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I, 한-스웨덴 이노베이션&비즈니스 포럼 개최
양국 산․학 관계자들, 혁신 과제와 방안 공유

‘스웨덴은 어떻게 복지와 국가경쟁력을 동시에 달성했을까?’
‘한국은 어떻게 한국전쟁 이후 반세기 만에 285배의 경제성장을 이뤄냈을까?’

유럽과 아시아의 대표적인 혁신국가가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STEPI(과학기술정책연구원․원장 송종국)는 주한스웨덴대사관, 스웨덴과학혁신청(VINNOVA), 스웨덴혁신원(Growth Analysis), 스웨덴무역대표부와 함께 31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한국-스웨덴 이노베이션&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칼 구스타프 16세(Carl XVI Gustaf) 스웨덴 국왕의 한국 방문을 기념해 양국의 정부, 재계 및 학계의 유대관계를 강화하고, 양국의 정책 전문가들이 혁신 과제와 기회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에서는 양국의 국가혁신전략을 비교하고, 혁신을 통한 경제성장, 복지 증진, 사회 지속성 확보를 위한 정책적 경험들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차관은 환영사에서 “과거 양국은 주목받지 못하는 농업 국가였으나 GDP(국내총생산) 대비 3% 이상을 과학기술 개발에 투자하는 혁신을 통해 지금의 발전을 이루어냈다”며 “한국은 앞으로 지금까지의 스피드(speed)에 스마트(smart)까지 더해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구스타프 국왕은 축사에서 “앞으로는 기업가 정신이 있고, 기업이 강한 나라가 영구적 경쟁력을 갖게 된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이 있어야만 사회발전이 가능하고 후세가 잘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양국 모두 고령화 사회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고령화가 복지시스템에 부담이 될 순 있지만, 동시에 젊은이들에게 경험을 전수할 수 있는 동인이 되기도 한다”며 “복잡성이 높은 사회를 위해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한 만큼 대학의 창의력, 젊은이의 혁신, 신생기업의 성장을 위한 방법을 같이 이야기 해보자”고 말했다.

스웨덴은 인구는 적지만 각종 경쟁력 및 이노베이션 지표는 세계 최상위권이다.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가 EU(유럽연합) 국가들 중 가장 높은 편에 속하며, 볼보(VOLVO), 에릭슨(Ericsson) 등 많은 자금을 대규모 연구개발에 투입하는 다국적 기업이 있다. 또 1인당 과학논문 수로 보면 스웨덴은 세계에서 가장 큰 과학지식 생산국이다.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국가로 널리 알려진 스웨덴은 복지국가체제와 국가경쟁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 과학기술 발전을 택하고 있다. 스웨덴은 기업의 연구개발비가 70%를 상회하며, 기초연구는 대학에서 담당하고 정부연구기관은 소수를 차지하는 등 국내 연구 환경이나 구조와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작은 국토면적, 적은 인구, 과거 농업 국가에서 과학기술 중심 국가로 변화한 역사 등에서 우리나라와 유사점이 많다.

◆ “개발된 기술의 가치에 대한 자부심이 혁신 비결”

포럼에서는 양국 대표 기업의 CTO와 학계 리더, 첨단 기술 벤처 대표들 등이 성공 비결과 혁신을 이끌어내는 방안 등에 대해 발제했다. 

스테판 노르마르크(Staffan Normark) 스웨덴왕립과학아카데미(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사무차관(permanent secretary)은 “기초연구 중에 이루어지는 예상치 못한 자유로운 발견이야 말로 파격적인 혁신의 비결”이라며 “이는 과학과 응용을 연결시키는 상향식 기초연구를 통해 창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혁신이 언제 어디서 만들어지는 정해진 법칙은 없지만 특허창출은 지식 집중 지역에서 발견된다”며 “유능한 과학자들로 무장한 지역에 대한 집중적 지원이 최대의 희망”이라고 역설했다.

김용민 POSTECH 총장은 “연구중심 대학의 최고 과제는 뛰어난 학생들의 가슴에 배움과 혁신의 불을 일으켜서 키워야 하는 것”이라며 “또한 우수 연구자들은 위험(risk)을 감수하고 주류에 역행해 혁신을 통해 시장에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은 기초와 공학에 집중해야겠지만 교수와 연구자들은 마케팅 능력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순 한국CTO클럽 회장(현대차그룹 전 부회장)은 한국의 빠른 경제성장의 비결로 ‘창의력, 종합적 사고, 모험적 기질’ 등 세 가지 한국인만의 DNA를 꼽으며 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를 창업해서 발전시킨 사례를 들었다. 그는 “한국은 이제 첨단산업의 세계적 리더로서 세계 경제에 기여하고 인류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얀 카르손(Jan Carlsson) 오토리브(Autoliv) CEO는 “현재 오토리브의 생산량과 점유율은 전 세계에서 만들어지는 전체 자동차에 평균 1대당 2개의 안전벨트와 1개의 에어백이 들어가는 수준”이라며 “하지만 오토리브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교통사고가 났을 때 운전자를 보호하는 것에서 나아가 보행자를 보호하고, 교통사고가 나지 않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오토리브는 자동차 앞쪽에는 보행자에어백을 넣고, 음주운전을 하지 못하도록 운전대 중앙에 음주감지장치를 장착하고, 야간 운전시 보행자와 야생동물 등 장애물을 감지해 앞 유리에 이미지로 표시되도록 하는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는 “인류의 인명을 구하고 사회 보건 비용을 줄이는 등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혁신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포럼을 마친 스웨덴 국왕 내외는 다음날인 6월 1일에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장을 방문해 한국관과 유엔관, 스웨덴관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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