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총 회장단 및 위원회 합동 워크숍...'환골탈태' 공감
"예산 요구 앞서 제대로 연구 성과내 국민에 희망을"

27일부터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2014 과총 회장단·위원회 공동 워크숍이 열렸다. <사진=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 제공>
27일부터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2014 과총 회장단·위원회 공동 워크숍이 열렸다. <사진=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 제공>

과학단체들의 연합인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회장 이부섭, 이하 과총)는 회장단 등이 참가한 워크숍을 갖고 과학자들의 인식 재무장을 주창했다.

회장단과 분과 위원 40여명은 지난 27일부터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에서 1박2일 워크숍을 열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과학기술의 역할에 대해 토론했다.

이부섭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 20여년간 과학에 매년 10% 정도 증액시키며 투자해 왔으나 효과는 아직 막연한게 우리의 현실"이라며"과학계의 환골탈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학계가 돈만 많이 썼지 국가 발전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명백한 숫자로 이야기 못하고 있다"라며 "지금부터라도 기초를 다져나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이 회장은 "성적만 좋고 실력은 부실한 엉터리 교육에,돈만 쓰고 성과를 못내는 과학 투자로는 선진국 진입이 불가능하다”며 "1세대 늦어도 좋다는 심정으로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하자"고 역설했다.

그는 "산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경험으로 볼 때 이제 진짜로 우리 기술이 필요한 때가 됐다"며 "과학자들부터 숫자를 중시하고, 역사에 책임을 진다는 각오로 기초에 충실하자"고 당부했다.

과총은 이날 워크숍에서 나온 의견을 기반으로 추후 논의를 거쳐 과학기술계가 국가 선진국 진입에 필요한 정책과 실천을 해나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대 김태유 교수는 "과학기술을 국정 최우선 사안으로 놓고, 과학자들도 역사적 사명감을 갖고 도전해 나가는 '과학기술주의'가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워크셥에서 '새로운 시대의 길을 묻다'란 제목의 특강을 통해 과학기술 중심사회야 말로 평화와 번영의 열쇠라고 밝혔다.

그는 현대의 뿌리에 해당하는 유럽 대항해 시대 이후 지난 5백년간의 세계 역사를 살펴볼 때  과학기술을 중시한 나라는 번영했고, 홀대한 나라는 패망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학기술을 중시한 나라의 사례로 네덜란드와 영국,프러시아,미국,일본 등을 거론했다. 이들은  특혜와 특별대우를 통해 기술 인력을 적극 유치했다. 그 결과 차별성 있는 제품이 생산되고 차원이 다른 과학기술이 개발되며 세계의 패권을 쥐게 됐다.

네덜란드와 프러시아, 영국,미국 등은 위그노 등 종교와 관계없이 실력있는 사람들을 적극 유치해 산업을 번영시켰다.특히 프러시아는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종교 탄압으로 피신한 신교도 등을 적극 유치해 제2차 산업혁명의 주역이 됐다.

현대에 들어서도 과학자 유치 및 우대 정책은 빛을 발했다. 독일의 히틀러가 민족 우위를 앞세우며 유대계 과학자들을 추방했고, 미국에 건너온 이들이 원자폭탄 개발의 주역이 되어 결국 독일 등을 패망시키게 했다는 것.

일본의 경우 메이지 유신기 장관 월급 2백엔, 직공 월급 12엔 하던 시기에 외국인 기술자는 2천엔의 월급을 주며 유치해 산업 기술 개발에 활용했고 그 결과 일본은 단시일내에 유럽의 기술을 습득하게 됐다.

2차 대전 이후 국가의 발전을 좌우한 것은 승전 혹은 패전이 아니라 그들이 전쟁기간 동안 얼마나 과학기술을 축적했는가였다. 자체 기술력으로 전쟁을 한 미국을 비롯한 독일과 일본은 전후 다시 강자로 복귀했지만 미국의 기술에 의존했던 영국은 산업에 있어서는 강자의 지위에 오르지 못했다. 

김 교수는 "과학기술 및 과학기술인의 중시 여부가 국가의 흥망을 좌우함을 역사는 말해주고 있다"며 "정권을 뛰어넘어 지속 성장하는 사회가 되고 선진국이 되어 주변에 좌우되지 않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의 몰입과 그를 위한 여건 마련이 요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한민국은 지난 50년은 세계사에 유례가 없는 발전을 해왔으나 최근 10여년은 정체되며 선진국 진입의 기로에 서 있다"며 "과학자들이 우리 손으로 국가를 번영키시고 인류에 기여한다는 각오를 갖고 연구에 몰입하고 사회가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연을 맺었다.

이날 워크숍에 참가한 이승종 과총 부회장은 "과학계가 막대한 예산을 쓰며 국민에 부담을 주는 존재가 아니라 앞날에 희망을 주는 존재가 돼야 한다"며 "과학계의 사명감과 책임감 등 일대각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신영 부회장은 "숫자로 과학계의 성과가 표시돼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장롱특허,논문을 위한 논문이란 허수가 아니라 실제 국민 소득에 기여하는 숫자를 과학자들도 인식해야 한다"고 공감을 표했다.

이번 워크숍을 기반으로 과총은 과학기술주를 확산하고, 과학기술이 국가의 동력이 되도록 하기 위해 과학기술 최고위 과정 개설, 인재양성, 지식재산 생태계 구축, 정책 포럼, 과학기술 나눔 사업 등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워크숍에는 이부섭 한국과총 회장을 비롯해 이승종, 강신영, 이덕환, 이우종, 이태식, 권혁동, 이정아, 임중연, 김민수, 이철태, 김동환, 황주호, 지은숙, 남국은, 강신원, 김태유 교수, 김혜영 부교수, 국립대구과학관 관장, 신용현 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유명희 KIST 책임연구원, 부하령 생명연 책임연구원 오영제 출연연연구발전협의회총연합회 회장, 윤혜온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서울센터 부장, 정선양 건국대학교 밀러MOT스쿨 원장, 하성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연구기획조정본부장, 허두영 동아사이언스 전무한성옥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회장, 정상조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학장, 기유경 진전기엔지니어링 전무이사, 송충한 기초과학연구원 정책기획본부장, 최치호 KIST 기술사업화실 실장, 이석봉 대덕넷 대표, 고영회 대한변리사회 회장, 홍성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글로벌정책본부 위원, 이헌규 과총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