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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대덕이 중심…엑스포공원을 전초기지로"

15일 과기단체 '박근혜 정부 과기정책 전망·과제' 토론회
장순흥 KAIST 교수 정책설명 "과기계 색깔분명한 R&D를"


박근혜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수립을 주도한 장순흥 KAIST 교수(전 18대 대통령직 인수위 교육과학분과 인수위원)로부터 대덕의 향후 전망과 과제를 설명듣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덕클럽·새한국충청포럼·대전과총·연총·미래과학융합포럼 등 과학기술계 주요단체들은 15일 '박근혜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충남대에서 공동 토론회를 개최했다. 장순흥 교수는 "인수위에서도 공감했지만 대덕이 특히 중요하다"면서 "전세계적으로도 대덕 만큼 투자가 많이 되고 기술이 많은 곳이 없다. 이제 대한민국의 실리콘 밸리처럼 창조경제의 중심이 되야 한다"고 대덕 중심의 역할론을 거듭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인수위 활동 중에 박근혜 대통령과 각 부처에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특별히 과학기술인의 자율성 보장과 연구환경 개선,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선도적 역할을 강조한 만큼 연구현장과 산업계 역시 '공급자 위주의 분절형 지식강화 R&D'에서 '국민 중심의 목적지향적 민생형 R&D'로 변화하는 데 함께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장순흥 교수.  ⓒ2013 HelloDD.com
장인순 대덕클럽 고문과 정광화 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은 환영사에서 각각 "대덕이 많은 어려움 속에 40년을 맞았고 이제 새정부의 미래를 좌우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최문기 미래과학부 장관 후보자 선임으로 대덕이 과학기술의 중심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된 만큼 출연연과 대학 등 대덕 구성원들도 강도 높은 변화와 개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기조발표에 나선 장순흥 교수는 먼저 박근혜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 신설과 140개 국정과제 선정 배경과 함께 새 정부의 공식 명칭을 놓고 '민생정부'와 '박근혜정부' 사이에서 고민했던 인수위 내부 분위기를 전하고 현 정부의 정책기조가 특별히 '민생'에 가장 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취임사에도 민생을 최우선에 두고 있는 새 정부의 국정목표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일자리와 창조경제, 고용과 복지, 교육과 문화가 있는 삶을 표현하는 국정목표 3가지가 박근혜 정부의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장 교수는 이같은 국정목표를 이루기 위해 새 정부가 과학기술과 ICT 진흥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과학기술 발전도 전략이지만 더 큰 목표는 과학기술을 이용해 창조산업을 이끌어내고 일자리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금융, 부동산, 물가 등은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역할이고 새로운 창조경제를 만들어낼 것은 과학기술과 중소기업이라는 것이 박 대통령의 확고한 철학"이라며 "이같은 목표의 추진 기반으로 제시된 '개방·공유·협력을 통한 신뢰받는 정부'라는 표현에도 창조경제와 민생을 위해서라면 안보와 관계된 것만 빼고 정부의 모든 것을 민간에 개방할 수 있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 교수는 새 정부가 중점추진할 140개 국정과제 중 과학기술과 ICT 관련 과제로 각각 7개와 3개가 포함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장 교수는 인수위 시절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한국 과학기술의 현황 진단'이란 자료화면을 참석자들에게도 공개했다. 그의 진단에 따르면 한국 과기계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목표의 실종'이다. 그는 "연구비도 많이 투입하고 과학도 잘 하는 것 같은데 실질적인 성과가 없다"라며 "가치가 높은, 즉 노벨상을 받을 만한 기초연구도 아니고 그렇다고 당장 써먹을 수 있는 혁신기술도 아닌 애매한 상태"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장 교수는 새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수립의 주요 근거틀로 "기초면 기초, 사업화면 사업화의 분명한 성격을 가진 양극단 연구"와 "기초연구와 응용개발, 사업화, 창업과 일자리로 이어지는 목적지향적 연구", "기술공급자 중심에서 국민체감형 R&D로 전환"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장 교수가 인수위에서 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한국 과학기술계 현황 진단 자료를 설명하고 있다. ⓒ2013 HelloDD.com

장 교수는 모호한 실체로 의구심을 낳고 있는 창조경제와 미래과학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새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창조경제에 대해 "쉽게 말해 애플의 아이폰처럼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신산업과 창업을 이끌어낼 수 있는 초일류 씨앗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손바닥 만한 스마트폰 하나가 세계경제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며 "미래과학부는 이런 좋은 씨앗을 만드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디스플레이와 칩과 센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함께 들어가 있는 아이폰은 개별 연구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기존의 칸막이식 분절형 연구로는 좋은 씨앗을 만들 수 없다. 최고의 기술과 제품을 만드는 데만 신경쓸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이를 통해 무슨 서비스를 할 것인지 목적을 가진 융합형 연구를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스탠포드 졸업 창업자의 미국경제 기여도에 언급한 뒤 미래과학부 설계 당시 가장 많이 논의된 게 산학연과 지역 협력의 중대성이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산학연 협력이 안 되면 미래가 없다는 게 내 믿음"이라며 특히 출연연에 대해 "고유의 연구개발 업무 외에 산학협력의 중심이 돼줄 것"을 당부했다. 장 교수는 새 정부의 정책이 지나치게 일자리 중심으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과학기술계 일각의 우려에 대해 "기초연구 예산을 기존 35%에서 40%로 확대하는 것에서도 볼 수 있듯 기초는 강화하고 다른 한 방향으로는 일자리 창출 쪽으로 연구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구 평가에서도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성장 기여 등이 중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과학기술계, 특히 대덕 출연연들의 역할이 큰 만큼 박 대통령에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수시로 연구소를 흔들었던 과거의 폐습을 설명하고 자율성을 줄 것을 요청했다"며 "대통령 역시 내가 예상한 것보다 출연연에 대해 관심이 많아 출연금 상향, 정년환원, 비정규직 최소화 등을 구체적인 해결과제로 지시한 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기간 중 정부 지원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국제과학비즈니스 벨트의 토지매입비를 정부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과 IBS와 기초과학 집중투자에 대한 일각의 반대 분위기에 흔들리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장순흥 교수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엑스포과학공원의 새로운 활용방안에 대해서도 적잖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대덕의 창조경제 전진기지화를 위해 엑스포과학공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기존의 대덕이 가진 인프라로 안 되는 부분을 채울 수 있는 창조적인 공간이 되도록 하루 빨리 과기계와 대전시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 참석자는 "새 정부의 과제 중 상당수는 이미 이전 정부에서도 강조해온 것"이라며 "박근혜 정부의 과기정책 과제 중 킬러 콘텐츠는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장 교수는 이에 대해 "창조경제는 예전처럼 조선, 전자, IT 등 특정 분야를 화끈하게 밀어주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창의력을 발휘해 바텀업으로 올라올 수 있는 기반을 만든다는 것"이라며 "사회와 경제를 어느 한 방향으로 몰고가지 않고 전반적인 창조적 생태계를 만든다는 게 핵심"이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현재 우리나라가 가진 문제점 중 하나는 지나친 안전 지향"이라며 "최문기 미래부 장관 후보자에게 맡겨지게 될 큰 역할 중 하나도 2000년대 들어 주춤하고 있는 창업가 정신을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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