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넷-CMB 과학기술·정보통신 훈포장·표창자 초청대담
"기본에 충실하고 서둘지 말아야…정부·대전시 지원 중요"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해오던 것이 창조다. 과학과 모든 연구는 늘 창조의 과정이다. 대통령이 기존 것을 더 잘하자는 의미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한다."(이대성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혁신기술연구소장)

"창조경제는 정체된 경제의 돌파구를 만드는 전략이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기존의 기술에서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방과 콘텐츠, 기계와 바이오, IT와 화학 등이 만나야 한다."(이길행 ETRI 융복합콘텐츠연구부장)

"진정한 창조를 위해 기본에 더욱 충실할 때다. 창조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기본을 탄탄히 해야 창조, 창의가 나온다."(이응숙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융합산업진흥센터장)

"대덕의 다양한 자원과 과학벨트가 서로 얼마나 오픈해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풀어가고 창출해 갈 수 있느냐에 따라 창조경제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김명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과학기술인·정보통신인 한마음대회 훈포장자 초청대담'이 26일 한국연구재단 북카페에서 진행됐다. 

대담에는 지난 19일 과학기술인·정보통신인 한마음대회에서 훈포장을 수상한 대덕의 인사들이 참여해 창조경제의 전진기지가 될 대덕특구의 역할과 과제에 대한 심도 깊은 분석과 전망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인·정보통신인 한마음대회는 미래창조과학부 신설에 따른 과학의 날(4월 21일)과 정보통신의 날(4월 22일)을 하나로 통합, ICT와 과학기술의 융합을 기념해 마련된 행사다. 이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진흥에 기여한 유공자 92명이 훈장 및 포장,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으며, 대덕에서도 30여명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대담에는 대통령표창을 받은 이길행 ETRI 융복합콘텐츠연구부장, 정보통신 부문 '도약상'을 받은 이대성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혁신기술연구소장, 과학기술포장을 받은 이응숙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융합산업진흥센터장, 김명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참석했다. 또 과학기술포장을 받은 이석봉 대덕넷 대표와 김승주 CMB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았다. 

20년 넘게 대덕연구단지에서 연구활동에 종사해온 대담자들은 출연연 환경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박근혜 정부의 화두인 '창조경제'의 전초기지가 될 대덕특구의 역할을 되짚고, 앞으로 대덕이 해 나가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가감 없이 의견을 개진했다. 

한편 이번 좌담 내용은 내달 1일 오후 5시 CMB 방송(채널12)을 통해 중계될 예정이다. 

 

◆ "대덕 창조경제 전진기지 역량 충분! 시너지 효과 어떻게 발휘할 것인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취임 후 첫 행선지로 과학의 중심 대덕연구개발특구를 택했다. 창조경제의 주역인 과학자들을 응원하고 과학기술 1번지인 대전에서 창조경제의 활로를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좌담 참가자들은 대덕연구단지가 지난 40년 동안 역량을 축적,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기반을 이미 갖고 있다는 데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또 정부가 과학기술을 중시하는 정책을 펴고 대덕의 구성원들이 교류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는 만큼 맹자가 말한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의 조건을 모두 갖췄다는 생각이다. 다만 창조경제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지자체의 관심, 과학자들의 교류 등이 뒷받침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이대성 소장은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해오던 것이 창조다. 과학과 모든 연구는 늘 창조의 과정이다. 대통령이 기존 것을 더 잘하자는 의미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는데 해석에 논란이 많은 것 같다"며 창조경제 정의에 소모전을 벌이를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대덕연구단지는 많은 자원을 갖고 있다. 주변의 인프라와 잘 어우러지면 대통령이 말하는 창조경제로 가는데 큰 효자 노릇을 할 것"이라며 "정부는 그 인프라를 잘 묶어주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길행 부장은 "최문기 장관은 호랑이 굴에 사셨던 분이다. 연구단지와 과학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분이 ETRI 원장을 할 때도 연구성과가 사장되지 않고 실제 활용될 수 있도록 강조했다"며 "이런 경험들이 창조경제 구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명희 책임연구원은 "대덕의 다양한 자원과 기초과학이 중심의 과학벨트 분들이 서로 얼마나 오픈해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풀어가고 창출해 갈 수 있느냐에 따라 창조경제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이들이 시너지 효과를 내지 못하면 기존의 상태에서 도약은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이응숙 센터장은 "최근 연구현장의 화두는 소통과 융합"이라며 "각 기관들이 독특한 정체성과 역할을 갖고 있지만 이들이 융합되고 어우러질 때 진정한 창조경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 "대전시 창조도시 호재 놓치지 않으려면 대전과 대덕 교류 필수"

 

김명희 생명연 책임연구원.
김명희 생명연 책임연구원.

대덕연구단지는 행정구역상 대전의 일부이지만 출연연은 국가연구소로서 기능, 대전시도 대덕을 정부사업으로각해 실질적인 지원책을 펼치지 않아 지금까지 대덕과 대전시가 물과 기름처럼 밀착이 어려웠다는 지적이 많다. 또 이로 인해 과학기술의 사업, 창업화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참가자들은 창조경제 시대를 맞아 출연연과 정부, 지자체의 협력을 기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김명희 책임연구원은 "대전시 입장에서는 창조도시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대전시도 그동안 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번 기회에 보다 적극적으로 실질적인 산업화를 꾀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전시가 그동안 정말 벤처를 지원하고 육성했나 반성도 해야 한다"며 "벤처기업들이 클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며 대전시가 창조도시의 모델을 만들다면 대전시와 정부, 과학자가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응숙 센터장은 "대덕연구단지 구성원들이 40여년이 지나며 지역사회에 많이 흡수됐다. 기계연에서도 지역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방안들도 많이 찾고 교류하기 위해 노력하기 있다"며 "물론 대전시도 연구단지가 국가 것이라고만 생각하지 않고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교류, 협력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대성 소장은 "출연연은 기본적으로는 대전시만을 위한 조직은 아니고 국가 전체를 위한 조직이다. 다만 대전에서 많은 지원을 받는 만큼 일자리 창출 등 대전을 위해서도 일조를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나아가 대덕의 벤처들이 역구소의 성과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 또 연구소기업들이 활성화 될 수 있는 여건 마련, 연구소의 국제적 시설을 잘 이용할 수 있다면 좋은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길행 부장은 "대전시와 연구단지가 이제까진 각자의 역할에 충실했다면 이제는 서로의 역할에 관심을 갖자"고 당부했다. 

◆ "창조경제 전초기지 대덕? 교류와 소통이 선행돼야"

대덕이 창조경제의 전진기지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이미 5개의 대학, 30개의 출여연, 1300여개의 기업, 2만 여명이 넘는 석사급 이상의 인재 등 풍부한 인프라를 갖춰 세계적인 혁신 클러스트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대덕이 박근혜정부 국정과제를 실현하는 중심무대로 활약하기 위해 대덕이 풀어야할 과제와 정부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이미 다양한 기술과 자원이 모여있는 곳이 전초기지가 아니면 어디가 되겠냐?"고 반문한 이대성 소장. 그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남을 카피하는 것이 아닌 처음 길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힘들겠나? 선진국형으로 가려면 융합 연구가 필요하다”며 “정부도 융합연구에 더 투자를 하고 실패도 용인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지원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길행 부장은 "이미 대덕은 대통령이 정의한 창조경제의 기본 구성요소는 다 갖춰져 있지만 아직 실행을 못한 이유가 연구소간 칸막이가 높았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금 연구과제 지원 시스템으로는 협력 연구보다 단독과제 지원이 더 많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단독과제를 더 선호한다"며 제도적인 개선과 지원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명희 책임연구원은 역시 소통과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일례로 과학벨트에 중이온가속기가 들어오는 것과 관련해 바이오 연구자와는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가속기가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에 사용될 수 있다"며 "각 분야의 과학자들이 자문위원회 등을 통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더 많은 역할을 한다면 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 실현을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각 출연연은 물론 한 기관 안에서도 부서별 칸막이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대덕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우선 대덕단지 내부에서의 교류와 융합이 필요하단 의견도 나왔다. 

이석봉 대표는 서로간의 교류를 촉진시키기 위해 기술교류도 필요하지만 인적교류와 공동체 의식함양이 필요하고 제안했다. 그는 "이를 타계할 방법으로 제시된 것은 출연연 종사자라면 하나의 출입증으로 다른 출연연에 갈 수 있도록 개방, 또 하나는 연구소 식당을 개방하는 것과 같이 공동체 스스로 재미와 활력을 느낄 수 있는 교류 방안을 찾자"는 방안을 소개했다.

◆ "과학기술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서두르지 않으면 가능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과제의 으뜸으로 과학기술을 통한 창조산업 육성을 꼽았다. 


과학기술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이대성 소장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캐치프레이즈가 바뀌고 그때마다 좋은 제도를 도입한다고 했지만 100% 성과를 창출했지 못했음을 꼬집고 "진정한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서는 출연연에 자율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기존의 사람, 제도, 자원을 그대로 놓고 어느 날 갑자기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지난 정부도 출범하면서 5년 내 세계서 1등할 수 있는 기술을 적으라 했다. 요술방망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5년 내에 성과가 나오려면 이미 연구가 진행되고 기반이 닦였어야 했다. 창조경제도 요소기술과 제도, 등이 다 어우러질 때 정말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다. 너무 서두르지 않으면 성과가 나올 것이다"고 피력했다. 

이길행 부장은 "과거의 추격형 연구가 아닌 선도형 연구를 추진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R&D의 성공여부는 연구자들에게 맡겨놓고 정부는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자들도 자율성이 주어진 만큼 R&D성공하기 위해 더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김명희 책임연구원 역시 "정부에서 정말 과학자들을 믿고 신뢰를 갖고 오랜 시간 지켜보면서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자율성을 준다면 창조경제의 전망이 밝다"고 의견을 밝혔다. 

반면 이응숙 센터장은 진정한 창조를 위해 기본에 더욱 충실할 때라고 일침했다. 그는 "창조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기본을 탄탄히 해야 창조, 창의가 나온다"며 "지금 우리가 일본을 앞서는 게 스마트폰과 김연아 밖에 없다는 얘기도 있다. 산업의 기반이 되는 소재부품 등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술이 아직은 없는 만큼 기본을 다져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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