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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시도…학생 직접 운영 KAIST 학생회관

[인터뷰]KAIST 김대환 학생문화공간위원장
KAIST, 장영신 학생회관 오픈…"학생 문화를 만들어가는 공간"

KAIST에 새롭게 자리잡은 장영신 학생회관의 야경. 학생들이 운영하는 국내 최초의 자치공간이다. <사진=KAIST 제공>

어디선가 연주음이 흘러나오고 한쪽에서는 강연회가 열리고 있다. 학생들의 문화 활동이 활발하다. KAIST 학생들을 위한 공간 '장영신 학생회관'이 본격 운영 되고 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후원을 받아 지어진 이 곳은 지난 6월 준공허가를 받은 뒤 7월 7일 문을 열었다. 이미 학생들 사이에서 입을 타고 소문이 전해져 북적거리는 이 곳은 여느 학생회관과는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이 운영하는 국내 최초 공간

김대환 학생문화공간위원장은 장영신 학생회관이 학생들이 운영하는 공간으로는 '국내 최초'라고 강조했다.

"학교 내에 동아리방이나 모임을 위한 공간은 있지만 개인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했습니다. 이런 공간을 확보하고 학생들이 직접 관리하고 운영하는 곳은 세계에서도 손꼽을 정도며, 국내에서는 처음입니다."

김대환 학생문화공간위원장. 그는 학생들의 문화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공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이해곤 기자>

새로운 학생회관에 대한 논의가 진행 된 것은 지난 2012년 말. 새로운 학생회관 건립을 앞두고 부족한 동아리방을 늘려야 한다는 이야기들은 '학교를 바꿔보자'는 논의로 발전했고, 학생회관 건립위원회는 2013년 학생문화공간관리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이어졌다. 여기서부터 학생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학생들이 직접 관리하자는 쪽으로 방향이 잡혔다.

새로운 공간을 어떤 공간으로 꾸밀 것인가,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끝없이 이어졌다. 하루 10시간이 넘는 회의가 계속 되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공간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위원회는 공간을 관리만 할 뿐이죠. 적절한 관리를 어떻게 하는가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관리하고 관리와 운영이 잘 지속돼 학교로부터 이에 대한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이렇게 공간이 기반으로 자리잡고 나면 학생문화는 저절로 만들어질 것입니다."

김 위원장은 학생들이 얻어낸 권리와 자치 공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는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일 재물조사를 직접 하고 있습니다. 음악실이나 피아노실 등 학생들을 위한 장비들이 얼마나 잘 정리돼있고 유지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죠. 이런  관리부터 시작해 규칙과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지금 가장 시급한 문제거든요.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 갑자기 늘어났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공간을 채우는 콘텐츠도 학생들 스스로 발굴

현재 장영신 학생회관에는 20개에 달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피아노실과 합주실 등을 비롯해 세미나실과 모임터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된 이 곳들은 학생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다른 학생들에게 방해가 되거나 양해를 구해야 하는 행사 등은 위원회를 통해 사전에 예약을 하고 이용할 수 있고, 대부분은 선착순으로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체계가 필요하다.

"게시물 부착도 자율적이고, 마찬가지로 수거도 스스로 해야 합니다. 완벽하게 학생들을 위한 공간이 되려면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장영신 학생회관에서 오픈 행사 주간에 진행된 전시. 앞으로 학생회관의 공간을 채울 콘텐츠는 학생들이 직접 마련할 계획이다. <사진=이해곤 기자>

학생회관에는 다용도 공간 외에도 책다방 등 새로운 형식의 자치공간도 자리 잡았다. 상대적으로 인문학에 대한 경험이 부족할 수 있는 KAIST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곳으로 차를 마시거나 독서를 할 수 있는 이 곳도 당연히 학생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문화공간위원회는 개강을 맞아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오픈주간 행사를 개최했다. 책다방에서는 초청강연과 세미나가 열렸고, 울림홀에서는 음악 토크 콘서트가 학생들을 즐겁게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앞으로 이런 행사는 위원회가 기획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방학 동안 테스트 기간을 거쳐 학생들에게 새로운 공간이 생겼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오픈 주간 행사를 진행했어요. 하지만 이제 이 곳은 오롯이 학생들을 위해, 그리고 학생들이 스스로 활용해야 합니다."

학생들 스스로 공연을, 혹은 행사를 기획하고 문화공간위원회는 말 그대로 공간 운영만 한다는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학내 공연 동아리만 20개 이상이며 콘텐츠를 만드는 공급처는 많다"며 "오히려 소비자가 부족하다. 이들이 연결되는 공간으로 충분히 활용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영신 학생회관은 건물의 대부분이 유리로 만들어져 외부에서도 안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벽을 낮추고 열려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열려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고 한다.

"혹시 학생들이 이 곳을 위원회를 위한 공간으로 오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학생들의 자치 공간은 모두에게 생소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 곳은 위원회의 공간이 아니라 KAIST 학생들 모두를 위한 곳이라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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