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자들, 세계 나가 배워라"

기초지원연, 세계적 석학 초청 좌담회 열어 미래 발전방향 모색
정광화 원장 "글로벌 협력으로 혁신 강화할 것"

세계적 분석과학 석학들이 기초지원연에서 좌담회를 가졌다.<사진=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제공>

"기술적 학문적 변화 속도가 무척 빠르다. 한국 과학자들은 세계적 연구소를 방문하는 방문연구원이나 연수제도를 활성화하며 새로운 정보를 신속히 배워야 한다."(존 예이츠  스크립스연구원 박사)

"과학자들을 다른 연구 분야에 노출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과학자들은 사회과학과 인문학 분야에서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마크 코헨 미국 UCLA 교수)

세계적인 분석과학 석학들이 대덕을 찾아 과학기술계의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한 고언을 던졌다. 

정광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은 20일 오전 '제3회 분석과학 국제컨퍼런스'에 초청한 존 예이츠(John. Yates) 미국 스크립스연구원 박사와 마크 코헨(Mark S.Cohen) UCLA 교수 등 해외 분석과학 석학들과 세계 기술 동향과 공동연구 협력 방안에 대해 좌담회를 가졌다. 

좌담회에서 두 석학들은 한국 과학기술자들이 보다 나은 창의적 연구성과를 이뤄낼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조언했다. 

단백체학의 대가 예이츠 박사는 크게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조성할 것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계속 도전할 것, 그리고 세계적 연구소와 국제학회에 참가해 새로운 정보를 신속히 취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예이츠 박사는 한국 연구자들에게 세계에 나가 배우라고 역설했다. 

그는 "백문이불여일견"이라며 "기술적 학문적 변화의 속도가 무척 빠르기 때문에 세계적 연구소를 방문하는 방문연구원 또는 연수제도를 활성화 하고, 국제학회에 참가해 연구결과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신속히 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예이츠 박사는 "연구원들이 실패에 두려워하지 않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을 시도하고 계속 도전해야 하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이 의견을 활발히 교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브레인 뉴로이미징 분야의 석학 코헨 교수는 연구자들의 타 연구분야와의 교류와 노출을 강조했다. 

코헨 교수는 "최근 연구자들은 자신의 연구 분야를 계속 깊이 파고들 수 밖에 없는데, 이럴 경우 주위 동료가 하는 연구나 다른 분야 연구의 큰 흐름을 놓치기 쉽다"며 "창의적인 연구는 본인의 연구 분야 밖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뤄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과학자들을 다른 연구 분야에 노출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런 의미에서 코헨 교수는 공통적 연구주제를 정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해 볼 것을 제안했다. 다른 분야 전공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더 정밀한(Sophisticated)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코헨 교수는 미디어 아티스트인 빅토리아 UCLA 교수와 뇌파기록장치(EEG)로 자신의 뇌파와 빅토리아 교수의 뇌파를 동일화하는 작업을 했는데, 동일화가 되면 같은 색의 빛을 발하게 하는 일종의 행위 예술로 표출했던 사례를 설명하기도 했다. 

코헨 교수는 "우리 과학자들은 사회과학과 인문학 분야에서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과학도 결국 인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므로 인간의 삶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해서 사회적 문제점을 해결해 줄 필요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코헨 박사가 미디어 아티스트인 Victoria 교수와 함께 추진한 행위예술의 한 장면.<사진=코헨 박사 제공>

그런 가운데 두 석학들은 젊은 과학자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코헨 교수는 "많은 과학자들이 나이를 먹고 보수적이 되면서, 발전이 더디다"며 "젊은 과학자들이 단순한 것부터 시작해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시각을 넓혀야 한다"고 조언했다. 큰 질문에 접근하는 생각법을 키우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학 등 기초분야에 대한 관심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덕연구단지를 찾은 소감도 전했다. 예이츠 박사는 "대덕은 미국의 실리콘밸리, 샌디에이고와 유사한 것 같다"며 "매우 현대적인 과학 연구시설이 집적되어 있다는 것이 인상깊다"고 말했다. 

정광화 원장은 "개방형 플래폼 도입을 원한다"며 "세계적인 석학들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기초지원연이 글로벌 협력과 혁신을 선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초지원연은 지난 20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분석과학의 세계적인 석학들을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과 연구 정보를 교류하기 위한 '제3회 분석과학국제컨퍼런스'를 대덕 본원에서 개최했다.

기초과학분야 세계적인 석학인 John Yates 스크립스연구원 박사(좌)와 Mark Cohen UCLA 교수(우)의 모습. <사진=대덕넷 김요셉 기자>

◆ 예이츠 박사의 최신 연구동향?

예이츠 박사는 질병 및 환경변화에 의해 야기되는 단백질의 변화를 보고, 세포 내 단백질 기능을 밝히기 위해 질량분석기와 생물정보학을 이용한 프로테오믹스 기법을 사용하여 단백질을 연구하고 있다. 세포 및 조직 등에서 추출된 단백질을 가수 분해한 후, 생성된 수십만의 펩타이드들을 동시에 빠르게 분석할 수 있는 최신 질량분석기법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 질량분석법은 고감도, 고속, 고분해능의 데이터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분석할 수 있는 화합물의 사이즈를 수천 Da(달톤)에서 수백만 Da(달톤)확대하며 발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수분해된 펩타이드를 분석하던 기술(Bttom up proteomics)에서 가수분해 없이 단백질 복합체를 직접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Top down 프로테오믹스기술이 주목받고 있고 이를 위한 새로운 질량분석기법 또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러한 단백질 분석기술은 질병의 기전을 밝히며,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단백질 연구에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 코헨 교수의 최신 연구동향?

코헨 교수는 신경과학(neuroscience)의 물질적인 뇌와 정신(mind)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신경과학에서는 디지털 EEG, 디지털 현미경, MRI, 유전자 array, 고집적 multi-electrode 등으로부터 데이터를 얻고 있는데, 컴퓨터의 발전과 더불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예를 들면, 알츠하이머 병 Neuroimaging Initiative Network 프로젝트에서는 수백 명의 대상자들로부터 MRI와 fMRI(기능 MRI, functional MRI) 데이터를 얻고 있다. 

MRI로부터의 주 데이터 외에도 행동실험이나 진료 차트, 혈액 샘플 분석 자료 등 많은 보조 데이터가 존재한다. 이러한 빅데이터에는 쉽게 찾아낼 수 없는 숨겨진 중요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신경과학에서는 인간의 눈으로는 찾아낼 수 없는 숨겨진 정보를 찾아내는데 과학자들이 노력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노력의 몇 가지 예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패턴 분석(pattern analysis), 그리고 성긴 데이터(sparse data) 등이다. 

기계학습에서는 컴퓨터에게 수많은 데이터를 주고 분류(classification)를 하게 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알츠하이머 질병을 가진 사람과 정상인의 뇌 영상을 주고 컴퓨터가 두 부류를 판별하는 방법을 스스로 찾아내게 한 후 그것을 미지의 뇌 영상에 적용해서 질병 유무를 판별하는 방법이다.

두 번째 방법은 데이터의 패턴을 분석해 데이터 형성에 기여하는 독립적인 요소(component)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성긴 데이터란, 파일의 압축(compression)과 반대되는 개념으로서 가장 최근의 연구 동향이다. 

우리가 디지털 사진을 압축해 작은 크기의 파일로 만들어 저장하듯, 역으로 적은 양의 데이터만 모아 전체적으로 큰 데이터를 완성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중요한 데이터를 더 쉽고 빨리 얻고, 분석도 용이해 진다.

좌담회에 참석한 분석과학 석학들과 함께 '찰칵'. (왼쪽부터)정재준 기초지원연 책임연구원, Mark Cohen UCLA 교수, 정광화 원장, John Yates 스크립스연구원 박사, 김진영 기초지원연 책임연구원.<사진=대덕넷 강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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