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통사, 7일 66차 모임에서 '과학자들의 적정기술 기여' 결의

이지수 ETRI 연구원이 'KAIST 국경 없는 공학자회와 함께한 1년, 그리고 적정기술'의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이지수 ETRI 연구원이 'KAIST 국경 없는 공학자회와 함께한 1년, 그리고 적정기술'의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이웃 KAIST에서는 2012년부터 '국경 없는 공학자회'를 설립해 글로벌 인류 난제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주도하며 동아리 형식으로 운영되고 있죠. 정부출연금을 받아 연구하는 일선 과학자들이 인류를 위해 '기술'을 사회에 물려줘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연연도 사회적기업이 돼야합니다. ETRI에서 작은 동아리를 만들고, 그 역할을 시작하려 합니다."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원장 이상훈)의 자발적 학습 커뮤니티인 새통사(새로운 통찰을 생각하는 사람들)는 지난 7일 원내 교육장에서 이지수 ETRI 지식이러닝연구실 연구원를 초청, 'KAIST 국경 없는 공학자회와 함께한 1년, 그리고 적정기술' 주제로 모임을 가졌다.

모임에서 이지수 연구원이 적정기술에 관심을 두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수년 전 석사 과정을 마치고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로 여행을 떠났다. 현지에서 우연히 가난한 스님을 만났고 그들의 빈곤문제를 체감할 수 있었다.

이지수 연구원이 'EAT'(ETRI Appropriate Technology) 설립 이유와 역할 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이지수 연구원이 'EAT'(ETRI Appropriate Technology) 설립 이유와 역할 등을 설명하고 있다.<사진=박성민 기자>
당시 이 연구원은 '내가 무엇을 위해 연구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에 빠졌고, 소외계층을 위한 연구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글로벌 인류 난제 해결을 위해 적정기술에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됐다.
 
이 연구원은 "소외계층에 베풀면서 살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던 중 KAIST의 '국경 없는 공학자회' 동아리를 우연히 접하게 됐다"며 "원래 동아리는 KAIST 재학생만 활동할 수 있다. 하지만 어려운 이웃 국가를 도와야 하는 당위성을 보여준 덕분에 함께 활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AIST '국경 없는 공학자회'(EWB-KAIST)는 기술 혜택이 필요한 저개발국에 적정기술을 개발하고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비영리 활동을 수행하는 자발적 학생 동아리다.

저개발국 지역민이 보다 나은 환경과 기술의 혜택을 누리고, 그 기술을 스스로 널리 퍼뜨리고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연구원은 국경 없는 공학자회에서 1년 동안 활동했다. 이후 ETRI 입사 등의 이유로 동아리 참석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ETRI에 입사한 이후 동아리 활동 참여에 한계가 있었다"며 "KAIST 학생 뿐만 아니라 연구 일선에서 연구하는 프로 과학자들의 적정기술 자체 스터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 6일 적정기술 관련 일선 과학자들이 뭉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이름은 EAT(ETRI Appropriate Technology). ETRI 연구자들이 뭉쳐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적정기술을 논의할 예정이다. 글로벌 인류 난제 해결을 위해 일선 과학자들이 하나둘씩 뭉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까지 5~6명의 과학자가 EAT 모임을 함께하자고 의사를 밝혔다"며 "전 인류적으로 따뜻한 기술을 나누고 싶은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 함께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새통사 모임에 참가한 한 과학자는 "적정기술과 구제사업에 명확한 구분을 둘 수 있어야 한다"며 "일시적으로 빈민국가에 도움이 되는 '구제사업'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적정기술'을 공급해 나가자"고 의견을 냈다.

또 한 과학자는 "ETRI 프로의식을 가지고 정착시킬 수 있는 좋은 모임이 될 것"이라며 "전 인류의 과학기술 불평등 해소를 위한 바람을 ETRI에서부터 불어나가자"고 피력했다.

제 66차 새통사 모임에 참가한 과학자들의 모습.<사진=박성민 기자>
제 66차 새통사 모임에 참가한 과학자들의 모습.<사진=박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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