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요소 협조해야 시너지 효과 커

최근 TV 광고 중에는 해당 기업의 제품광고가 아니라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미지 광고가 종종 등장한다. 수많은 기업들이 우수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뿐만 아니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사활을 걸고 인재전쟁(War for Talent)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의 성공과 실패는 근본적으로 인재경영의 수준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이는 정부출연연과 같은 국가과학기술기관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정부출연연은 민간 기업들처럼 물적 자원 및 금전적 자원에 비중을 두고 기관경영을 하기보다는 전문성이 높은 박사급 인력 즉, 인적자원에 비중을 두고 기관경영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적자원 중심의 기관경영인 인재경영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인재경영은 기관경영에 있어 물적, 금적적, 인적자원 등 여러 자원 중 인적자원을 중시하는 경영을 이른다. 이는 우수인재를 발굴하고 선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잘 관리하고 육성해 좋은 인재로 만들어 기관발전에 기여하게 하는가의 의미다.

효율적인 인재 경영을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가 요구된다. 인프라, 시스템, 제도 구축 등 Hardware적 요소와 기관장의 강력한 실천의지와 지원,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 등 Software적 요소들이 인재경영을 위해 구축되야할 중요한 구성요소다.

현재 국내·외의 대표적인 사례로 S전자를 들 수 있으나 문헌 등을 살펴보면 아주 오래전부터 인재경영에 대한 우수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바로 세종대왕의 인재경영이다. 세종대왕은 고려가 망하고 새로운 조선이 건국 된지 26년 만에 4대 국왕으로 즉위했다.

세종대왕은 제대로 된 정치를 행하기 위해서는 그 무엇보다도 인재를 얻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고 집현전을 설치했다. 집현전은 국가의 인재가 모인 대표적인 인재양성 기관으로 하나의 행정기관이자 국가정책자문기관이면서 세종대왕의 싱크탱크역할을 수행하였다.

집현전을 거쳐 간 전체 학자 99명 가운데 20%이상이 조선조 과학기술사에 이름을 남긴 것으로 보아 과학기술의 발전을 선도하였음을 알 수 있다. 집현전 학자 중 과학기술분야의 대표적인 인물인 장영실은 신분을 초월한 능력주의에 근거한 발탁인사의 전형적인 사례다.

그는 중국 유학 중 이슬람 과학기술을 도입하여 자격루와 옥루, 측우기, 앙구일구, 대·소간의를 발명하는 등 조선시대의 과학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대다수의 집현전 학자들의 삶은 개인의 의지(관직으로 전환)와 꼭 부합되지는 않았다.

집현전에 들어오게 되면 오랜 시간 다른 관서로 옮기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여 세종 자신을 보좌하는 두뇌집단으로 남아 학문 연구와 정책 보좌에 전념하기를 원하였다. 그리하여 집현전 학자들에게는 다양한 특권과 특별관리를 실시하였는데, 대표적인 특권이 바로 사가독서(賜暇讀書)이다.

이는 10년 이상 장기근무에 따른 불만을 달래기 위해 특별휴가(유급휴가제도)를 주어 별도로 공부하게 하는 특전을 베푸는 것으로 오늘날 대학교수의 안식년제도, 정부출연(연)의 연구연가제도와 유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세종대왕의 인재경영은 인재발굴 측면에 있어 출신성분을 중시하는 유교국가임에도 신분을 초월한 능력위주의 인재발굴(관노출신의 장영실, 노비신분의 어머니를 둔 황희)과 엄격한 인재검증시스템을 운영하였다.

또한 인재육성을 위해 제도의 정비(집현전 및 경연을 통한 관리들의 부단한 연찬 실시, 사가독서제도로 지적 충전 유도와 경력개발·관리)와 벤치마킹(인재들의 중국유학을 통한 기술과 학문 습득, 중국을 통한 서적 수입)을 실시하였다.

이처럼 조선시대 세종대왕의 인재경영에서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볼 수 있다. 우선, 확고한 구심점 형성과 집현전 같은 전문교육기관의 생성과 활동을 들 수 있다. 세종대왕은 강력한 리더십(구심점)으로 집현전을 만들어 국가에 필요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해 역사에 길이 남을 위업을 달성하였다.

또 세종대왕은 인재경영을 위해 사가독서 제도, 경력개발·관리제도(오랜 시간 다른 관서로 옮기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여 학문 연구와 정책 보좌에 전념) 등 Hardware적 요소에 강력한 리더십 및 실행력 등 Software적 요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소기의 목적과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물론 현재 정부출연연에서도 유사한 연구연가제도나 경력개발제도, 의무학습시간이수제도, 교육훈련체계 등 Hardware적 요소가 존재하나 출연연별 차이가 많고 부족하며, 유명무실하게 운영하는 등 Software적 요소가 미흡하여 상당부분 가동되지 않고 있다.

과거 사례에서 보았듯이 국가과학기술인력의 인재경영을 위해서는 Hardware적 요소가 선행돼야 하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Software적 요소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가 병행되었을 때 궁극적으로 목적했던 국가과학기술발전과 연구성과 창출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하고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됐다. 새 정부는 과학기술을 통한 창조산업 육성을 정부정책의 중심에 놓았다. 국가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구심점이 확보된 셈이다. 더불어 세종대왕이 집현전을 만들어 활용했듯이 박근혜정부도 전문교육기관을 활용해 과학기술인력 양성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

윤현진 박사
윤현진 박사
인적자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윤현진 박사는 윤현진의 R&D인력 HRD를 통해 국가 R&D기관에서 요구되는 인적자원개발(HRD) 활동을 출연연 중심으로 유익한 정보와 함께 소개해 줄 예정입니다.

윤현진 박사는 연구개발인력교육원(KIRD)에서 연구위원으로 근무중이며 출연연과 R&D공공기관을 대상으로 HRD컨설팅 및 자문, 교육기획 및 과정개발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습니다.

인적자원개발 분야에 있어 경험이 풍부한 윤박사는 국가품질상 CoP부문 심사위원과 인적자원개발 우수기관(Best HRD) 인증 심사위원 등 전문가로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특히 다수의 출연연 및 R&D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교육훈련체계 및 경력개발체계, e-HRD시스템 구축 컨설팅 등 국가R&D기관의 인재육성을 위해 많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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