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양태용 KAIST 교수

우수한 벤처기업을 찾아 좋은 벤처투자자와 연결되는 일은 모든 벤처기업과 벤처캐피탈이 바라는 점이다. 특히 정보가 부족한 지역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벤처투자와 연계시키는 일은 더더욱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한국모태펀드 통계에 따르면 2012년 전체 벤처투자건 중 72.4% 정도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곳 충청·강원권은 9.0%에 불과하다. 그만큼 수도권을 중심으로 투자활동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지역의 우수한 벤처기업이 수도권 투자자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창구는 없는 것인가? KAIST 기업가정신센터(CSE)와 이노베이션센터(KCI)는 대전 우수 벤처기업과 서울중심 벤처캐피탈과의 교류를 활성화하여 벤처투자 마인드를 갖게 하고 기업 성장을 위한 벤처투자유치 및 성장 컨설팅을 통해 대전 기업을 한 차원 높게 성장 하도록 하기위해 2005년부터 지금까지 'KAIST 벤처포럼(이하 KVF)'를 누적으로 28회 운영하고 있다.

본 포럼은 단순한 기업 IR 형식의 투자 포럼이 아닌 지역 투자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정보의 비대칭성을 줄이기 위해 밀착형 투자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다. 기업과 투자자간 니즈를 이해하고 인식의 간극을 줄이는 일에서 출발하여, 진정한 투자와 동반 성장을 위한 공조를 이끌어 내고자 운영되고 있는 포럼은 처음에는 기업을 선정 후 IR 방식으로 했던 1단계에서, 기업 발굴 후 벤처캐피탈과 1:1 투자미팅 형식으로 진행한 2단계 과정을 통해 기업이 투자유치 가능성을 크게 했고, 28회부터는 3단계로 벤처캐피탈 활용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통해 기업투자 마인드를 형성한 후 투자유치를 이끌어 내는 방식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본 포럼을 통해 다수의 기업들이 벤처캐피탈로부터 투자유치를 하였거나 투자진행 중인 결과가 도출되고 있다. 지난 3월13일, 28회째를 맞이하여 포럼은 기업이 가지는 벤처투자자의 오해와 벤처캐피탈이 가지는 기업의 바람직한 투자방향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이해하고자 서울지역 4개의 벤처캐피탈(소프트뱅크밴처스, 에스엘인베스트먼트, 메가인베스트먼트,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대표들과 대전지역 13개의 우수 벤처기업 대표들이 참가한 가운데 포럼이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서 벤처기업이 느끼는 벤처캐피탈의 투자 간섭 및 투자조건 불합리에 따른 불신도 있었지만, 전문적인 투자 파트너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투자유치 및 기업공개에 대한 막연한 생각에 대한 변화가 있었다. 또 벤처캐피탈 투자와 펀드운영에 대한 이해를 통해 벤처캐피탈 네트워크를 정립했고, 벤처캐피탈과 파트너 쉽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벤처캐피탈은 투자 및 기업 관리를 통해 동반성장을 위한 진정한 파트너로 기업을 대하고자, 투자 후 M&A등 경영권 변화에 대한 지속적인 컨설팅을 하고, 자본이익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이번 포럼은 기대한 것보다 더 많은 정보와 교감을 갖게 된 포럼이었다.

기업들은 자본의 변화와 벤처캐피탈 동반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였다. 이번 새 정부는 '창조경제'라는 기치 아래 창업과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미래의 지속성장 가능한 경제는 몇몇 대기업의 단독 질주가 아닌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조화와 상생이 만들어가는 협주가 답이다. 그런 의미에서 KAIST 벤처포럼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첫 번째 단추를 끼웠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앞으로 본 포럼은 새 정부 정책방향에 맞춰 창업 분위기 조성과 초기 기업투자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부응하고자 초기 창업기업 및 예비창업자 대상으로 포럼을 계속 운영할 계획(4월 24일 29회)이다. 초기 창업단계의 우수한 기업을 발굴하고 서울중심 투자가 및 기업투자자들이 관심 가질 수 있도록 '場'을 만드는 일. KAIST가 지역의 대표 투자 네트워크 브릿지가 되어 제2의 벤처투자 황금시기를 만드는데 앞장서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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