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전국 과학관 관람객 급감 속 서서히 반전세
일부 과학대중 행사 재개 움직임…주니어닥터 등 전국적 과학행사 준비 순항

시민과 과학의 소통을 통해 과학문화 대중화를 활성화시키고 있는 전국의 과학관들이 메르스 여파로 인해 관람객이 급감한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예정됐던 과학대중 강연을 비롯해 다양한 과학체험 행사가 연이어 취소된 가운데, 메르스 여파가 한풀 꺽이면서 과학대중들의 움직임도 조금씩 활기를 되찾아가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24일 국립중앙과학관(관장 김주한)에 따르면 6월 1일부터 10일까지 관람객 수는 823명으로 전년 4900명 대비 80%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앙과학관은 전시관 내부에 손소독기 설치, 감염방지 조치 비상 연락망 구축, 직원 교육, 체험형 전시물 일부 폐쇄 등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앙과학관 관계자는 "창의나래관 등 유료관 입장이 취소되고, 공연은 연기하고 있다"면서 "사회 배려층을 대상으로 추진할 예정이었던 과학문화 추진 사업도 연기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폐쇄됐던 일부 전시공간이 재개되고, 야외 캠핑장 예약이 완료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과학관 과학문화교육팀 담당자는 "7월 셋째주까지 캠핑장 예약이 모두 완료됐으며, 정상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앙과학관 6월 관람객 변화 추이.(휴관일 제외)<자료=강민구 기자>
중앙과학관 6월 관람객 변화 추이.(휴관일 제외)<자료=강민구 기자>

과천과학관(관장 김선빈)의 경우도 전년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관람객이 급감했다. 과천과학관에 따르면 2500~3000명 내외 수준이었던 관람객이 100명~50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다만 지난 20일을 기점으로 1400여명이 찾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고재형 과천과학관 주무관은 "대부분 행사들의 일정을 한달이상 연기 됐으며, 여름 방학 행사도 취소한 상황"이라면서 "메르스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관람객 유치를 위해서도 노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천과학관 6월 관람객 변화 추이.(휴관일 제외)<자료=강민구 기자>
과천과학관 6월 관람객 변화 추이.(휴관일 제외)<자료=강민구 기자>

광주과학관(관장 최은철)이 운영하고 있는 '별난공놀이 체험전' 행사의 경우, 메르스 발병 전 주말 평균 200~300명을 유지했다. 하지만 발병 후 6월 중순까지 평균 20~30명만이 찾았으며, 지난 21일 75명이 찾으면서 점차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립대구과학관(관장 강신원) 역시 ▲4월(4만7397명) ▲5월(7만813명) ▲6월 22일 현재(8425명)으로 급감했다. 대구과학관이 추진했던 '하계 물놀이 체험장'은 7월 중 개장 예정이었으나 메르스 여파 때문에 연기됐다.  

대구과학관 관계자는 "각종 학교 행사, 현장체험, 도서벽지학생 초청 행사 등도 취소 혹은 연기됐다"면서 "두드림 프로젝트 중 아름드리마당(과학문화 초청교육) 행사가 6월 7건 모두 취소됐으며, 소외계층 초청행사인 '토요일엔 과학소풍' 역시 6월 행사가 취소됐다"고 말했다. 

그나마 지난 14일 개최됐던  '폴 윤 NASA 엠배서더 초청 특강'은 170여명이 과학관을 찾는 등 성황을 이뤄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덕연구단지에 있는 지질박물관(관장 이융남)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박물관 관계자는 "학교 등 단체 관람객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관람객 수도 반 이상 줄었다고 보면 되지만, 곧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흥에 위치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과학관 역시 작년 대비 관람객 발걸음이 뚝 끊겼다. 작년 6월 한 달 9700명이 다녀갔으나 메르스 영향때문에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우주과학관 측은 6월 말 이후 어느 정도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잦아지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폴 윤 NASA 엠배서더 초청 특강' 참석자들의 모습. <사진=국립대구과학관 제공>
'폴 윤 NASA 엠배서더 초청 특강' 참석자들의 모습. <사진=국립대구과학관 제공>

우주과학관을 찾은 관람객의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우주과학관을 찾은 관람객의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 주니어닥터, 과학창의축전 등 최대 과학대중행사 준비 순항

전국적인 과학대중화 행사들이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관계 기관들은 메르스 공포를 충분히 떨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원장 정광화)의 주니어닥터는 예정대로 8월 3일부터 21일까지 3주간 진행하는 것으로 준비할 예정이며, 작년보다 800명 많은 8000명의 어린 과학꿈나무들이 체험행사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니어닥터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을 포함해 총 37개 연구기관이 387개 과학체험 프로그램을 동시다발적으로 운영하는 대표적인 과학대중화 행사다.

주니어닥터 참석자들의 모습. <사진=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주니어닥터 참석자들의 모습. <사진=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한국과학창의재단(이사장 김승환)이 매년 개최하고 있는 대한민국 과학창의축전도 내달 28일부터 8월 2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다. 창의재단 측은 당초 메르스 여파로 행사 개최 여부를 걱정하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안전 및 위생점검을 거쳐 행사를 순연키로 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이 주관하는 '금요일에 과학터치'의 경우 6월 1주~3주까지 총 3회의 강연이 취소됐으나, 이후부터는 정상적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과학계 한 인사는 "메르스의 여파가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 가운데 과학기술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앞으로 과학계가 국민에 희망을 주는 근본적인 연구대응을 펼쳐야 하며, 동시에 일반 대중에 과학적 사실을 정확히 전달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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