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북파워독후감대회 본선 열띤 경합 속 진행
청소년 100여명 책소감 발표…시상식 19일 개최

토요일 오전 9시무렵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독후감 경연 본선대회 진출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비가 올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를 입증이라도 하듯 하늘은 잔뜩 흐려있고 날씨는 후덥지근했지만 학생들의 표정에는 서늘한 긴장감마저 돌았다. 

부모의 손을 꼭 잡고 놓지 못하는 초등학생들은 준비한 독후감 원고를 보며 막바지 연습에 여념이 없다. 고등학생과 대학생팀은 지난해에 참가했던 학생들이 만났는지 서로 인사도 나누는 등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속에서 마지막 점검을 했다.

대전지역 어린이·청소년 인재양성을 위한 제3회 북파워 프로젝트 독후감 경연 본선대회(이하 독후감 발표대회)가 14일 오전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서 열렸다.

이번 독후감 발표대회는 오전 10시부터 초등학생 9개팀(1팀이 오지 않음), 중학생 10개팀, 고등학생 7개팀, 대학생 5개팀이 각각 마련된 룸에서 제비뽑기로 순서를 정하고 그에 따라 발표를 했다. 학생들의 독후감 발표 시간은 5분으로 종료 1분전 타종을 통해 시간을 알렸으며, 1분 초과 또는 미달 시에는 1점씩 감점됐다.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학생들은 열띤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기량을 뽐냈고, 이를 지켜보는 부모들은 행여 실수라도 할까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면서도 연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초등부에서는 양효이 대덕초 5학년 학생이 '누구나 세상의 중심이다'를 주제로 맨 처음 발표자로 나서 긴장한 듯 했으나 준비한 대로 또박또박 발표를 마쳐 학부모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김민태 버드내초 6학년 학생은 '그림자 아이들'를 주제로 마지막에 발표했지만 시종일관 진지하고 의젓함을 잃지 않으며 발표를 하면서 최우수상의 영예를 차지했다.

다섯번째 발표한 권서영 샘머리초 5학년 학생은 '깡통소년'을 주제로 과학기술의 발달속에서도 생명의 고귀함과 생명윤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어른스러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가장 많은 학생이 참가한 중등부는 본선이 시작하기 전부터 참가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열의와 기대감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다. 

제비뽑기 순서에 따라 첫번째로 발표를 시작한 강다원 충남여중 3학년 학생은 떨리는 기색 없이 당찬 목소리로 발표를 시작해 다음 순서를 기다리는 참가자들을 더욱 긴장하게 만들기도 했다. 

방송진행자가 꿈이라는 권문경 버드내중 3학년 학생은 정확한 발음과 깔끔한 시선처리로 심사위원은 물론이고 그 자리에 함께 한 참가자와 학부모의 부러움을 샀다. 

중등부에 참가한 남학생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발표를 한 오기현 성덕중 3학년 학생은 단상을 벗어나 심사위원들 앞에 서서 자연스런 제스처와 당당한 말투로 자아의 꿈을 실현하겠다며 '연금술사'를 읽은 느낀 점을 말했다. 

오기현 학생에 이어서 나선 장보문 성덕중 3학년 학생은 지난해에도 참가해 입상한 학생답게 뛰어난 발표실력을 자랑했다. 단상이 아닌 심사위원석 앞에서 발표를 시작한 장보문 학생은 자신감있는 표정과 말투로 좌중을 압도했고 발표 후 많은 박수를 받았다. 

가장 많은 팀이 참가했으며 학생들의 열의 또한 남달랐던 중등부는 수상자를 가리기 위한 심사위원들의 심사숙고로 수상자 발표가 가장 늦게 이뤄지기도 했다. 

고등부에서 금상을 받은 염지혜 충남여고 3학년 학생은 엄마와 자신의 어려웠던 관계를 해결했던 과정을 '착한 딸 콤플렉스' 책 내용과 연계해 발표,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다. 입상자 발표 후 염 양은 "있는 그대로 나를 인정해준 엄마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김은총 한밭고 1학년 학생은 고교 입학 후 처음 치른 모의고사 성적에 절망하고 있을 때 엄마의 추천으로 읽게 됐다며 '나는 매일 진화한다'라는 책을 읽고 쓴 독후감을 발표했다. 

총 다섯 팀이 참가한 대학부 본선에서 첫번째로 발표를 맡은 김성준 한밭대 학생은 지난해에도 참가했던 학생답게 차분하게 발표했으며 이어 박규린 한남대 학생과 김다혜 혜천대 학생은 자신들의 경험을 토대로 독후감 발표를 이어나갔다. 

학생들은 발표를 마친 후 KINS측에서 마련한 점심식사를 하며 심사 발표를 기다렸고 심사위원들은 발표자 평가 점수 중 최고점수와 최하위 점수를 뺀 나머지 점수를 합산해 심사평과 함께 순위를 결정했다.

초등부 심사를 맡은 이길례 교사는 "어린 학생들인데도 정말 열심히 해줬다"면서 "책을 읽고 정리하고 내 생각을 발표하게되면 꿈을 이루는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집에 돌아가서도 꼭 실천해 주길 바란다"고 심사평과 함께 말했다.

중등부 심사위원장은 "이번 기회가 학생 여러분의 인생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특별한 계기됐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다양한 책을 많이 읽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등부 심사를 맡은 교사는 학생들에게 인문서적을 읽을 것을 제안했다. 그는 "고등학생들이라 모의고사, 기말고사 등 시간이 없는 가운데에도 준비를 잘했다"면서 "하지만 책 읽기가 쉬운책으로 쏠림이 있다. 고전 중심의 무게가 있는 책을 읽어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대학부 심사를 맡은 권흥순 대전MBC 본부장은 대학생들의 참여가 적은 데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이번 대회 참가 학생들에게 "이번 대회 참가로 많은 걸 배웠으리라 본다. 하지만 더 많이 배워야 한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독후감의 기본은 자신이 어떤 책을 읽었는지 책을 소개하는 것이다"며 완성도 있는 독후감 작성 요령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번 독후감 발표에 대한 수상자는 내용(40), 표현력(30), 태도(20), 반응(10) 점수를 합산해 다득점 순으로 결정됐다. 학교급별로 최우수상 1명, 우수상 1명, 장려상 2명, 특별상 2명씩이 선정됐다. 이중 해외 나들이는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받은 학생만 가게 된다. 수상자에 대한 시상은 오는 19일 이뤄질 예정이다.

다음은 수상자 명단이다.
초등부 수상자는 최우수상 김민태(버드내초6), 우수상 김주은(성룡초5), 장려상 정혜원(한밭초6), 노세희(샘머리초5), 특별상 이재욱(대덕초6), 양효이(대덕초5)학생이 선정됐으며, 중등부 수상자는 최우수상 장보문(성덕중3), 우수상 오기현(성덕중3), 장려상 김찬희(삼천중1), 이시진(외삼중1), 특별상 권문경(버드내중3), 강다원(충남여중3) 학생이 선정됐다. 

고등부 수상자는 최우수상 염지혜(충남여고3), 우수상 조희지(둔원고2), 장려상 노재준(중앙고3), 김은총(한밭고1), 특별상 김연주(용산고1), 김동환(명석고2) 학생이며 대학부는 최우수상 수상자 없이 우수상에 김성준(한밭대), 장려상 박규린(한남대), 김다혜(혜천대), 특별상 배우리(우송대), 김선아(혜천대) 학생이 선정됐다. 
 

▲초등부 참가 학생들이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참가하는 학생만큼이나 함께 온 엄마들의
열의도 대단했다.
ⓒ2012 HelloDD.com

▲중·고등부를 비롯해 대학부 학생들은 발표를 준비하는 모습에서도 진지함이 묻어났다. ⓒ2012 HelloDD.com

▲대학부 참가자 역시 떨리기는 마찬가지. 준비해 온 발표문을 보고 또 보고 있다. ⓒ2012 HelloDD.com

▲중등부 최우수상을 차지한 장보문(성덕중3)학생. 독후감 내용은 물론이고 자신감있는
발표에 많은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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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참가자들의 발표를 보고 들으며 자신의 발표를 되돌아보기도 하고, 또 앞으로의
발표에 대해 생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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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발표시간 5분을 미리 알려주는 역할을 했던 타임벨. ⓒ2012 HelloDD.com

▲초등부 발표장에는 자녀의 발표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엄마, 아빠가 총출동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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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문별 5명의 심사위원들은 학생들의 발표내용과 태도, 표현력에 중점을 두고
심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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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부 최우수상이 발표되자 염지혜 학생의 동생이 누나의 목을 꼭 끌어안았다.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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