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과기연구회) 초대 이사장이 대덕연구개발특구 연구현장을 방문했다. '연구현장에 충실하고 현장 과학자들과의 소통에 주력하겠다'는 약속을 부임 1주일만에 지킨 것이다.  

이 이사장은 지난 4일 오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과학기술출연기관장협의회(회장 강대임 표준연 원장) 소속 기관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이 이사장은 기초기술연구회와 산업기술연구회를 통합한 과기연구회 출범의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하고 일선 연구기관들의 협력을 당부했다. 또 기관장들을 통해 현재 출연연이 겪고 있는 문제점과 시급히 해결해야 할 건의사항도 청취했다.

이 이사장은 간담회에서 "과기연구회 초대 이사장이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마음과 어깨가 무거웠던 게 사실이다. 출연연의 노고와 성과를 국민들이 잘 알고 있지만 시대변화에 맞게 출연연을 변화시켜 달라는 주문도 있었다"며 "하지만 연구현장에 와서 이렇게 원장님들을 직접 보니 훨씬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또 "여기에 계신 원장님들이 동반자라고 생각하고 소통하면서 일을 하면 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이사장은 통합 출범한 과기연구회가 출연연의 또 다른 상급기관이 아니라 함께 고민하고 출연연을 지원하는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기존의 연구회는 출연연의 옥상옥(屋上屋)이라는 비판을 들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런 부분을 반성하면서 이곳에 있는 원장님들과 함께 손을 잡고 출연연을 발전시키고 도와주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출연연의 자율성과 독립성 확보를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출연연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은 이미 4~5년 전부터 많은 보고서 등을 통해 답을 도출했다"며 "이제는 정부의 핵심국정지표인 창조경제의 전진기지 역할을 출연연이 할 수 있도록 돕고, 자율성과 독립성을 신장시키기 위해 뛰겠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출연연 기관장은 "여러가지 현안과 문제에 대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의견을 교환했다"며 "통합이사회가 앞으로 정부와 출연연의 소통창구가 되주길 바란다. 출연연 자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는 사안들을 잘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 출연연 기관장들은 ▲출연연 공공분야 연구에 대한 인식 개선 ▲출연연 역할에 대한 자기반성 ▲연구회 중심의 공동 TLO 운영 ▲비정규직 및 정년 연장 등 인력운영 ▲연구회 역할 증대 등 출연연 공통 현안과 각 기관별 애로사항 등 다양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앞서 강대임 과출협 회장(표준연 원장)은 출연연 기관장들을 대표해 이 이사장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강 회장은 "과기연구회 출범에 앞서 지난달 25개 출연연 기관장들이 모여 워크숍을 갖고 수렴된 의견을 이사장께 전달해드렸더니 직접 원장들을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해 이 자리가 마련됐다"며 "출연연의 의견수렴을 위해 이렇게 직접 연구현장에 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30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이 이사장은 임명 당시 본보와의 통화에서도 "연구현장에 충실하겠다. 현장 과학자들과의 소통도 게을리 하지 않겠다"며 "현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출연연이 연구개발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다음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출연연 기관장.

▲강대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 ▲권대영 한국식품연구원 원장 ▲김재현 한국화학연구원 원장 ▲김호용 한국전기연구원 원장 ▲김기환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 ▲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장 ▲김흥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원장 ▲박영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 ▲오태광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원장 ▲우효섭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이기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원장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 ▲이영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 ▲임용택 한국기계연구원 원장 ▲심은섭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대행 ▲정광화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원장 ▲최승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원장 ▲한인우 한국천문연구원 원장 ▲권면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성창모 한국녹색기술센터 소장 ▲강석봉 재료연구소 소장 ▲이상준 안전성평가연구소 소장 ▲박완수 세계김치연구소 소장 ▲김광호 국가안보기술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