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상 뒤에 숨어있는 근본 문제를 볼만한 안목이 없거나 노력을 하지 않아서다."

진형준 홍익대학교 불문과 교수의 이 말은 기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참으로 뼈아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는데요. 4일자 중앙일보 오피니언에 실린 '책은 커피가 아니다'라는 기고의 내용입니다.

얼마 전 마광수 연세대 교수의 '책 강매'가 이슈가 됐었죠. 논란은 마 교수가 수강생들에게 '(본인의 저서이기도 한) 수업 교재를 구매했다는 영수증을 제출하라'고 지시한 것이 언론에 기사화되면서 불거졌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됐던 부분은 '영수증 제출' 부분입니다. 영수증 제출은 책을 읽히려는 것 보다 책을 사는 것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거죠. '학생들에게 책을 읽히려고 했다'는 마 교수의 의도가 이해는 가나, 그 방식의 문제에서 많은 이들과의 간극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여전히 갑론을박이 많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라는 말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제각각 처해있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겠죠. 책을 사는 것도, 읽는 것도, 보는 것도 좋아하는 저로서는 교수의 책 강매가 문제가 될 게 없습니다. 오히려 그 김에 책을 살 수 있는 구실을 얻게 돼 좋아했을 것 같습니다. 문제는 세상에 너무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거죠. 역시 균형은 언제 어디에서나 중요합니다.

진 교수가 쓴 '책은 커피가 아니다'라는 기고문은 책을 사서 보려하지 않는 요즘 풍조에 대한 문제를 지적함과 동시에 보이는 것에만 휘둘려 그 속의 근본을 보지 못하는 언론의 잘못된 시각에 대해서도 꼬집고 있습니다.

마 교수를 책 장사꾼으로 단독 보도한 신문에 대한 분노 표출이었습니다. 그는 "우리의 언론이 그렇게 문제를 보다 큰 틀에서 보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려 애쓰기를 바란다면 내 기대가 너무 큰 것인가"라는 자문으로 글을 끝맺었습니다. 그의 글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속이 쓰라립니다. 물론 그의 말이 전부 맞다는 건 아닙니다. 단지 기자의 입장에서 언론이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대안을 제시하는 기능으로서가 아닌, 일차원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먼저 보도하는 데 혈안이 된 '마녀사냥' 식 보도의 횡행이 언론에서 뿌리박혀있다는 식으로 비춰지는게 안타까울 뿐입니다.

문제의 본질을 보는 것, 상당히 어려운 일입니다. 겉으로 들어나는 일만 전달하기에도 벅찬 세상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균형을 잡는 일인 것 같습니다. 어느 한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그러나 모두를 납득할 만한 논리는 가지고 가되, 남을 짓밟지 않고 한 발자국 더 앞서 나갈 수 있는 언론으로 자리잡기란 상당히 힘든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힘든 만큼 도전할 가치는 충분히 있습니다. 여지가 있기 때문에 세상은 살만한 것이니까요. 정론직필을 위한 언론의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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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넷 임은희 기자> redant645@HelloDD.com      트위터 : @redant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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