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연구지원 전무···중국 탓만 할 수 있나"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미세먼지' 주제 원탁토론회 개최
101회 한림원탁토론회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됐다 <사진=정윤하 기자>101회 한림원탁토론회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됐다 <사진=정윤하 기자>

"우리나라 초미세먼지의 주요 오염원 중 하나가 중국인 것은 맞습니다. 다양한 자료와 측정 등을 통해 알아본 바로 30~40%가량이 중국에서 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중국은 제도 및 과학기술 면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생활오염원을 낮추기 위해 2013년 이후 바비큐를 철폐했고, 삼고양저(고오염, 고에너지, 고배출, 저효율, 저생산성) 사업을 퇴출했습니다. 환경과학 분야 연구는 2004년 이후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뒤를 바짝 쫓고 있고, 환경공학 분야 연구는 2009년부터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입니다. 우리나라는 환경예산 중 과학기술 기반 사업이 1.6% 비중입니다. 기초연구는 전무하죠. 환경 분야의 정책과 연구는 잃어버린 20년이라 칭할 만 합니다."

김동술 경희대학교 환경학 및 환경공학과 교수가 현재 국내 대기환경 제도 및 정책, 국민인식 등에 대해 총체적인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나섰다. 김동술 교수는 35년간 대기오염물질의 정량적 측정과 원인을 연구한 대기환경 분야 전문가다. 그는 "환경패러다임의 기본적 논의와 재설정이 시급하다"며 "전 세계적으로 환경보전과 건강보호 우선주의로 가고 있으므로 예전과 달리 국내 환경규제가 기업과 국가의 경제적 성과와 경쟁력 향상에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인체에 유입돼 각종 질환을 일으키는 2.5마이크론 이하의 초미세먼지로 인해 국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과학기술계 전문가들이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원장 이명철)은 19일 오후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미세먼지 저감 및 피해방지를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을 주제로 제101회 한림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 주제는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적극적인 제안이 반영됐다. 최양희 장관은 토론회에 참석, "미세먼지에 대한 이슈는 과학기술이 해결해야할 문제라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토론을 제안했다"며 "환경오염에 대해 불평만 하기 보다는 이를 계기로 미세먼지 측정·예보·절감 시스템을 갖춰 다른 나라에 보급할 수 있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주제발표가 모두 진행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큰 관심을 나타냈다. 

김동술 교수는 "35년간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를 정략적으로 측정하는 연구를 했지만 정부 지원은 없었다"며 환경 분야 연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상황을 토로했다. <사진=정윤하 기자>김동술 교수는 "35년간 미세먼지 및 초미세먼지를 정략적으로 측정하는 연구를 했지만 정부 지원은 없었다"며 환경 분야 연구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상황을 토로했다. <사진=정윤하 기자>
토론회는 김동술 교수의 주제발표로 시작됐다. 김 교수는 '초미세먼지 현황, 원인 및 개선방안'을 주제로 우리나라 분진오염현황과 초미세먼지의 발생원인, 대기환경관리의 문제점과 개선안에 대해 발표했다.

김동술 교수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초미세먼지의 주요 오염원은 ▲중국 등에서 온 장거리 운송 30~40%  ▲기름 및 석탄 등 화석연료 연소 20~30%  ▲산업체 오염원 5~10%  ▲바비큐, 불꽃놀이 등 생활주변 오염원 30% 등으로 분석된다.

그는 "수원 영통지역 택지개발 기간에 수원에 떨어진 거대분진 양을 측정해보니 8400톤에 달해 수원시 전역이 주거불능 지역이었다"며 "실제로 지역 및 상황에 따라 초미세먼지의 오염원은 상당히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2008년부터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농도비가 높아지며 인위적인 이유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더 많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초미세먼지의 오염원은 다양하므로 단 하나의 오염원을 제거하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사회구성원이 전방위적으로 각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술 교수는 현재 대기환경 분야의 국내 문제점으로  ▲WHO의 2배 수준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대기환경기준 오염물질 기준치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허술한 배출규제 ▲자동차 등 특정 원인에 편중된 대기환경정책  ▲상대적으로 낮은 환경기술 국제협력지수 및 환경과학·공학 연구수준 등을 꼽았다. 

그는 "특히 초미세먼지보다 더 작은 0.1~1마이크론의 먼지는 '악마의 영역'이라고 불러야 할 만큼 인체의 폐포까지 침투하는 위험한 물질이라 이 부분에 대한 선제적 규제가 따로 필요할 정도"라며 "현재 선진국에 뒤처지고 있는 각종 배출기준을 엄격히 해야 관련 첨단기술도 발전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박기홍 교수는 미세먼지 관련한 과학기술에 대한 종합적으로 소개하며 현재 산재되어 있는 관련 핵심원천기술을 융합해 활용하는 것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사진=정윤하 기자>박기홍 교수는 미세먼지 관련한 과학기술에 대한 종합적으로 소개하며 현재 산재되어 있는 관련 핵심원천기술을 융합해 활용하는 것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사진=정윤하 기자>
이어 박기홍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미래창조과학부 초미세먼지피해저감사업단장)는 '초미세먼지 피해저감을 위한 과학기술 연구'를 주제로 추후 과학기술 연구 방향에 대해 제언했다.

박기홍 교수는 "초미세먼지는 높은 개수농도로 인체의 제거 기능이 떨어지고 유해성분이 있다면 훨씬 더 독성이 세다"며 "초미세먼지의 종합적인 구성성분을 빠르게 진단해 신속한 발생원을 추적하고 유해성을 정확히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교수는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원소성분 실시간 진단기술  ▲초미세먼지 유해성·위해도 진단기술  ▲초미세먼지의 기후변화 및 기상재해 영향 진단 연구  ▲배출원별 초미세먼지 제거기술 등을 소개했다.

그는 "초미세먼지 피해저감을 위해서는 진단, 예측, 제거 등을 위한 원천핵심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한 소통 및 협업, 법·제도 개선은 물론 중국과의 외교기술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지정토론에서는 김영준 광주과학기술원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윤순창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와 김창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 유경선 광운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안영인 SBS 기자 등이 참여했다.

지정토론 및 자유토론에서 특히 제도 및 정책 부분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주로 제기됐다. <사진=정윤하 기자>지정토론 및 자유토론에서 특히 제도 및 정책 부분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주로 제기됐다. <사진=정윤하 기자>

윤순창 교수는 "대기오염에 있어서는 제도적인 부분의 미흡함도 있지만 우리나라 기초과학연구의 부실이 본질적인 문제"라며 "측정과학기술을 육성하고 다양한 기초과학 연구의 중장기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김창수 교수는 "같은 농도의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되더라도 어린이, 고령자,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더 취약하다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며 "과학기술 분야에의 지원 및 질병발생 기전 연구와 예방요법의 개발이 필수"라고 말했다.

유경선 교수는 "미세먼지 측정 및 저감 기술은 전세계적으로 상용화된 기술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기술개발을 통한 상업화가 진행된다면 국가적인 전략수립과 신규 시장 창출에 크게 기여할 부분이라고 예상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친환경 기술개발을 통해 초미세먼지가 발생하지 않는 산업구조와 기술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영인 SBS 기자는 "미세먼지 관련해서 국토부는 경유차와 경유택시를 장려하고 환경부는 규제를 강화하는 등 정부 내에서도 엇박자를 내고 있다"며 "과학기술계가 정확한 정보 제공으로 올바른 여론 형성을 돕고 연구 개발을 통해 예보 정확도 향상과 올바른 정책 제시 및 결정에 기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자유토론에서는 환경 분야에서 과학기술의 중요성과 정책적인 개선 방향이 주로 논의됐다.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김명자 차기 과총 회장은 "초미세먼지를 줄이자고 하면서 경유차에는 세금을 적게 매기는 반대로 장려하는 정책도 있다"며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범정부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또 다른 발언자 역시 대기오염물질 측정기술 등을 비롯해 환경 분야 과학기술의 지원이 미흡함을 지적하고 과학기술 전문가들의 의견이 정책 및 제도 수립에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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