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시골학생에서 국내 최고경영자 된 손욱 서울대 교수
"공학도가 21세기 주인공…합리성·전문성에 포용성 갖춰야"

"이건희의 말을 해석할 수 있는 사람." 경제경영 분야 논픽션 작가인 홍하상의 '세계를 움직이는 삼성의 스타CEO'라는 책에 적힌 손욱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빙교수에 대한 수식이다.

말이 없는 편으로 유명한 이건희 회장은 말을 해도 핵심만 꿰뚫는 본체만 던지는데 손욱 교수만이 삼성 재직시절 이건희 회장의 화두 한마디를 논리적이고 현실적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삼성이 배출한 스타CEO 중에는 엔지니어 출신이 많다. 이들은 대체로 반도체·가전 등 전문분야에서 이뤄낸 뛰어난 연구개발 성과를 바탕으로 기술경영을 이뤄냈다. 하지만 손욱 교수는 엔지니어들 중 유일하게 ‘기획통’으로 통했다. 1967년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비료공업(현 삼성정밀화학)에 입사하며 삼성과 인연을 맺은 손 교수는 12년간 엔지니어로서 근무했다. 이후 1979년 삼성전자 기획조정실 부장을 시작으로 기획 쪽 일을 맡게 됐고 전략기획실장 등을 거치며 특유의 기획력을 인정받아 두각을 나타냈다.

삼성전관(현 삼성SDI) 대표이사 시절 '접붙이기 경영'과 삼성종합기술원 원장시 주창한 '4세대 연구혁신' 등이 대표작이며, 6시그마 최고 전문가로서 '한국의 잭 웰치', '시스템 경영의 대가'로도 불렸다. 2008년에는 농심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 식품업 CEO에 도전하기도 했으며, 2009년에는 한 경제일간지가 선정한 '한국의 경영대가(經營大家) 30인' 중 1위를 차지했다. 손욱 교수가 엔지니어 출신으로서 명실상부한 경영대가로 올라선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의 화려한 성과 이면에 있는, 땀으로 얼룩진 발자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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