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무 아카사키·히로시 아마노·슈지 나카무라 日과학자 공동 수상
청색발광다이오드(LED) 발견한 점 높이 평가

"성패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했다. 유행하는 연구에 매달리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를 하는 것이 제일이다." (아카사키 교수)

"나는 평범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이 많이 하지 않는 주제를 하려고 했을 뿐이다."(아마노 히로시 교수)

"어려운 책 읽을 시간에 물건을 만들어 보라는 지도교수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나카무리 교수)

7일 노벨물리상을 수상한 아카사키 이사무 메이조대 교수는 수상 순간 "아 조금 놀랍다"고 말하며 약 1시간의 기자회견에서 회색 정장차림으로 연달은 질문에 차분히 답했다고 아사히 신문이 보도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 위원회는 7일 올해의 노벨상 수상자로 '청색 발광 다이오드' 를 발견한 이사무 아카사키(Isamu Aksakl) 나고야 대학 교수, 히로시 아마노(Hiroshi Amano) 나고야 대학 교수, 슈지 나카무라(Shuji Nakamura)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교수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노벨상 위원회는 이들이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청색 발광다이오드'를 발견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로써 일본인 자연과학계 노벨상 수상자는 16명에서 19명으로 늘게 됐다.

기자회견에서 아카사키 교수는 청색 발광다이오드 개발에 도전했던 40년을 회고하며 "힘들었던 일은 많이 있다. 연구자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니까 그건 당연했다"면서도 "성패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하고 싶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기까지 온 것은 함께 일한 동료들이 버팀목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라며 "유행하는 연구에 매달리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를 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일이라면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계속할 수 있다"고 젊은 과학자들에게 조언했다.

노벨물리학상 공동 수상자인 아마노 히로시 교수는 아카사키 교수와 사제지간이다. 마니이치 신문에 따르면 그는 수상 결정의 소식을 7일 오후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는 사이에 컴퓨터를 켜고 알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많이 하지 않는 주제를 하려고 했을 뿐"이라며 "노벨상은 나와 상관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는 평균적인 사람이다. 재능이 있는 사람은 많이 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색 발광다이오드 개발에 성공한 1989년 실험을 회상하며 "beginner's luck(초심자가 종종 행운을 얻거나 좋은 성적을 올리는 일)이 있었고, 지금부터 생각하면 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며 포기하지 않는 마음의 소중함을 회고 했다.

그는 함께 수상한 아카사키 교수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청색 발광다이오드 실험에)자신도 뛰어들 수 있도록 해준 것에 감사하다"고 되풀이했다.

또 다른 수상자인 나카무라 교수는 500회 이상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청색 발광다이오드 개발에 성공했다.

그는 대학시절 지도교수로부터 ‘어려운 책을 읽을 시간이 있으면 수를 써서 물건을 만들어보라’는 조언에 실험장치를 직접 손으로 만드는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니치아 화학 공업에 입사한 그는 개발부분에 10년 소속되어 제한된 연구비로 실험장치의 대부분을 제작하고 빨간색 발광다이오드에 사용되는 갈륨 비소 등을 제품화하는데 성공했다. 생각처럼 제품이 잘 팔리지 않아 사내로부터 '돈 낭비하고 안 팔리는 제품만 만든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불가능하다고 알려진 청색 LED개발을 1989년 본격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물론 청색 LED개발 실험은 실패의 되풀이. 아침 7시에 출근해 전날의 반성을 바탕으로 장치를 반나절에 걸쳐 개량, 오후를 결정의 시작을 하고, 시행 착오를 되풀이했다. 500회 이상의 실패를 거듭한 후에야 그는 청색 발광다이오드가 효율적으로 발광하는 구조를 개발, 이것이 실용화에 큰 길을 열었다.

그러나 회사는 LED시장을 탄생시킨 이 발명에 2만 엔의 보상금만 지급하고 ‘사원의 발명품은 회사 소유‘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나카무라 교수는 회사에 실망해 미국 UC 샌타바버라의 교수직 제의를 받아들여 퇴사 후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일본 국민들은 이 소식에 “자국의 두뇌가 해외로 유출되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소송에서 법원은 이 발명이 604억원의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8억 5000만엔으로 소송이 마무리됐다.

나카무라 슈지 교수는 국내 LED 업체인 서울반도체의 기술 고문으로 재직 중으로 한국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그는 시상 발표 기자 회견장에서 국제전화로 "아주 멋진 경험이다. 믿지 못할 "라고 말했다.

◆ 청색 발광다이오드 개발 "인류 램프계의 혁명"

빛의 3원색은 빨강, 초록, 파랑이다. 빨강과 초록 빛을 내는 반도체 LED기술은 존재했으나 파랑 빛을 내는 효율적인 기술은 20여 년 전 개발하지 못했다.

이들은 기업과 대학 등 각자의 위치에서 갈륨나이트라이드라는 물질이 청색 LED효율개선에 도움을 준다는 것에 착안해 높은 수준의 갈륨나이트라이드 단백질 박막을 만들어 효율성을 높였다. 한 분야를 10~20년 꾸준히 연구한 결과 효율성 있으면서 아주 밝은 광원을 찾아내는데 성공한 것이다.

노벨상 수상자들의 발견은 기름램프에서 백열전구, 형광등에서 'LED전구'로 진화하는 인류 램프계의 혁명을 가져왔다. LED전구의 장점은 전기에너지를 열에너지가 아닌 빛에너지로 더 많이 전환 가능하다는 것이다. 형광등이나 백열전구는 전구 자체에서 열이 많이 방출되는 단점이 있다. 

임현식 동국대 교수에 따르면 이번 발견은 LED 전구 뿐 아니라 TV브라운관을 얇은 LED디스플레이로 개발하는 것, 3차원 홀로그래피 영상개발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김수봉 서울대 교수는 "지금까지 새로운 이론을 확인하고 검증하여 수상자를 결정했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반도체 물질을 찾아내 인류가 잘 사용하고 있는 유익한 발명에 노벨상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한편, 노벨상 수상자 중 한명인 나카무라 슈지 교수는 국내 LED 업체인 서울반도체의 기술 고문으로 재직 중으로 한국과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노벨상은 6일 생리의학상, 7일 물리학상에 이어 8일 화학상, 9일 문학상, 10일 평화상, 13일 경제학상 수상자가 차례로 발표된다.

수상자들에게는 800만 크로네(약 110만 달러)의 상금이 주어지며,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인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롬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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