수 있다. 세계적 도시를 뛰어넘는 글로벌 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사실 대덕에 위치한 출연연은 지난 수십년간 많은 성과들을 내왔다. 다양한 기술이 삼성·현대 등으로 이전되면서 국가적 IT·자동차 산업 발전에 이바지 해왔다. 하지만 이제와서 대덕에 성과가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런 이유로 특구진흥재단도 '홍보'에도 집중해야 한다. 출연연이 특구가 아닌 국가를 위한 연구를 하고 있음을 알려야 한다."

: "대부분의 대덕 바이오기업은 시장이 글로벌이다. 제대로된 파트너를 만나서 비즈니스로 연결하는 것에는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협회를 만들고 좋은 것은 네트워킹하는 것이 편하다. 특구에 오는 외국이 많다. 특구진흥재단에서는 자체적으로 해도 좋고, 자생적인 커뮤니티에 역할을 줘 해외 네트워킹에 필요한 부분이 만들어 준다면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의 해외진출 프로그램을 실효적으로 만들자."

: "10년이면 강산이 변해야한다. 좋은 강산으로 변했다고 느낄만한 시간이 아니었다면 다시 10년을 봐야 한다. 3년이던 6년이던 정치적인물이던, 가리지 않는다. 이곳이 국가적 중요포인트라는 것은 모두 알고있다. 지역 포인트가 같이 갈 수 있는 것들은 연구소, 벤처, 사람들, 그 이웃이다. 상호 바라보고 접촉점을 느낄 수 있도록 앞으로 10년을 볼 수 있는 인물이 와야 한다. 5대 이사장에는 그러한 인물이 필요하다. 그룹별로 ~를 바란다는 표명이 있어야 한다. 바텀업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그런시대가 됐다." 

: "이사장 3배수 뽑았다. 구성원들의 투명성을 위해서 정견발표해야 한다. 검증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하다. 특구뿐 만 아니라 기관장 등 구성원들이 검증할 수 있는 토론회를 해야한다. 관심있는 구성원들이 자리를 만들고 후보들이 기관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 듣고 묻는다면 인사절차도 투명해질 것이다. 이런 문화가 형성되면 총장, 원장 등을 지목하지 않을 것이다. 3배수는 알아서 하더라도 그들이 구성원들 앞에서 발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면 증거가 되므로 후보들도 제대로 준비하고 정부 인사도 함부로 결정하지 못할 것이다."

끝으로 참석자들은 "변화되고 있는 시점이다. 특구진흥재단도 예산 확보를 위해 중앙의 눈치보기는 그만하고 지역과 소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특구 구성원들도 더 이상 과거 적폐가 반복되지 않도록 바뀔 것을 요구하고 주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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