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WSJ에 '독도·비빔밥' 광고하는 서경덕 교수 강연
"세계무대서 한국홍보 최첨병은 기업…世界和 이해해야"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세계 유수언론에 독도·비빔밥 같은 한국광고를 게재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19일 오전 대덕을 찾았다.

뉴욕타임즈에 게재된 비빔밥 광고
뉴욕타임즈에 게재된 비빔밥 광고
한국표준협회 주관 최고경영자조찬회에서 강연자로 나선 서 교수는 "기업인만큼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집단은 없다"며 "대전 기업들 역시 이제 한국이 아니라 세계시장을 상대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매너와 쌍방향 소통에 더 힘쓸 것"을 주문했다.

서 교수는 대학원(고려대 조경학과)을 마치고 미국에 일시체류 중이던 2005년 뉴욕타임즈에 처음으로 '독도는 한국땅'이란 자비광고를 실었다. 한일간 갈등을 우려해 정부가 조용한 외교를 표방하며 침묵하고 있던 시기에 나온 서 교수의 예상치 못한 돌발광고는 국내에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관련기사에는 6만 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고 네티즌들 사이에 서 교수를 후원하기 위한 모금운동이 자발적으로 벌어졌다. 김장훈·송혜교·최수종 하희라 부부·이외수 등 문화계 인사들도 광고비 후원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이같은 지지를 바탕으로 서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워싱턴포스트같은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언론사의 지면광고뿐만 아니라 뉴욕 타임스퀘어와 런던 피카딜리 광장의 영상광고 등 기발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홍보하고 있다. 서 교수는 이런 지속적인 캠페인을 통해 '일본해'를 공식사용하던 미국 유력매체들의 지도표기방식을 '동해-일본해' 병행기재로 변화시킨 데 이어 위안부, 아리랑의 중국측 유네스코 등재 시도 등에 대해서도 도발적인 광고를 게재하며 국제여론을 환기시키고 있다.

또 최근에는 역사뿐만 아니라 한글, 비빔밥, 막걸리 같은 한국의 문화를 전파하는 데도 적극적이다.

◆"사소한 행동 하나가 이렇게 큰 나비효과 일으킬 줄 몰라"

뉴요타임즈에 뉴욕타임즈의 동해 표기 오류를 지적하는 광고를 게재해 큰 화제가 됐다.
뉴요타임즈에 뉴욕타임즈의 동해 표기 오류를 지적하는 광고를 게재해 큰 화제가 됐다.
서 교수는 이날 참석자들에게 자신이 '한국홍보전문가'란 애칭을 얻게 된 게 "남들이 하지 못했던 생각을 처음 한 것,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 바로 도전에 옮겼던 실행력이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에 입학했던 93년 문민정부 시절 '세계화'라는 단어가 대두되는 것을 보고 해외 배낭여행을 시작했다. 세계화라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몸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서 교수는 "배낭여행 때 만나는 서양인들은 대개 중국인 아니면 일본인이냐고 물었다.

나름 한국이 세계적인 경제대국이라 생각했던 나는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왜 서양인들이 동양인을 만나면 중국과 일본만 떠올리고 한국은 생각하지 못하는지 원인을 찾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여행에서 돌아온 그는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외국인 배낭여행객들 사이에 방문국 배지 다는 게 유행인 것을 보고 태극기 배지를 사서 나눠주겠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가운데 대학원을 졸업한 뒤 취업을 미뤄두고 초강대국인 미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무작정 뉴욕으로 건너간 그는 다시 한번 충격을 경험했다. 전세계 사람들이 찾아오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현대미술관(MOMA)에 한국어 안내책자만 없는 것을 보고 화가 난 것이다.

서 교수는 망설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박물관 디렉터에게 전화를 걸어 항의했고, 당시의 그 터무니없던 도전이 커다란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켜 오늘에 이르고 있음을 강조했다.

몇 개월이 넘는 기다림 끝에 디렉터와 면담시간이 잡힌 그는 갓 학생신분을 벗은 여행자 신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후원을 받아오겠다며 큰소리를 쳤고 박물관 관계자들은 그런 그에게 반신반의하며 계약서를 써줬다. 서 교수는 "물론 바로 한국에 건너와 200군데가 넘는 기관, 기업을 돌아다니며 호소했지만 모두 들은 척도 안했다.

그러다 계약일을 며칠 앞두고 기적처럼 책자제작비를 후원하겠다는 기관이 생겼고 그 일이 자산이 돼 점점 더 큰 일들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만일 당시 화가 나서 바로 미술관에 전화하지 않았다면, 바로 한국에 돌아와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면 아무일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양인들은 날계란을 먹지 않는다…큰 교훈 얻어"

WSJ에 201년 게재된 한글 홍보 캠페인광고.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등의 기초한국어를 알 린 이 광고는 유명배우 톰 크루즈가 한국 방문시 신문광고를 오려서 가져오며 더 큰 유명세를 탔다.
WSJ에 201년 게재된 한글 홍보 캠페인광고.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등의 기초한국어를 알 린 이 광고는 유명배우 톰 크루즈가 한국 방문시 신문광고를 오려서 가져오며 더 큰 유명세를 탔다.
그는 "20대의 이같은 경험들은 이후 내가 모든 일에 긍정적적으로 도전할 수 있게 하는 배경이 됐다"면서 무슨 일에든 '처음'으로 표현되는 창의성과 '바로'라는 실행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 교수는 참석자들에게 "기업 역시 마찬가지"라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와 아이템으로 생각과 동시에 행동에 옮기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서 교수는 세계를 무대로 뛰는 기업이 되기 위해 필요한 덕목으로 상대방의 문화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글로벌 에티켓을 꼽았다.

그는 "수많은 강연을 다니며 느낀 바 기업인만큼 애국심이 큰 집단은 보지 못했다"며 "이제 세계화의 의미가 단순한 해외진출이 아니라 세계와 화합하는 세계화(世界和)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는 글로벌 매너를 지켜달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뉴욕에 비빔밥을 광고할 때 한 유명 셰프가 전화를 걸어와 서구인들은 날계란을 잘 먹지 않는다고 도움말을 준 적이 있다. 그래서 다음 광고부터는 날계란 대신 계란프라이를 얹고 있다"면서 "해외진출을 위해서는 상대나라의 문화를 먼저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한국인들은 유난히 외국인에게 한식 대접하기를 좋아하는 편"이라며 "우리 문화를 강권하기보다 먼 여행길에 지친 바이어에게 따뜻한 현지음식을 준비해주는 세심한 마음씀씀이 같은 것이 바로 지금 해외진출을 꾀하는 기업인 여러분에게 필요한 세계화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어 "여러분들이 만드는 상품의 가치를 글로벌시장에서 공유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역시 쌍방향통행이다. 대상국가의 문화와 거래기업의 문화를 먼저 존중할 때 그들 역시 우리 고유의 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더 큰 기업이 돼 한국을 세계에 홍보하는 첨병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2013 HelloDD.com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