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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간 우주발사체 담당과장 12번이나 교체"

국과위, '한국형 발사체 앞으로 가야할 길' 100분 토론
"정부도 전문성 갖춰야"…국방안보 측면 기술개발 강조


"일본, 중국, 북한 등이 대부분 발사체 기술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군사적 위협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전략적인 국가안보측면에서 우주기술은 필요하다."(장영근 항공대 교수)

"핑퐁외교가 결정적으로 시작된 것은 정찰위성 사진 덕분이었다. 우주기술은 외교에 있어서도 필요한 부분이다."(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우주기술을 잘못하고 있다면 방향을 과감히 바꿀 수 있도록 정부가 감시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정부도 우주기술에 전문성을 갖고 있어야한다"(박성동 쎄트렉아이 대표)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우주발사체 담당과장이 12번 바뀌었다. 그 중 7명은 1년도 못 채웠다."(이영완 조선일보 기자)

국가과학기술위원회(위원장 김도연)는 지난 20일 한양대학교에서 '한국형발사체, 앞으로 가야할 길은?'을 주제로 100분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곽재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을 좌장으로 ▲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성동 쎄트렉아이 대표이사 ▲이영완 조선일보 기자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 기계공학부 교수 ▲조황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부원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이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에 대부분 산학연 관계자들이 동의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지만 우주기술에 있어서는 턱없이 뒤쳐지고 있는 만큼 투자가 절실하며, 국방안보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 "한국형발사체, 국가적 안보위해 필요"

'한국형발사체 개발, 당위성은 무엇인가'로 진행된 첫 번째 토론에서는 안보를 위해 한국형발사체 개발이 꼭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영완 기자는 "이 사업이 시작된 것은 과학자들의 지적욕구도 있었겠지만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성향이 강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90년대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쏘면서 우리나라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대포동 쇼크) 이에 정부는 기존에 연구자들이 세워놨던 우주개발 계획을 무리하게 앞당겨 진행하는 등 우리가 가진 수단과 역량과 상관없이 우주개발을 시작했다.

그는 이와 같이 정치적으로 과학기술이 시작된 것을 비판하면서도 "우주기술은 우주의 신비를 연구하는 목적도 있겠지만 위급한 상황에서는 우리를 보호하는 무기가 될 수 있고 기업들은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며 "국가 R&D 수준과 과학자들의 역량이 높아진 지금 우주발사체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경민 교수 역시 "우주기술이 국방 안보문제와 무관하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핑퐁외교를 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이 결정적으로 외교를 시작하게 된 것은 정찰위성 사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소련과 중국이 전쟁 중이던 당시, 안개 낀 새벽에 중국군이 크게 몰살당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소련의 인공위성이 중국을 감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큰 충격을 받은 중국이 미국이 내 걸은 '정찰위성 사진 제공'에 크게 반응하며 외교를 성공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어 김 교수는 "선진국이 되는 길목에 넘어서야 할 거대과학은 '원자력'과 '항공우주'로 긴 안목에서 볼 때 우주 쪽 역량이 있어야 한다"며 "예산과 국민수준, 국제위상이 높아진 지금 선진국이 되기 위한 배경으로 우주개발의 당위성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영근 교수도 "일본, 중국, 북한 등이 대부분 발사체 기술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군사적 위협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며 "전략적인 국가안보측면에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개발 측면에서 장 교수는 "인공위성을 만들더라도 발사체라는 수송수단이 있어야한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인공위성기술과 발사체 기술을 가지고 있어 원하는 시간과 시기에 발사가 가능하다"면서 두 기술이 함께 개발되고 발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황희 부원장은 외교적인 측면에서도 우주기술은 꼭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중국이 혼자 우주기술을 하고는 있으나 앞으로는 자국 혼자 하기 어려워 질 것"이라며 "우주기술을 갖고 있는 국가들이 함께 모여 기술을 연구하게 될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도 기술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12년간 우주발사체 담당과장 12번 바뀌어…정부도 전문성 가져야"

이어진 토론에서는 '우주발사체 개발은 수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장영근 교수는 "우주개발사업은 국가안보와 연계되다보니 대부분 최고 수장의 관심과 의지에 따라 진척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정치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박성동 대표 역시 "98년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만찬을 가진 적이 있었는데 김 전대통령이 나에게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 우주개발이 잘될까'라고 질문을 했다. 그 때 '대통령님 하시기 나름이라고 말했다'"며 "한 나라의 수장의 의지가 없으면 우주 개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라고 장 교수의 말에 동의했다. 단 그는 수장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씨앗을 뿌리고 거두는 것에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제발 임기 동안 뭘 이루려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황희 부원장은 "일본이나 러시아, 독일 등은 우주개발 강력한 리더가 있었다"며 "일례로 일본의 경우 언론플레이를 통해 우주개발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모았으며 이에 정부도 반응해 구체적으로 프로젝트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반면 우리는 발사체개발 리더를 초창기에 잘 설정하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영완 기자는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우주발사체 담당과장은 12번 바뀌었다. 그 중 7명은 1년도 못 채웠다"면서 "이렇게 감시할 공무원들이 전문성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독립적인 우주청을 만들자고 다들 이야기한다. 그 안에 전문성을 가진 공무원들과 장기적 지원을 받는 연구원들을 모아 발사체를 개발해야한다"면서 "한국형발사체의 시험발사는 총 2회로 지정돼 있는데 어느 나라가 시험발사를 2회하는가. 10회는 할 수 있도록 예산지원도 더 늘어나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 우주기술 성공하려면 '기업' 참여시켜야

앞으로 한국형발사체 개발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산업체 활용'과 '인재 확보' 등이 중요하다고 거론됐다.

김경민 교수는 "기업은 비지니스모델이 없으면 일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주개발을 위해 기업이 어느 정도 국가에 봉사하는 정신을 가져야 할 것"이라며 "처음부터 이익을 얻기는 힘들지만 우리나라가 얼마나 역량을 결집시키느냐가 앞으로의 우주개발 방향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황희 부원장 역시 "발사체와 실용위성은 향후 기업이 전담해야 바람직하다"면서 "그 경우를 대비해 공공연구소는 무엇을 할지 고민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장영근 교수는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만 우주사업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성동 대표 역시 "우주개발을 잘못하고 있다면 방향을 과감히 바꿀 수 있도록 정부가 감시해야한다"며 장 교수의 말에 동의했다. 이어 "과거의 잘못돤 점은 수면위로 올려서 냉철히 비판해야한다"면서 "특히 미래를 바라보고 목표와 목적을 다시 생각해야할 것이다. 개발전략적 방법에 있어서 현재 우리가 보유한 기술수준과 인력, 예산 규모를 파악해 우리에게 적합한 부분을 고찰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김도연 위원장과 임기철 상임위원이 토론회에 참석했다. ⓒ2012 HelloDD.com
▲토론자들은 모두 한국형발사체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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