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 테크 전문 엑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 '제1회 블루포인트 데모데이 2016' 개최
파트너사들의 경험과 고민 나눠···기술기반 스타트업 교류의 대표역할 기대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행사장을 가득 채운 '블루포인트 데모데이 2016' <사진=윤병철 기자>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행사장을 가득 채운 '블루포인트 데모데이 2016' <사진=윤병철 기자>
딥 테크 전문 스타트업 육성에 집중하는 엑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대표 이용관)는 지난 2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그 동안 육성한 12개 스타트업 기업 중 6개 사를 선보이는 '제1회 블로포인트 데모데이' 행사를 열었다.

행사는 전문가 강연, 신생 벤처 소개 등으로 진행됐으며, 기술 중심의 신생 벤처의 성공기를 확인하려는 투자 관계자, 동종 기업인 등 500여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오프닝 강연을 펼친 문규학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대표는 냉혹한 세계시장을 소개하며 안일한 한국시장에 따끔한 일침을 놓았다.

노키아가 망하면서 재정이 없어 경찰공무원까지 해고한 핀란드, 전기차의 거침없는 확산에 기득권을 포기당할 중동 산유국들, 샤오미 같은 강한 벤처들이 300개나 있는 중국 심천, 하버드 출신이 4447조원 규모를 거둬들일 때 41조원 규모인 서울대 출신 기업가들.

문 대표는 "한국 IT시장에서 득세하는 포털 게임 상거래 기업이 구글과 페이스북 등과 상대가 되겠나"라고 반문하며 "판매량이 줄고있는 현대차, 폰 하나로 망신당한 삼성도 미래를 장담 못한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그는 독보적인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우리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이제 계급장 떼고 뛸 때다. 세계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기술적 진보가 한국의 미래"라면서 "200조원 가치 삼성 1개 보다 1조원 가치 기업 200개가 나와야 산다"고 역설했다. 

◆ 세계 시장에 '꼭 맞춘'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들

강연에 이은 기업 발표는 블루포인트의 초기 투자와 보육을 받은 6개 스타트업이 회사 소개와 성장기를 소개했다.

사진 위 왼쪽부터 토모큐브(대표 홍기현), 민코넷(대표 김태우), 스트리미(대표 이준행), 플라즈맵(대표 임유봉), 시리우스(대표 강민성), 스페클립스(대표 변성현) 기업 소개장면.<사진=윤병철 기자>
사진 위 왼쪽부터 토모큐브(대표 홍기현), 민코넷(대표 김태우), 스트리미(대표 이준행), 플라즈맵(대표 임유봉), 시리우스(대표 강민성), 스페클립스(대표 변성현) 기업 소개장면.<사진=윤병철 기자>
토모큐브(대표 홍기현)는 살아있는 세포를 실시간 입체로 볼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

베일에 싸인 세포의 실시간 관찰은 비용과 시간과 장비의 한계가 있었던게 사실이다. 토모큐브는 독자적인 홀로그램과 컴퓨터 단층촬영, 굴절률 해석 등 기술 융합으로 세포관찰의 새로운 방식 제시했다.

기술을 보유한 연구팀과 경영에 능한 사업팀의 성공적 조화로 이제는 MIT와 독일국가암센터에 진출, 수익을 창출할 단계에 이르렀다.

민코넷(대표 김태우)의 기술은 모바일(VR) 게임 유저와 사업자를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평가다.

모바일 게임은 용량의 압박과 기기의 한계로 게임내 광고 삽입이나 라이브 스트리밍이 불가했다. 민코넷은 생성 데이터를 낮추는 'Swing' 엔진으로 극복, 모바일과 VR 게임의 실시간 방송과 광고 삽입 등이 가능토록 했다.

스트리미(대표 이준행)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최저가 해외송금이 실시간 가능한 기술 벤처.

기존 은행의 네트워크 내에서 해외송금은 복잡하고 수수료도 고액이다. 반면 스트리미 기술은 블록체인 기술에 실시간 환률을 분석해 송금경로를 찾아내는 '스트림와이어' 기술을 더했다. 이를 통해 80% 저렴한 송금 서비스를 지원한다.

이 기술은 국내 신한은행에 탑재됐다. 또 중국 Tenpay에도 진출하면서 빠른 후속 투자가 이뤄졌다.

플라즈맵(대표 임유봉)은 초소형 플라즈마 멸균기 기술를 가진 벤처로 의사들의 호응이 높았다.

기존 플라즈마 장치는 거대 사업영역으로 의료기기 살균도 비용이 높고 부피도 커 제한적으로 사용돼 왔다.
 
플라즈맵은 포장지 자체에 멸균 효과가 되는 대기압 플라즈마 팩킹 기술로 전자레인지 만한 멸균기기 소형화 성공했다. 최종유저인 의사들이 환호하며 시장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한 기술이라는 평가다.

시리우스(대표 강민성)는 스마트폰으로도 적외선 촬영이 가능한 기술을 선보였다.

모든 물체가 내뿜는 원적외선의 다양한 활용성에 비해 높은 진입장벽으로 대중화되기 어려웠던 원적외선(열영상) 촬영센서. 시리우스는 최첨단 기술이 융합된 공정 혁신으로 스마트폰 카메라에 탑재될 정도의 소형화와 저비용 실현에 성공했다.

스페클립스(대표 변성현)는 심해저·월석 분석 기술로 암 조기진단이 가능한 장치를 개발, 주목 받았다.

피부조직을 파내도 조기 판별이 어려운 피부암은 증가추세다. 스페클립스는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심해저와 월석 분석하던 레이져 유도 플라즈마 분광기술로 피부암 조기진단 장치를 개발했다. 기존 피부미용 레이져 장치에 장착 가능할 정도로 작고 낮은 가격, 정확한 기술 경쟁력으로 해외 병원에도 진출했다.

이용관 대표에 의하면 이들 기업이 창업 1년 만에 받을 후속 유치액은 200억원 규모다.이 가운데 전문투자사가 아닌 일반기업에서 삼분의 일을 투자했다. 이 대표는 "일반기업의 투자 증가는 시장이 새로운 아이템에 목 마르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딥 테크 전문 엑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스너스 대표 이용관 <사진=윤병철 기자>
딥 테크 전문 엑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스너스 대표 이용관 <사진=윤병철 기자>
◆ 바이오 메디컬 분야의 기술 진입...'긴 호흡' 필요

기업 발표 중간에 바이오 메디컬 분야 전문가들이 펼치는 패널토크도 마련됐다.

의사출신인 벤처투자자 문여정 인터베스트 이사를 비롯, 채용옥 룩시드랩스 대표와 백승욱 루닛 대표, 홍기현 토모큐브 대표, 그리고 송재권 블루포인트 이사가 의료분야 진출기를 나눴다.

패널들은 기술만 믿고 성급히 의료시장에 발을 놓았다 실패한 과정 등을 돌아보며 "이곳에 뛰어들 투자자와 창업가는 현장에서 요구될 수요기술과 오랜 임상기간, 보수적인 진입 문턱 등을 인내할 '긴 호흡'을 가져야 결실을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행사를 지켜본 참석자들은 기술창업에 큰 기대를 갖는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박정민 UST 교수는 "첨단 창업현장의 소식을 학생들에게 전하려 왔다"며 "창업하려는 학생이라면 엔젤투자사보다 먼저 블루포인트 같은 엑셀레이터를 찾아가도록 지도해야 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에버그린 투자파트너사의 홍종국 대표는 "블루포인트 같은 투자관점에 동감한다"며 "긴 시간을 투자해 창업자의 인성과 열정, 의지 등을 최우선 투자가치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유은자 국민은행 지점장은 "은행도 창업투자 비율을 늘리고 있고, 고객에게도 부동산이 아닌 성공전망이 큰 벤처 투자를 재테크로 권한다"고 귀뜸했다.

더웨이브톡의 김영덕 대표는 "스타트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이 이곳 현장처럼 퍼지고 있다. 다양한 창업의 가능성이 있는 대덕특구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예견했다.  

성공적으로 행사를 이끈 이용관 블루포인트 대표는 "딥 테크 생태계의 어려움은 여전하다"며 "진짜 도와줄 수 밖에 없는, 도와주고 싶은 기업에 투자한다"는 나름의 철학을 밝히며 행사를 매듭졌다.

한편 이용관 대표는 KAIST 출신으로 16년 전 창업에 성공한 바 있다. 대덕특구의 후배 창업가들을 위해 엑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설립, 밀착형 지원으로 딥 테크 분야 벤처들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루포인트는 대전에 본사를 서울에 지사를 뒀다. 본사를 대전에 둔 이유는 민관 과학기술연구소가 밀집된 대덕특구가 최첨단 R&D가 쏟아져 나오는 기술창업의 본진이라는 생각에서다. 현재 블루포인트의 파트너 가운데 60%는 대덕특구에 기반을 둔 스타트업이다.

Tech Fuse 의료분야와 첨단기술의 만남과 과정 <사진=윤병철 기자>
Tech Fuse 의료분야와 첨단기술의 만남과 과정 <사진=윤병철 기자>

교류를 나누는 참가자들 <사진=윤병철 기자>
교류를 나누는 참가자들 <사진=윤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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