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가 진행되는 19일 저녁 몇명의 기업인과 연구원,주민이 전민동 엑스포 아파트에 모여 방송을 지켜보며 의견을 나누었다. "행정수도 공약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A사장 "여기 모인 사람들이 다 40대 이하인데 젊고 개혁적인 이미지가 주효한 듯 하다."

-B 주민 "현정권들어 대덕연구단지,대덕밸리가 소외를 받았는데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운영을 강조한 만큼 앞으로 국가적 차원의 관심이 기대된다."-C 연구원 이들은 내년 30주년을 맞은 대덕연구단지가 제2의 중흥기를 시작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1만6천여명의 연구원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산업 기능이 부가돼 세계적인 과학기술 및 첨단기술 생산지로서 거듭날 것을 기대했다.

노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13일 대덕밸리를 찾아 과학기술인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몇가지 공약을 밝혔다. 대덕연구단지를 'R&D특구'로 지정하고 외국기업 진출유도, 외국자본 유치를 통해 세계적인 연구센터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정년제 재검토와 PBS 보완,총괄 예산제를 통한 연구비의 탄력적 운영 등도 밝혔다. 지역경제와 관련해서는 천안-청주-대덕의 신 산업벨트를 담당하는 특별지방자치제 도입도 검토할 수 있음을 밝힌바 있다. 노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과학기술자들은 정책 수립에 앞선 철저한 실태 조사와 산업기능의 부가를 요구했다.

과거 정권출범과 함께 새로운 과학기술정책이 발표됐지만 대부분이 과학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개악(改惡)으로 평가된 것은 현장에 대한 면밀한 조사 없이 책상에서 수립됐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PBS 제도나 공공이사회 제도도 좋은 면이 있지만 정확한 실태조사가 결여되고,설득 과정이 생략되면서 부정적인 면만 강조됐다는 것.

또한 연구 환경이 바뀐 만큼 제로 베이스에서 과학정책을 검토해야한다는 지적도 곁들여진다. 현재의 정부 출연연 구분인 화학,에너지,원자력,자원,기계 등등은 개발연대와 기술 모방시대에는 맞는 패러다임이었는지 모르지만 기술이 복합화되고 신기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연구원내의 직무 분석과 역할 분담,연구 여건 등도 면밀한 현황 조사를 거쳐 새롭게 정립될 필요가 있다는 것.

산업기능 강화도 요구됐다. 대덕밸리는 국내 경제관련 연구소들의 평가 결과 최고의 산업 클러스터로 입증됐다.삼성경제연구원은 한국 최고의 산업 클러스터로 대덕밸리를 꼽았고,현대경제연구원은 지식기반 1위로,국토연구원은 `국내에서 가장 발전 잠재력이 있는 지식산업군'으로,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지식클러스터 종합 1위 및 산업정책 추진여건 1위로 각각 선정했다. 그럼에도 대덕밸리내 벤처기업들의 현주소는 미약하다. 1백억원대 매출을 보이는 곳이 손꼽을 정도이다.지역내 기업간,연구소와 기업간의 연계도 취약한 상황이다.

그동안 연구기능에 투입이 많이 됐다면 이제는 산출을 내는 벤처기업들에도 중점이 두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만 신쭈단지의 경우 인프라 구축과 함께 투자가 함께 이뤄지는 만큼 대덕밸리내 벤처기업들의 경우에도 잠재력을 활용할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한 대안으로 중부권 첨단 산업벨트 육성이 제기된다.

연구개발형의 대덕밸리와,정밀가공형의 충남 천안권,전통 산업형의 충북 청주권이 하나의 벨트로 묶여지고,이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뤄지면 행정수도 이전과 함께 중부권이 새로운 산업중심지로 거듭난다는 것.다른 지방으로의 파급 효과도 예상된다.

대덕밸리는 '21세기 한국의 곳간'으로 불릴 정도로 잠재력이 큰 곳이다.노 대통령 당선자의 권한 분산과 중앙집중 완화 방침이 대덕밸리 개발로 연계되면 상승효과를 일으키며 한국 최고의 지식산업 지역은 물론이고,세계 10대 과학산업 클러스터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게 과학기술인들의 의견이다. 대덕넷 이석봉 factfind@hellod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