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호 이엠에코 대표-임규병 SNS마케팅 서포터즈의 인연
기업은 홍보효과·대학생은 마케팅 공부 '1석2조' 효과 만점

"우리가 만나게 된 건 서로에게 행운이었습니다." 세상에 만남은 수도 없이 많다. 여기 그 수많은 만남 가운데서 서로의 만남이 행운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두 남자가 있다. 이용호 이엠에코 대표와 대덕벤처 SNS 마케팅 서포터즈로 활동한 임규병씨다.

이 둘은 지난해 11월 대전테크노파크(원장 박준병)가 시행한 '2012 대덕벤처 SNS마케팅 서포터즈' 사업을 통해 만났다. SNS마케팅 서포터즈는 대전시와 대전TP가 지역 우수벤처기업의 마케팅을 지원하기 위해 기업과 대학생 서포터즈를 매칭시킨 사업이다. 지난해 11월 서포터즈로 선정된 대학생 20명은 2인 1조로 10개 기업의 온라인 홍보를 맡았는데, 이용호 대표와 임규병씨는 그때 인연이 닿은 케이스. 다른 활동 때문에 인터뷰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문지영씨를 제외한 두 명을 만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이 대표는 어떻게 만나게 됐냐는 질문에 "사실 서포터즈 면접 당시 규병이네 조가 1지망은 아니었다. 다른 조 학생들이 1지망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규병이와 함께 하게 된 게 더 좋은 기회가 됐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기업과 대학생 서포터즈의 매칭은 80년대 유행하던 이른바 '학력고사팅'과 비슷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서포터즈들은 대전TP가 선정한 10개 벤처기업에 대해 설명을 들었고, 각 기업 대표들은 면접을 통해 서포터즈들의 역량을 파악해 자기 기업에 도움이 될 만한 조를 선택했다. 규병씨는 "서포터즈 학생들도, 또 기업대표분들도 선호도가 집중돼 있었다. 저는 블로그 운영도 하고 있었고, 상품 리뷰 써 본 경험도 많았는데 이점이 서포터즈로 선정되는데도, 또 이 대표님을 만나는 데도 도움이 된 것 같다"며 첫만남 당시를 회상했다.

지역의 우수기업을 온라인을 통해 마케팅 지원을 하게 된 임규병, 문지영 조는 유성구 외삼동에 위치한 이 대표의 회사에서 다시 만났다. 셋은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의 홍보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한밭대 경영학과 학생으로 마케팅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던 규병씨, 그러나 현실은 학교에서 공부하던 것과는 달랐다고 한다. "블로그 운영을 하긴 했어도 실제적으로 기업 홍보를 한 적은 없었다. 공모전에 나가는 정도가 이전까지의 경험 전부였다"는 규병씨는 "실제로 중소벤처기업을 홍보하려니까 막막했다. 그동안의 공부가 실효성이 없구나란 생각도 들었다"며활동 초기의 심정을 피력했다.

'이엠에코'는 EM이라는 친환경미생물을 이용한 생활용품 제조업체다. 때문에 규병씨는 주부들에게 제품 홍보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규병씨의 생각과 이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홍보 타깃에 대해 논의하던 때를 떠올리던 규병씨는 "대표님께선 일반 주부들보다는 어린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이 친환경제품에 더 관심이 많다고 조언해주셨다. 그래서 홍보 방향도 그렇게 정했다. 방향이 정해지니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주차별로 홍보할 제품을 정해 집중 홍보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홍보계획에 따라 본격적인 홍보활동에 돌입한 규병·지영조는 1주일에 3,4건씩 각종 블로그나 카페에 홍보글을 올렸다. 당시엔 정말 홍보글 올리는 데 온 신경을 쏟았다고 말하는 규병씨는 "제 개인 블로그에 홍보글 올려봤자 홍보효과가 미미할 게 뻔하고 회원수 10만명 이상인 블로그나 카페에 가입해 홍보글을 올렸다. 홍보글 올렸다고 강퇴당한 적도 있다"면서 서포터즈 활동 당시의 에피소드를 꺼내놨다. 학교에서 수업받기 전 교수님과 친구들 앞에 이엠치약을 내놓고 설명도 해봤고, 화장실에 EM세제를 뿌려보기도 했다면서 그간 인터넷이 아닌 곳에서도 홍보활동을 했었다는 규병씨를 이 대표는 흐뭇하게 바라보고있었다.

이엠에코의 세제, 치약 등의 제품을 사용해 보고 그에 대한 후기글을 올리는 데에 밤낮 없이 열중한 규병·지영 조. 서포터즈 활동을 마감할 때는 거의 300건 이상의 글을 포스팅해 서포터즈 10개 조 가운데 가장 많은 포스팅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활발한 활동으로 규병·지영조는 '벤처기업 송년의 밤' 행사에서 우수 서포터즈 상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11월 열린 SNS서포터즈 결성식(사진 위)과 12월 열린 '벤처기업 송년의 밤' 행사에서 우수 서포터즈상을 수상한 규병·지영조(아래사진 오른쪽 두사람). ⓒ2013 HelloDD.com

이런 노력을 옆에서 그대로 지켜본 이용호 대표는 "규병이를 비롯해서 지영이도 참 열심히 활동해줬는데, 그 노력에 비해 우리 제품이 홍보가 많이 안돼서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기업대표와 서포터즈로 좀 더 나중에 만났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우리가 만난 작년 11월은 사실 회사에 이거다 하고 내세울 만한 상품이 미처 준비돼지 못한 상태였다. 유통경로도 확정된 게 아니어서 더욱 미안했다"면서 규병씨의 어깨를 다독였다. 규병씨 역시 "그 점이 저도 안타깝다. 제품후기 포스팅을 보고 어디서 구입할 수 있냐고 물어보면 답변을 어떻게 해야할지 막막했기 때문이다. 대표님 말씀처럼 준비가 좀 더 됐을 때 만났더라면 홍보도 더 잘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규병씨는 보다 활발히 서포터즈 활동을 못한 것 같은 마음에, 이 대표는 서포터즈 활동을 맘껏 할 수 있는 바탕을 충분히 마련해주지 못한 것 같은 생각에 둘은 그렇게 아쉬워했다. 하지만 배운 건 많았다고 규병씨는 말한다. 가장 큰 배움은 무엇보다 현장경험이었다는 규병씨는 "중소기업의 마케팅 활동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았다. 그리고 또 하나 얻은 거라면 이엠 효소에 대해 알았다는 것이다. 이엠에코의 세제나 치약, 비누 등은 쉽게 만날 수 있는 흔한 제품이 아니었다. 정말 좋은 제품"이라며 인터뷰 중에도 이엠에코 제품을 자랑했다.

SNS 마케팅 서포터즈 활동을 하며 깨달음을 얻은 사람은 규병씨만은 아니었다. 이 대표 역시 얻은 게 많았다. 이 대표는 "다음에 또 학생 서포터즈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제품이나 유통에 대한 준비를 더 잘해서 서포터즈들이 좀 더 원활하게 홍보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처음 이 사업에 참여신청을 할 때 기업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이를 계기로 학생들이 마케팅 공부를 해 가기를 바랐다"면서 "규병이, 지영이도 아마 한 학기 수업받는 것 이상의 공부가 됐을 텐데, 당초 홍보효과를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규병이, 지영이의 활발한 활동으로 인터넷에 이엠에코를 검색하면 제품 리뷰글이 많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11월에 만나 12월까지 함께 하며 선생님과 제자처럼 혹은 아버지와 아들처럼 서로에게 배우고, 함께 고민했던 이용호 대표와 서포터즈 임규병씨. 이 둘은 서포터즈 사업이 마무리된 후에도 계속 연락하며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인터뷰 말미에 규병씨는 "올해도 SNS 마케팅 서포터즈 2기가 운영될 거라고 하는데, 좀 더 장기적으로 활동할 수 있다면 기업에게도, 서포터즈들에게도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면서 "또 학생들은 기업 마케팅에 대한 고민을 더 철저히 한 후에 서포터즈에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전했다. 이 대표도 "서포터즈 학생들도 준비가 필요하지만 기업들도 서포터즈들이 활동을 잘 할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 학생과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되려면 마케팅 방향에 대한 논의도 중요하기 때문에 서로 대화를 많이 하려는 노력도 해야할 것"이라고 귀뜸했다. 그렇게 인터뷰가 마무리되던 중에 규병씨가 "창업 아이템을 구상 중인데, 감이 잘 안 잡힌다"고 하자 이 대표는 곧바로 "내가 좀 봐 줄 테니까 구체적인 게 생기면 찾아오라"며 도움을 약속했다.

◆이엠에코는 어떤 기업?

▲이엠에코. ⓒ2013 HelloDD.com


이엠에코는 친환경미생물인 EM(Effective Microorganisms)한 친환경 생활용품 제조업체로 치약, 샴푸, 주방세제, 빨래비누 세안용 비누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엠에코의 생활용품들은 가정에서 발생하는 생활하수 오염물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엠에코의 이용호 대표가 EM에 매력을 느끼게 된 건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연히 교육방송을 보다가 EM에 대해 알게된 이 대표는 EM에 대해 공부하고, 제품을 개발했다. 세제류 유통업에 종사하던 그는 그렇게 '이엠마니아'라는 기업을 창업해 EM이 함유된 세제와 치약을 판매했다.

소규모 벤처기업 대부분이 그렇듯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제품의 뛰어난 효능에 반한 몇몇 소비자들은 꾸준히 제품을 주문해 오고 있다. 그러던 2011년, 이 대표는 '이엠마니아'의 시업자 등록을 말소시키고 새롭게 '이엠에코'를 설립했다.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을 위해서였다. 사회적기업·친환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또 다른을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이엠에코는 지난 2012년 3월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으며 오는 7월 사회적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으로부터 재생비누에 대해 친환경 인증인 '환경표지인증서'를 취득했다. 이를 계기로 제품의 품질 제고에 더 박차를 가하는 한편, 현재 입점한 '아름다운 가게'를 비롯해서 생협 등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EM(Effective Microorganisms)이란? 

자연계에 존재하는 많은 미생물 중 사람과 환경에 유익한 미생물을 조합, 배양한 것의 통칭으로 발효생성물의 탁월한 항산화력이 주요 효능이다.

▲이엠에코가 생산하고 있는 무공해EM비누와 EM세제, EM치약. ⓒ2013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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