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기계연에서 '제2차 연구개발 혁신 토론회' 열어
연구과제도 난이도 점수 넣자는 등 의견 다수 나와

미래창조과학부는 4일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제2차 R&D 혁신토론회'를 가졌다.<사진=길애경 기자>
미래창조과학부는 4일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제2차 R&D 혁신토론회'를 가졌다.<사진=길애경 기자>
"한국은 구호는 많은데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계획을 세웠으면 실행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과기계는 물론 학생들도 바뀌어야 한다."

"연구과제 평가시 성공 실패를 단순한 잣대로 하지 말고 피겨 스케이팅처럼 난이도 점수를 넣자."

국가 연구개발(R&D)로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국가의 제2 도약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최양희 장관을 비롯해 미래부 산한 출연연 기관장, 특성화 대학 총장이 머리를 맞댔다.

미래창조과학부는 4일 오전10시 30분 한국기계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최양희 미래부 장관,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22명의 출연연 원장, 5명의 특성화대학 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제2차 R&D 혁신 토론회'를 가졌다.

이날 토론회는 '국가 R&D 문제점과 개선 방향, 출연연과 특성화 대학의 역할 및 계획, 정책적 제안' 에 대한 발제와 자유토론으로 오후 2시까지 진행됐다.

최양희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우리 경제 상황이 여러가지로 불리한 입장이다"면서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이 새로운 성장엔진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아젠다에 주목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국가R&D의 성적표는 초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장관은 "과학기술 R&D의 새로운 도약은 출연연의 혁신에서 시작된다"며 "위기와 압박감이 느껴지는 현실을 직시하기 위해 이같은 토론 자리를 만들었다. 출연연이 새로운 혁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불신을 탈출할 수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 장관은 "미래부에서도 잘못하는것, 미비한 정책 등 살펴보고 있다. 출연연, 대학에서 개선책을 제시하면 반영하겠다"고 말하며 적극적인 의견 제안을 당부했다.

모두 발언에 이어 발제에는 이병권 KIST 원장과 김용민 포스텍 총장이 나섰다. 먼저 이병권 원장은 '출연연 시각에서 R&D 혁신'을 주제로 KIST의 사례를 들며 설명했다.

이 원장은 자료를 통해 "출연연이 국가에 기여한 시기는 1980년대에 집중된 게 사실이다. 초반기에는 국가적 미션을 수행했다면 1991년이후 후반기부터는 기초원천 미래 연구로 전환됐다"면서 "기여 효과를 수치화 하면 초반기에는 493조원으로 나타났지만 후반기에는 102조원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물론 출연연도 PBS 제도가 시행되면서 출연연 고유의 미션을 실행하는게 어려워 진것은 사실이고 평가시 비전문가들이 평가하면서 정량적 평가가 이뤄졌다"고 문제를 진단했다.

KIST 역시 2010년까지는 학제간 조직이 유지되며 융합의 어려움을 겪었다. 2011년부터 융합이 가능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전문연구소 형태로 개편하고 소장에게 인사, 운영, 성과, 평가에 대한 권한을 강화했다.

이 원장은 "원장이 바뀌어도 소장은 그대로 유지된다"면서 "출연연에서도 새로운 차원의 국가적 임무를 중점으로 연구를 수행하고 수요지향 연구, 문제해결형 연구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용민 총장은 연구중심 대학의 미션으로 ▲교육 ▲연구 ▲가치창출 ▲섬김을 들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재직했던 김 총장은 한국에서 느낀 문제점에 대해 "구호는 많은데 실천이 안된다"고 지적하며 "선구자적 연구를 하고 상품화를 통한 가치창출을 위해, 국제화, 창조경제를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계획을 세우고 실행을 해야 한다. 정책만으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김 총장은 성과의 사업화 방안으로 독일의 드레스덴 시를 예로 들며 협업을 강조했다. 그는 "연구중심대학, 출연연은 창업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기업가 정신이 왕성해야한다"고 말하면서 "연구자의 열정도 중요하지만 드레스덴처럼(연방정부, 주정부, 시와의 협업) 대학 연구기관 기업 지자체이 협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 총장은 이어 "이 네가지 미션 중 출연연은 교육을 빼면 될 것같다"면서 "선구자적 연구와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가치 창출, 이를 위해 산업과 협력하며 지역, 국가, 인류에 공헌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토론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박영아 KISTEP 원장이 진행자로 나서서 비공개로 열렸다.

토론에 나선 기관장과 대학 총장은 각각 기관마다 실행중인 국가R&D 혁신을 위한 대응 전략을 소개하고 의견을 개진했다.

한 출연연 기관장은 "기관 평가를 같은 잣대로 하지말고 기관별로 특성있는 것 한 두가지로 대체하거나 대표 성과를 평가하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기관장은 "과제선정부터 잘해야 좋은 성과가 나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임자부터 선정이 잘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기관장 모두 강한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참석자는 피켜스케이팅처럼 연구과제도 난이도 점수를 줄 것을 제안했다. 그는 "연구과제를 성공과 실패로 평가하지 말고 과제마다 난이도가 있다. 피켜스케이팅처럼 난이도 점수를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인용도 낮은 논문과 특허에는 감점을 주던지 인용도가 높은 논문에만 점수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출연연이 새로운 혁신으로 불신에서 탈출할 수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길애경 기자>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모두 발언에서 "출연연이 새로운 혁신으로 불신에서 탈출할 수 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사진=길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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