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조영호 교수팀 '양방향 촉각교감패드' 개발
입출력 동시 가능…크기 줄이고 촉각인식률은 높여

손끝으로 사람과 기계가 인지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양방향 촉각 교감패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KAIST(한국과학기술원) 조영호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손끝의 미세한 변화를 인지해 인간의 의도를 파악하고 동시에 인간에게 감촉을 전달할 수 있는 양방향 촉각 교감패드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지금까지의 촉각패드는 인간의 손끝으로 지시하는 의도를 감지하는 '촉각 입력기능'과 인간의 손끝에 점자나 부호를 전달하는 '촉각 출력기능'이 분리되어 있어 동시교감을 실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양방향 교감을 위해서는 손끝에 나타나는 인간의 의도와 상태에 관한 징후를 읽는 것 외에도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문자, 부호, 감촉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는 인지감응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연구팀은 압력, 속도, 방향 등과 같은 손끝의 미세한 변화를 인지해 인간의 의도를 파악하고 동시에 인간에게 점자와 감촉을 전달할 수 있는 입·출력 기능을 함께 갖춘 우표크기(28mmX35mm)의 양방향 촉각 교감패드를 개발했다. 패드와 전극간 미세한 전하량 변화를 측정해 손끝의 수평방향 움직임(250μm)으로 나타내는 상하좌우 방향지시와 수직방향 누름(40μm)에 의한 인간의 선택의도를 민감하게 감지한다. 반대로 촉각패드에 장착된 미세구동기의 떨림을 통해 인간에게 인식율 90% 이상의 점자를 전달하거나 마찰력에 따른 질감변화를 이용해 비단과 사포 같은 감촉을 전달할 수 있다.

▲양방향 촉감패드 구성품. 슬라이더층 및 전극층(왼쪽)과 일체형 촉각교감패드. ⓒ2013 HelloDD.com

이같은 출력기능을 점자에 적용할 경우 점자의 요철을 만드는 핀이 떨리도록 진동을 더함으로써 점자의 인식율을 기존 대비 30%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입출력 기능을 한데 모은 것 외에 소형화를 달성한 점도 이번 연구에서 눈에 띄는 부분이다. 연구팀은 지속적인 큰 자극보다 변화가 있는 작은 자극을 우리 뇌가 더 민감하게 인지한다는 점에 착안해 진동횟수에 변화를 주어 작은 진동으로도 사람의 손끝이 인식할 수 있는 충분한 출력을 달성했다. 이를 통해 구동기의 크기를 크게 줄여 전체 패드 크기를 기존의 약 10분의 1로 줄일 수 있었으며 대신 촉각 인식율은 향상시켰다.

조 교수는 "휴대전화, 컴퓨터, 리모콘 등에 촉각 소통기능을 부여해 인간의 의도와 상태를 기기가 인식하거나 촉각으로 반응하는 인지형 전자기기, 시청각 장애우를 위한 점자 디스플레이 개발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간과 기계가 서로 인지적으로 교감하여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난해에도 손끝 혈류량 측정을 통해 인간의 더위와 추위를 인지할 수 있는 소자를 개발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조영호 교수의 주도로 윤세찬(제1저자)·서대건 연구원이 함께 수행했으며, 연구결과는 센서와 구동기 분야 전문학술지인 'Sensors and Actuators A : Physical' 최신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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