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반하는 것들은 대개 단추가 많다
꼭꼭 채운 단추는 풀어보고 싶어지고
과하게 풀어진 단추는 다시
얌전하게 채워주고 싶어진다
참을성이 부족해서
난폭하게 질주하는 지퍼는 질색
감질이 나면 좀 어떤가
단추를 풀고 채우는 시간을 기다릴 줄 안다는 건
낮과 밤 사이에,
해와 달을
금단추 은단추처럼 달아줄 줄 안다는 것

무덤가에 찬바람 든다고, 꽃이 핀다
용케 제 구멍 위로 쑤욱 고개를 내민 민들레
지상과 지하, 틈이 벌어지지 않게
흔들리는 실뿌리 야무지게 채워놓았다

손택수/2013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 中

겨우내 따뜻한 깃털에 안겨 있다 봄이 되면 조금씩 모아둔 햇살을 터뜨리는 민들레. 그래서일까요. 땅에 붙은 민들레 머리꽃을 보고 어떤 시인은 '연두색 옷으로 갈아입는 땅에 달린 노란 단추'라고 표현했었습니다.

그와는 다르게 손택수 시인은 지상과 지하를 연결해주는, 관계 관점에서 민들레를 설명했는데요. 찬바람이 불어도 꽃씨를 뿌리기 위해 꼬물 꼬물 머리를 디미는 민들레의 생명력에서는 경외함이, 또 완벽하게 나눠져 있는 파편들을 연결시키려는 따뜻한 마음에서는 존경심이 들게 되는 것 같습니다.

국화과의 한 종류인 민들레를 잡초의 대명사라고 부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잡초의 정의는 경작지·도로·그 밖의 빈터에서 자라며 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풀로, 여기에는 목본식물까지도 포함시키는데요. 작물의 생장을 방해하고 병균과 벌레의 서식처 또는 번식처가 되고 작물의 종자에 섞일 때는 작물의 품질을 저하시킨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민들레는 뿌리는 굵고 길며 토막으로 잘려도 다시 살아나는 생명력을 갖고 있는데요. 그런 면에서 잡초의 대명사로 자리잡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러나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오명은 민들레 입장에서 조금 억울할 것도 같습니다. 약초로, 반찬으로, 따뜻한 차로, 다양한 쓰임새를 갖고 있는 민들레는 오히려 버릴 게 없어 품귀현상을 일으키기도 하거든요.

출장으로 방문한 네덜란드에서 민들레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민들레 뿌리에서 고무를 만들 수 있는 성분이 포함돼 있다는 걸요. 그 곳에선 고무나무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 민들레 뿌리를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었습니다. 이미 성과도 나왔다고 하는데, 어떻게 아무도 모르고 있었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그런면에서 볼 때 사람도 민들레와 비슷한 것 같습니다. 고무를 생산할 수 있는 민들레의 새로운 능력에 감동받은 것 처럼, 사람의 알려진 부분보다 감춰진 이면에서 더 특별함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새하얀 눈이 폭신하게 내린 특별한 목요일 아침, 모두들 감동 느낄 수 있는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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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조선일보]하늘을 봐야 별을 따? 남극 얼음 속에서 우주 비밀 캔다

12개국 물리학자와 천문학자 276명으로 구성된 '아이스큐브(IceCube)' 연구진은 지난주 태양계 밖에서 별이 폭발한 흔적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천문학자들은 우주를 연구하기 위해 하늘을 본다. 하지만 이번 연구의 무대는 만년설이 다져진 남극 깊숙한 곳에 있는 태고(太古)의 얼음이었다. 그들이 얼음 속에서 본 것은 '유령 입자'로 불리는 중성미자(中性微子·neutrino). 우주의 유령은 어떻게 남극에 나타났을까.

2. [중앙일보]미국 실리콘밸리 신생 기업 생존율 2% … 그들이 살아남은 까닭

지난달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위치한 기업용 스토리지(저장매체) 스타트업 ‘퓨어 스토리지’ 본사. 마케팅팀에서 근무하는 한 30대 남성 직원이 구석에 놓인 킥보드로 다가가더니, 회의실 건너편에 있는 재무팀까지 약 30m를 ‘씽씽’ 달렸다. 부서에서 방금 논의한 예산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서다.

휴게실에선 푹신한 소파에 앉은 엔지니어들이 근무 시간 중에도 대형 냉장고에서 캔맥주를 꺼내 마시거나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 먹기도 했다. 출퇴근 시간도 제멋대로인 데다 근무시간 내내 여기저기 시끄러운 이 회사는 올 9월 새 스토리지 제품을 내놓으며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선기업공개(Pre-IPO) 자금으로 1억5000만 달러(약 1600억원)를 투자 받았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중에서도 1회 투자금으로는 최고 수준이다. 삼성벤처투자도 이 회사에 투자한 기업 중 하나다.

3. [매일경제]창조경제 허브로 `도약`

"각하께서 이 사업의 추진을 허락해 주신다면 관계 부처와 구체적으로 협의해 건설계획을 구체적으로 추진하려고 합니다."

1973년 1월 17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19층 과학기술처. 이날 과기처는 연두순시차 방문한 박정희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했다.

당시 최형섭 과기처 장관은 브리핑을 통해 기계, 석유화학, 조선, 전자 등 전략산업 기술연구기관의 단계적 설립과 서울에 산재한 국공립 시험연구기관의 이전을 강조한 뒤 이들 연구기관을 한데 모아 연구 기능과 역할을 극대화하기 위해 서울 홍릉단지에 이은 ’제2 연구단지 건설시안’을 제안했다.

4. [동아일보]통념 깬 집념의 승리… 땀과 의지의 생명공학 24년

'창조경제'는 통념에 맞서는 도전에서 출발한다. 1989년 설립 이후 생명과학 연구와 글로벌 마케팅을 전개하며 소리 없이 줄기세포 및 바이오산업 발전의 중추 역할을 한 ㈜에스티씨라이프는 그런 배경에서 탄생했다.

나라 안팎에서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는 끝났다” “줄기세포는 생명윤리에 어긋난다”며 고개를 가로저을 때 이들은 도전했고 결국 의미 있는 결실을 이뤘다. ㈜에스티씨라이프가 탄생하고 성장해 온 24년 역사는 창조경제 그 자체였고 통념을 깬 집념과 보람의 세월이었다.

5. [매일경제]원전조직 또 신설…뜬구름 잡는 정부

원전 비리로 국민 불안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범정부 방사능 방재 컨트롤타워인 원자력안전규제정책조정회의가 신설된다.

안전행정부는 27일 경주시 월성 원자력본부에서 제8차 안전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원자력 안전관리체계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국무총리 소속 원자력안전규제정책조정회의가 신설된다. 조정회의에는 관계부처 실ㆍ국장이 참석해 방사선 안전관리와 방사능 방재를 총괄ㆍ조정하게 된다.

6. [매일경제]또다른 차세대 한류 `K툰`

지난 6월 일본 채널 도쿄MX는 매주 일요일 밤 3분짜리 애니메이션 `혈액형군`을 방영했다. 동글동글한 귀여운 캐릭터들이 혈액형에 따라 상이한 반응을 보이는 게 웃음 포인트였다. 혈액형이 대중문화의 인기 소재인 일본에서 남녀노소에게 고른 사랑을 받은 이 작품 원작은 한국 작가 박동선이 네이버에 연재한 웹툰 `혈액형에 관한 간단한 고찰`이다.

한국 만화 `K툰`이 전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총아`로 떠오르고 있다. 6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전 세계 만화시장에서 K툰이 거침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K툰은 만화 강국 일본뿐만 아니라 콘텐츠 시장의 중심인 유럽과 미국에서도 승전보를 올리고 있다. 특히 만화는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 다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는 OSMU(원 소스 멀티 유스)의 씨앗. 수출된 K툰은 다양한 콘텐츠로 발전할 수 있어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7. [중앙일보]직원 339명 공장에 차 1000대 세울 주차장 만든 까닭은 …

강원도의 한 시멘트 공장에는 자동차 1000대를 세울 수 있는 대형 주차장이 있다. 그러나 이 공장의 직원은 339명이다. 이 회사가 직원수의 3배에 육박하는 주차장을 이고 살게 된 것은 지방자치단체가 나 몰라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차장법은 부설주차장 기준을 시설면적 350㎡당 1대로 규정하고 있지만, 지자체가 형편에 따라 50%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는 조례에 이런 규정을 반영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주차장 부지를 확보할 수 없어 공장 증설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며 중앙정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곳뿐 아니라 236개 지자체 중 99곳이 주차장 가감 규정을 반영하지 않거나 조례 자체를 만들지 않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부 도시계획 조례 등은 상위법령과 배치되거나 아예 법을 뛰어넘는 조항도 있다”며 “이런 게 모두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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