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신호전달 방해 물질 '가바' 밝혀…실험쥐 통해 기억력 회복 확인

정상생쥐와 알츠하이머 생쥐의 뇌의 해마 부분에서 성상교세포 (초록)와 가바(빨강)를 면역염색 후 현미경으로 관찰. 가바가 신경세포전달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정상생쥐와 알츠하이머 생쥐의 뇌의 해마 부분에서 성상교세포 (초록)와 가바(빨강)를 면역염색 후 현미경으로 관찰. 가바가 신경세포전달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난치병으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을 유발시키는 물질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더불어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개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원장 이병권) 뇌과학연구소 이창준 박사팀과 KAIST를 비롯한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원인을 밝혀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현재까지 완전한 치료법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동안 신경세포의 결함이나 사멸이 기억장애의 원인으로 주목됐으나, 환자의 불규칙적인 증상 변화를 설명하기엔 불충분했다. 

공동연구진은 세계 최초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발견되는 비신경세포의 종류인 성상교세포가 세포 내 '마오-B' 효소를 통해 신경전달 억제물질인 가바(GABA)를 대량으로 만들어 냄을 밝혀냈다. 

방출된 가바가 해마에서 마오-B와 베스트로핀이라는 특정한 음이온 채널을 통해 외부로 방출되는 신경세포의 정상적인 신호전달을 방해해 문제를 일으킨다는 분석이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알츠하이머 생쥐의 마오-B와 베스트로핀을 억제했고, 그 결과 가바세포도 비생성돼 기억력이 되살아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창준 KIST 단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알츠하이머 발병 시 기억력이 감퇴되는 원인을 규명했고, 기억력을 회복시키는 새로운 치료방법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면서 "더 나아가, 장기 복용 시에도 약효가 지속되는 신약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이 추진하는 뇌과학연구소 플래그쉽 과제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결과는 6월 30일 네이쳐메디슨(Nature Medicine)지에 게재됐다.
 

 신경전달 억제 물질인 GABA가 방출됨으로써, 학습기억능력이 감퇴되는 과정 <사진=미래창조과학부 제공>
신경전달 억제 물질인 GABA가 방출됨으로써, 학습기억능력이 감퇴되는 과정 <사진=미래창조과학부 제공>

정상생쥐와 알츠하이머 생쥐의 뇌의 해마 치아이랑 부분에서 신경세포가 발화할 확률을 비교. 정상 생쥐의 신경세포는 전기자극에 반응하여 신경세포가 발화한다. 알츠하이머 생쥐의 신경세포는 전기자극에 잘 반응하지 않지만, 마오-B를 억제하면 정상 생쥐의 신경세포처럼 발화능력을 회복한다. <사진=미래창조과학부 제공>
정상생쥐와 알츠하이머 생쥐의 뇌의 해마 치아이랑 부분에서 신경세포가 발화할 확률을 비교. 정상 생쥐의 신경세포는 전기자극에 반응하여 신경세포가 발화한다. 알츠하이머 생쥐의 신경세포는 전기자극에 잘 반응하지 않지만, 마오-B를 억제하면 정상 생쥐의 신경세포처럼 발화능력을 회복한다. <사진=미래창조과학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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