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과총-연총 공동 정책포럼' 개최
"저출산·고령화, 대체 어려운 과기인 더 활용해야"

과총과 연총이 지난 2일 과총회관에서 '경력 과학기술 인재 평생 활용 생태계 구축' 포럼을 개최했다.<사진=김지영 기자>
과총과 연총이 지난 2일 과총회관에서 '경력 과학기술 인재 평생 활용 생태계 구축' 포럼을 개최했다.<사진=김지영 기자>
"월급이나 정년을 더 연장해달라는 말이 아닙니다. 과학기술이 좋으니 국가에 대한 소명감으로 봉사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30대 중반에 출연연에 입사해 연구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데 은퇴하는 순간 경험은 쓸데가 없어집니다. 고경력 과학기술자는 청년실업자로 대체하기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합니다."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회장 이부섭)와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총연합회(회장 오영제)가 지난 2일 과총회관에서 '과총-연총 공동 정책포럼(경력 과기 인재의 평생 활용 생태계 구축)'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출연연에 종사하는 과학기술자들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열렸다. 포럼 참석자들은 지금 당장의 출연연구원들을 위해서가 아닌 국가의 미래비전을 위해 과학기술계에 많은 젊은 인재들이 모일 수 있도록 안정적인 근무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데 입을 모았다.

토론에서 정환삼 원자력연 책임연구원은 석사, 박사를 거치고 국가 세금으로 깊이 있는 연구를 하여 노동의 대체성이 없는 과학기술자들을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실업과 연계하며 출연연 정년환원이 어렵다고 하나 고경력 과학자의 자리를 청년 실업자가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며 정년환원을 강조했다. 출연연은 IMF 당시 정년을 65세에 61세로 단축했다.

그러나 그는 "정년환원이 어렵다면 우수연구원을 일부 구제하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며 "지금의 제도는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곳은 불가하다는 등 기준이 모호하다. 기관실정에 맞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30대 중반에 출연연에 들어와 세금으로 연구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데 은퇴하는 순간 쓸데 없는 경험이 되는 것이 너무 아쉽다"며 "월급이나 정년을 더 연장해달라는 말이 아니다. 과학기술이 좋으니 국가에 대한 소명감으로 봉사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설명했다.

나도선 울산의대 교수는 "출연연 사기가 떨어지면 이공계도 같이 사기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며 "우수한 사람들이 이공계에 열정을 가져야 국가 미래비전이 있는 만큼 과학기술인들이 자부심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나 교수는 "과학기술인들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 만큼 정부가 경력과학자 활용 중장기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퇴 과학자인 민석기 박사는 "과학기술인들은 소명을 가지고 일을 하지만 정년도 보장 안 해주고 연금도 나오지 않으면 누가 과학기술계로 오려고 할까"라며 "연구소도 대학처럼 연금이 나올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 그래야 유능한 젊은이들이 출연연에 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우일 서울대 교수는 "우리는 인구가 감소하고 있고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경제수준을 유지하려면 생산을 늘려야하는데 거기에서 꼭 필요한 것이 고령인구와 여성의 활용"이라며 경력과학기술 인재를 더 활용해야할 것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출연연 전체 인원이 1만 여명이고 고등교사들은 약 13만 명이라고 한다. 5%도 안 되는 과학기술자들 연금이 아직도 없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우리나라 경제 고도화를 위해서라도 과학기술인들을 더 많이 활용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럼에서 오영제 연총회장은 올 초 과학기술 인력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출연연에 대한 인식 ▲연구활동 만족도 ▲이직을 결정한 이유 ▲정년환원에 대한 의견 등 약 1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에 따르면 출연연에서 대학으로 이직하는 이유는 '후진 양성 등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연장된 정년보장'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이직 시 '안정적 근무여건'에서 가장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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