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총동문회 신년교례회서 축하공연
"나는 KAIST가 세계 1위 대학 되는 것을 늘 꿈꾼다"

지난 1월 14일 서울 메리어트호텔에서 열린 KAIST총동문회 신년교례회에서 가수 김장훈 씨의 발언이 화제다. 아래는 발언의 전문.
먼저 인사 드리겠습니다. KAIST 홍보대사이며 명예동문 김장훈입니다. 저는 KAIST 행사 있을 때마다 찾아가 "가수는 김장훈 밖에 없냐"는 소리를 듣습니다. 공학부 교수님들 밥 먹는 자리에도 가고, 교수님들 강연회 있을 때도 제가 가서 노래하고, KAIST 포럼 있을 때도 제가 제주도 가서 노래하고. 너무 많이... 오준호 교수님 상 탈 때도 제가 가서 꽃다발 드리고 그래서... "KAIST는 김장훈 말고 걸 그룹을 좀 불러라"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꼭 오고 싶었습니다. 와서 드릴 말씀도 있었고. 감히 명예동문으로서 따뜻한 격려, 응원의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가수인데... 가수가 이번에 제 돈으로 CES에 갔다 왔습니다. 그리고 먼저 뉴욕에 가서 애플 및 가전시장을 돌아보고, 가수가요. 다음에 LA가서 백화점마다 돌아다니며 전자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고, 훑어보고. 그러고 CES에 가서 두 가지를 느꼈습니다.

느낀 점은...하나는 자랑스러움. 올해는 정말 (우리나라 업체들과 타국의) 격차가 벌어지며 그 (세계 가전업계의) 전쟁 속에서 대한민국 기업이 세계를 호령하는 모습에 정말로 감동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제가 정말 가고자 했던 곳은 한국관이었습니다. 중소기업관. 그런데 너무 멀리 있었어요. 호텔에서 한국관이 정말 멀었는데 꼭 가고 싶어서 거기를 갔습니다. 중소기업관에 갔더니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요. 그래서 혼자 20군데를 사진 찍어드리며 격려했습니다. 아, 뭔가 좀 나라에서도 기술이라는 것과, 이... 중소기업들이잖아요. 과학과 기술에 대해서 좀더 애정을 가져야 하지 않나... 제가 마음이 굉장히 서글퍼서... 하지만 오늘 오면서 마음이 굉장히 든든했습니다.

여러분들 만나러 오면서. 나는 동문 여러분보다 KAIST에 대해 더 잘 알 거에요. 매일 아침 신문에서 경제, IT, 과학기술면을 보면서, KAIST에서 무언가를 개발했다고 그러면... 최근에 예종철 교수님팀이 신호간 간섭문제를, 30년 난제를 해결한 걸로 알고 있고, 최근에 LTE. SK텔레콤, KT, LG 이 3곳 다 실세가 KAIST 동문이 장악해서 LTE를 끌어가고 있고, 박지호 교수팀이 세포내시경을 개발하셨을 거에요.

굉장한 일... 제가 예전에 광고도 내고 그랬어요. "대한민국 과학자들, KAIST. 기술만이 살 길이다" 작년에 우리가 전세계 공대 순위에서 24위로 상승한 걸로 알고 있는데, 올해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해서... 정말 제 마음은 "KAIST는 단순히 KAIST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매일 제 돈 내서 홍보도 하고, KAIST 기부도 하고, 홍보대사도 하고. 무슨일이 있어도. 오늘 제가 지금 미국에서 왔습니다. 이 행사때문에. 그럴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 정말 응원을 보냅니다. 정말 똘똘 뭉쳐서 제가 살아있을 때 KAIST가 세계 1위 대학이 되는 것을 그런 꿈을 늘 꾸거든요. 반드시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리고 많은분 들께서, 우리 교수님들, 박사님들, 동문님들께서 그렇게 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응원합니다. 앞으로도 저를 필요로 한다면 KAIST에 대해서는 언제든 노개런티로, 제 돈을 들여서 오겠다. 작년에 아픔이 있을 때도 제가 먼저 총학에 전화했습니다. 안 불렀는데도, 가수가 먼저 뻘쭘하게 전화해서, "애들이 요새 심란한 것 같은데 형이 좀 가야하지 않겠니". 애들이 별로 원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왜냐면 내가 교수님들보다도 나이가 많거든요. 그래도 형이 가야되지 않겠냐... 그냥 달려갔습니다. 가서 무대로 올라가서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국가 경쟁력이다. 끝까지 잘 이겨내길 바란다." 한 마디 하고, 얘기하고 노래하고 한 잔 하고 왔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축복합니다'라는 노래를 하모니카 연주와 함께 KAIST가 세계 1위가 되길 바라며 하겠습니다.

행사 축하공연을 맡은 김장훈 씨가 노래 전 했던 발언들이 교례회에 참석한 350여명이 KAIST 동문과 KAIST 내외부 인사들을 감동시킨 것은 그가 KAIST와 우리나라 과학기술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지원하고 있었기 때문. 임형규 동문회장은 "김장훈 씨가 KAIST를 생각하는 마음이 나보다 더 나은 것 같다"며 "정말 속이 시원했고 감동도 받았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한편 행사에는 교례회를 주최한 임형규 동문회장(삼성전자 고문)을 비롯해 서남표 총장, 표삼수 KAIST 이사(KT 사장), 이재규 전 동문회장, 이상천 전 동문회장, 신성철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총장, 이남식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백만기 김&장 고문, 나경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장, 강대임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김영천 KAIST 감사 등 산·학·연을 아우르는 과학기술계 주요 인물들이 참석했다.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국제전자제품박람회) : 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이 각종 첨단 전자제품을 선보이는 가장 큰 전시회로 매년 2000여개에 달하는 업체가 참가하고, 10만명이 넘는 관련자들이 전시회를 보기 위해 모여든다. 전 세계 가전업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또한 업계의 헤게모니(hegemony)가 여실히 드러나는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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