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단기간 임상으로 치료제 개발 앞당겨
약물 효능 확장시키는 신약재창조 대표사례

청각세포에 천식 치료제 몬테루카스트를 투여한 뒤 조사한 효과.
청각세포에 천식 치료제 몬테루카스트를 투여한 뒤 조사한 효과.
국내 연구진이 흔한 직업성 질병이자 최근 젊은 연령층에서 증가하는 소음성 난청에 대한 치료물질을 발굴했다. 소음성 난청은 소음을 피하는 것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어 일상생활에 많은 불편을 가져왔고 이에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었다.

박상면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와 박정섭, 주일로, 우현구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교수는 천식이나 알르레기성 비염과 소음성 난청과의 관계를 밝혀냈고, 이를 통해 이들 치료제를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천식이나 알르레기성 비염의 염증매개물질인 시스테인 류코트리엔의 신호전달체계가 소음에 의해 활성화되고, 청각기관에 손상을 가져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귀 안쪽의 달팽이관에 있는 수용체가 소음에 노출되면 류코트리엔 합성효소가 활성화되는데, 연구팀은 활성화된 시스테인 류코트리엔이 세포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MMP-3을 다시 활성화시켜 청력손상에 관여한다는 반응 기전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시스테인 류코트리엔 신호전달체계를 억제하는 몬테루카스트 등의 약물을 사용하면 소음성 난청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 생쥐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로 이미 천식 치료제로 사용되는 몬테루카스트가 소음성 난청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주목 받게 됐다.

이번 결과는 임상실험을 통과한 약물들의 새로운 효능을 밝혀내고 용도를 확장하는 신약재창조의 대표 사례로도 기록될 예정이다. 기존 해열진통제인 아스피린을 심장병 예방에 활용하거나 폐동맥성 고혈압 치료제인 비아그라를 발기부전 약물로 활용하는 것이 대표 사례다.

박상면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단기간에 임상시험이 가능해 수년 내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으로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2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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