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언론과 인터뷰 "나를 음해한 사람들 언젠가 부끄러울 것"
"MIT·하버드 교수는 동료 칭찬…학생자살 공부 부담때문 아니다"

지난 2월 퇴임한 서남표 전 KAIST 총장은 최근 '한국 교육에 남기는 마지막 충언(忠言)'의 자서전을 발간했다.
지난 2월 퇴임한 서남표 전 KAIST 총장은 최근 '한국 교육에 남기는 마지막 충언(忠言)'의 자서전을 발간했다.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미국으로 떠난 서남표 전 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이 최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대학과 교수사회를 비하하는 발언을 해 빈축을 사고 있다.

더욱이 강성모 총장이 취임해 구성원 및 지역사회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등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KAIST에서는 서 총장의 이러한 발언을 두고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 망정 찬물을 끼얹어서 되겠느냐"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서 총장은 최근 '한국 교육에 남기는 마지막 충언'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낸 뒤 국내 언론매체를 통해 재임기간을 연상시키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서 총장은 지난 7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MIT나 하버드 대학은 교수들이 서로 존경하고 성과를 칭찬해주는 문화가 있는데 서로 음해하는 교수들을 보며 충격 받았다"며 "KAIST의 문화를 바꾸기 위해 교수들의 비윤리적인 부분을 얘기하다 보니 과거 이야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과거 이야기'는 2006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KAIST 총장 재임 시절 겪었던 학내 갈등을 말하는 것으로, 서 전 총장은 테뉴어 심사제도 강화, 징벌적 수업료 등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서남표식' 개혁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일부 교수 및 학생들과 마찰이 2년 넘게 이어졌으며 2011년 학생 4명이 연달아 자살하자 교수들과 정치권의 사퇴 요구가 이어졌다.

또 학생들의 자살과 관련해서는 "수업료 등 1년에 약 7만 달러를 내야 하는 MIT 학생들은 한 학기라도 먼저 졸업하기 위해 애를 쓴다"며 "KAIST 학생들보다 공부량도 많고 경제적 부담도 큰 MIT 학생들과 비교하면, 압박 때문에 학생들이 자살했다는 주장은 억측이다. 나를 음해한 사람들은 언젠가 스스로 부끄러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사회의 학벌 문제와 관련해서도 "경력이 아닌 '업적'을 봐야 하는데, 돈이 없어서 기회가 없어서 좋은 대학을 가지 못한 사람이 성공하지 못하는 교육 구조로 사회가 발전할 수 없다"며 "대학입학 때 어느 과에 수석으로 들어갔다는 말을 평생 써먹는 사람들이 있다"고 폄하했다.

또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유사 발언으로 대학과 구성원 등을 평가 절하했다.

그는 CBS 라디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 대학 중 아직 전 세계 톱 10안에 들어가는 대학이 없다"며 "MIT 같은 데는 젊은 교수들이 나이 많은 교수들과 경쟁하고 제약을 받지 않는데 (한국 대학)은 젊은 교수들이 말을 못하고 그냥 눌려 있는 경향이 강하다"고 밝혔다.

이어 "KAIST 교수들의 연구환경은 MIT 교수보다 낫다고 한다"며 "연구비도 바뀔 수 있고 학생들도 국비장학생이 많고, MIT에서는 연구비를 받으면 대부분 그냥 학생 공급쪽에 다 나간다"고 비교했다.

이 같은 그의 비하 발언을 두고 KAIST 안팎에서는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새 총장이 부임해 학교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시점에서 고국과 모교에 대한 공개적인 비판은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것. 무엇보다 자신이 몸담고 있던 KAIST는 물론 한국 대학과 교수사회를 싸잡아 비난하는 듯한 태도는 전임 총장으로서의 처신이 아니라는 것이다.

KAIST의 한 교수는 "나도 해외 대학에서 있어봤지만 그들이라고 매일 동료를 칭찬만 하겠느냐"고 반문한 뒤  KAIST와 국내 대학교수들도 만나면 주로 연구와 교육문제를 상의하고 의견을 주고받는데 마치 일부를 전체의 모습인 것 처럼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서 총장의 업적도 분명히 있지만, 지금 KAIST는 서 총장 재임시절 발생했던 여러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구성원들이 묵묵히 일하고 있는 시점"이라며 "새 총장이 부임해서 전임 총장이 남겨놓은 각종 후유증과 부작용을 처리하며 쇄신해가는 과정에서 대학과 구성원을 나쁘게만 평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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