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김태송 연구팀, 기술이전 인센티브 1억5000만원 쾌척
직원 442명은 연봉 1% 기부…'과학나눔기금' 벌써 4억 모아

"특허 취득과 그로인한 기술료 수입은 연구자 개인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연구를 원활히 수행할 수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준 선후배들의 배려와 노력 덕분입니다. 기금을 기부할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김병규 한국항공대 교수 (전 KIST연구원)) "초·중·고·대학 그리고 직장까지, 생각해 보니 나라에서 지원하는 곳만 다녔더라고요. 이제 저도 나눔으로 돌려드리고 싶습니다."(김희중 KIST 스핀융합연구센터 박사)

KIST 과학자들이 특허 이전료로 벌어들인 금액과 월급의 일부를 기부해 화제다. 김태송 KIST 연구원과 박종오 전남대 소장(전 KIST 연구원), 김병규 한국항공대 교수(전 KIST 연구원)는 기술이전으로 수령한 기술료 인센티브 중 1억5000만원을 KIST의 사회공헌기금인 'KIST 과학나눔기금' 에 12일 기부했다.

'KIST 과학나눔기금'은 작년 4월 12일 KIST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자발적인 운영 프로그램이며, 2015년까지 모금 할 예정이다. 현재 약 4억원이 모였으며, 이 기금은 장학사업과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연구 및 교육기관 지원 사업, 학술연구 우수자 연구비지원 사업 등에 사용될 계획이다. 이들은 지난해 2월, 자벌레의 이동 원리를 응용해 심하게 굴곡진 대장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로봇 대장 내시경 기술을 개발해 이탈리아 의료장비 기업인 ERA 엔도스코피(ERA Endoscopy)에 100만 유로(약 15억원)에 기술 특허를 이전한바 있다. 이 로봇 대장 내시경 기술은 검진시 불쾌감과 고통이 수반되고 장 천공 등의 위험성이 컸던 기존 대장 내시경 장비에 비해 환자들의 통증을 크게 줄이고 의사와 환자 양쪽 모두의 검사 편의성을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종오 전남대 교수는 "열심히 연구해 동료들과 함께 인센티브를 받아 즐겁고, 저의 고향인 KIST에 기부도 할 수 있어 매우 큰 보람을 느낀다" 고 소감을 전했다. 김병규 한국항공대 교수도 "특허 취득과 그로 인한 기술료 수입은 연구자 개인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그러한 연구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준 연구소와 선후배들의 배려와 노력 덕분이기도 하다" 며 공을 돌렸다. 김태송 KIST 박사는 "이번 기부가 이공계 후배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고 말했다. 이들 뿐 아니라 지난해 국새를 제작한 도정만 KIST 박사팀도 제작 수고비로 받은 1000만원을 그대로 기부했으며, KIST에 몸을 담았던 서정욱 전 과기부 장관도 "세상에 태어나 KIST에 몸을 담는다는 것은 보통사람이 누리는 혜택이 아닌데 그런 사람들이 너 나 없이 함께 (혜택을)나누는 정신에 아주 감명 받았다"면서 1000만원을 기부한 바 있다.

◆ 월급의 1%기부하는 직원 '약 62%'

▲김희중 박사. ⓒ2013 HelloDD.com

고액 기부가 아니더라도 연봉의 1%기부를 통해 과학나눔기금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지난달 기준 44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KIST직원의 약 62%다. 그 중 연봉 1%이상을 매달 기부하는 김희중 박사는 "초중고 대학, 직장까지 국립을 다녔다. 나는 받은게 너무 많은 사람"이라며 "내가 받은 혜택을 다른 사람에게도 돌려주고 싶어 기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금전적 기부 뿐 아니라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과학기술 관련 지식기부도 함께 하고 있는 그는 퇴직 후 개도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있다. 그는 "KIST가 미국의 원조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리도 개도국을 도와주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연구소 건립 등을 통해 개도국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나 또한 KIST를 퇴직한 후 ODA 사업의 일환으로 개도국에 직접 가서 노력 봉사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지난해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이유란 사원도 1%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입사하자마자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내 월급의 1%는 정말 적은 금액이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 하지 않는다"며 "부담스럽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은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것은 어떨까. 예를 들면 연말 구세군 냄비에 돈을 넣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보이는 불우이웃돕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주변에 관심을 기울여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직원들은 상금으로 수령한 금액을 기부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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