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한림원 '로봇기술과 미래' 주제로 원탁토론회 가져
오준호 교수 "서로 부족한 부분 보완하며 가치 극대화할때 로봇과 인간 공존 가능"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22일 '로봇기술과 미래'를 주제로 제104차 한림원탁토론회를 가졌다.<사진=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22일 '로봇기술과 미래'를 주제로 제104차 한림원탁토론회를 가졌다.<사진=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로봇과 사람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로봇은 로봇다워야하고 사람은 사람다워야 한다. 로봇이 로봇답기 위해서는 지능과 움직임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인공지능 로봇이 아무리 잘해도 인생의 의미는 모른다. 인공지능 로봇이 사람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사람은 이를 잘 활용할 때 가치가 극대화되며 상호 공존이 가능할 것이다."(오준호 KAIST 교수)

"4차 산업혁명은 로봇과 사람, 산업이 협업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명품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큰 시스템의 혁명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로봇이 농수산과 연계되면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국가적 전략은 투자 규모도 중요하지만 중장기 대책과 교육이 필요하다."(이석한 성균관대 교수)

"최근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던 테슬라 자동차가 트럭과 충돌하며 탑승한 운전자가 사망한 사고있었듯이 인공지능의 발전과 응용이 가져올 영향은 기술과 경제 영역을 넘어 복합적이다. 기술 개발전에 로봇을 만드는 사람의 철학, 법과 규제 등 여러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유진 KAIST 명예교수)

4차 산업혁명의 중심인 로봇과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 기술을 산업용에 이어 실생활에 연계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사회적, 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이명철)은 22일 오후 4시 서울 플라자 호텔 22층 루비홀에서 '로봇기술과 미래'를 주제로 제104회 한림원탁토론회를 가졌다.

토론회는 오준호 KAIST 교수(휴머노이드로봇센터장)의 주제발표와 유진 한림원 융합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KAIST 명예교수)을 좌장으로 신경철 유진로봇 대표, 심현철 KAIST 교수, 오세정 국민의당 국회의원, 이석봉 대덕넷 대표, 이석한 성균관대교 교수, 장병탁 서울대학교 교수 등 각분야 전문가가 참여하는 지정토론으로 진행됐다.

주제발표를 맡은 오준호 교수는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휴보' 개발자로 2002년부터 인간형 로봇 개발에 매진해 왔다. 지난해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 로봇공학챌린지에서 미국과 일본, 유럽의 강호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휴모노이드 로봇의 세계적 권위자다.

그는 미국 보스톤 다이나믹스사의 노동 홈서비스 로봇, 일본 혼다의 아시모 로봇을 영상으로 보이며 산업용 로봇과 지능형 로봇의 전반적인 설명, 로봇을 실생활에 접목하기 위한 방안, 미래 로봇기술의 방향에 대해 짚었다.

산업용 로봇과 지능형 로봇의 구분은 인간, 주변과의 상호작용성 유무로 구분된다. 산업용 로봇은 상호작용없이 주어진 일만 한다면 지능형 로봇은 바닥에 내려 놓으면 주변 환경을 인식하며 청소를 하는 청소로봇처럼 상호작용이 이뤄진다.

오 교수는 "지능형 로봇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기술적 차이가 큰데 걷는 로봇의 경우 걷는다는 것은 중력과 상호작용을 하며 기울어진 각도, 착지점 등을 결정해 상황을 유지하기 때문에 무척 느리고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밖에 없다"면서 "지능형 로봇은 홈서비스 로봇, 메디컬 로봇, 밀리터리 로봇, 엔터테인먼트 로봇, 고령화 서비스지원 로봇 분야로 연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야의 로봇이 연구개발되고 있지만 필요의 절박성에 따라 활용도에 큰 차이가 있다"면서 "군용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현재 사용하기에 불편하고 가격이 높아도 쓰고 있다. 생명의 희생을 줄이기 위한 절박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가장 많은 연구가 진행되는 로봇분야는 입는 로봇, 웨어러블 로봇이다. 군용으로 시작됐으며 장애인과 산업용으로 응용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이 직접 착용해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소재의 무게를 줄여야하고, 사람의 움직임에 맞는 반응 등 해결해야할 문제가 남아 어려움이 있다.

고령화 시대를 대비한 서비스 로봇개발도 활발하다. 오 교수는 "고령화로 몸이 불편한 노인들이 사람의 서비스 보다 자신의 의지와 생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로봇의 서비스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면서 "이 역시 니즈의 절박함과 관련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지능 로봇은 자율성과 움직임으로 주어진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한데 우선 사람과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 즉 사람의 뜻을 헤아려 움직이는 것이 인공지능 로봇"이라면서 "아직은 기술적으로 인공지능이 높으면서 움직임까지 빠르면 위험성이 커 억제가 필요하다. 하지만 미래 시장이 크므로 기술을 개발하면 시장 선점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

그는 끝으로 의료용 수술 로봇, 공장의 자동화 로봇 등에 대해 소개하며 "로봇이 많이 보급돼도 사람이 도와줘야 하고 로봇이 잘하고 사람이 잘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로봇이 여전히 실생활에 밀접하게 들어오지 못하는 것은 공급자와 수요자의 기대 기술차가 크기 때문"이라면서 "사람과 로봇이 서로 보완하며 가치를 높여갈때 로봇과 사람의 공존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정토론에서는 성큼 다가온 인공지능로봇 시대을 맞아 기술개발, 정책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신경철 대표는 소비자의 기대감에 맞는 로봇이 5년 후 정도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청소용로봇으로 사업을 성장궤도에 올린 신 대표는 "청소용 로봇의 지능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글로벌 가전시장에서도 자리를 잡았다"면서 "냉장고, 세탁기, 세척기로 발전할 것이다. 또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이 접목되면 로봇이 이전보다 더 빠르게 인터렉션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로봇 비용은 아직 높지만 생산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며 "향후 소비자에 맞는 가격대의 로봇도 나오며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현철 교수는 무인항공기의 발전 동향을 짚었다. 그는 "드론은 군용으로 시작해 민간부분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추락 등의 사고 발생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면서 "높은 자율성과 낮은 사고율이 가능해지면 1인 1드론 시대도 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세정 국회의원은 로봇 윤리와 법규 정비의 중요성을 들었다. 그는 "로봇이 산업용 로봇에서 의료용, 서비스용 등 실생활에 접목되고 있다. 인공지능이 접목된 로봇은 더욱 자율적이 될 것이므로 이에 따른 사회적 법률적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면서 "기술 발달이 가져올 사회에서의 윤리적 법률적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병탁 교수는 인공지능 로봇시대를 맞아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그에 의하면 인공지능의 변곡점이 된 것은 2011년 애플이 시리를 소개했을 때부터다. 2012년 딥러닝이 소개되며 기존의 인공지능과 다르게 스스로 지식을 생산하고 프로그램을 짜는 것으로 성능이 향상됐다.

그는 "인공지능 연구자적 관점에서 봤을 때 로봇은 이상적이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결합은 비즈니스의 응용모델로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인공지능 분야에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제조업이 강한 나라이기 때문에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4차 산업혁명을 치고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와 인력양성도 따라가야한다. 이 부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학자들의 역할을 주문하는 제안도 나왔다. 이석봉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기에 따른 사회적 의제도 필요하다. 로봇과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을 우리사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우리 사회에 미칠 영향이 무엇인지 등 고민해야 한다"면서 "3차 산업혁명까지 과학선진국을 따라하며 잘 왔지만 이젠 우리가 세계적 의제를 형성해야 한다. 한림원 공학자들이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한림원탁토론회의 지정토론에 나서 로봇기술과 미래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사진=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한림원탁토론회의 지정토론에 나서 로봇기술과 미래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사진=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제공>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