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사과정 학사제도 주요 변화 알려…발송 의도에 대해 의견 분분

서남표 KAIST(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이 지난 달 21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학내 학사과정과 학사제도에 대한 주요 변화를 상세히 적은 편지를 발송한 가운데, 이에 대한 서 총장과 학교 측의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서 총장은 지난 달 21일 전체 학부모에게 '우리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님께'라는 제목으로 편지를 보냈다. 서 총장은 편지 서두에 "학교는 더 나은 학업과 생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사랑하는 자녀가 성공하기를 원하는 학부모님처럼 학교도 우리 학생들이 자랑스러운 사회의 인재로 성장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전하며 학교의 변화 4가지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서 총장이 언급한 학사과정과 학사제도의 4가지 주요 변화는 ▲등록금과 장학제도 개선 ▲건강한 학업환경 조성위한 정신건강 케어시스템 강화 ▲새내기 프로그램의 변화 ▲학생친화형 체제로 변화한 교육과정 등이다. 서 총장은 이와 관련 학교가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전면에 부각하고 나섰다.

그는 "학생처를 학생지원본부로 확대·개편한 것도 학교 측의 노력의 증거"라며 "앞으로도 학생들이 타인을 배려하며 전문능력을 발휘하는 품위있는 인재로 성장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서 총장의 갑작스러운 학부모 대상 편지 발송에 대해 학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다.

KAIST 학내 게시판에는 서 총장의 편지 내용을 반박하는 글도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KAIST 한 학생은 "편지를 보낸 의도를 모르겠다. 등록금과 장학제도 개선은 언론의 뭇매를 맞고 나서 개선된 제도인데, 마치 서 총장의 업적인양 적어 놓았다"며 "초기 학사등록금이 최고 700만원이었던 것도 서 총장이었으며, 300만원으로 줄어든 것은 많은 학우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건강한 학업 환경 조성을 위해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정신적으로 좋아진 부분은 없는 것 같다"며 "기숙사 확대 역시 그냥 겉보기식일 뿐, 기숙사 수용인원보다 재학생 수가 훨씬 넘어 기숙사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고 비판했다.

KAIST 한 교수는 "학교 상황이 안정됐더라면 일반적인 편지로 볼 수 있을 텐데, 지금은 정황 상 다른 의도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며 "자신의 업적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비쳐지고 있는데, 이 역시도 오해없이 객관적인 시점에서 볼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헬로디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