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상공회의소 제140차 경제포럼 개최
정영식 수석연구원 "불확실성·대외충격 대응체계 구축해야"

"불확실성과 대외 충격에 대비할 수 있는 경영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대전상공회의소(회장 송인섭)는 13일 오전 7시 유성호텔 3층 킹홀에서 기업인과 기관 관계자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을 초청, 제140차 대전경제포럼을 개최했다.

정영식 연구원은 '2012년 경제전망'을 주제로 최근 유럽과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재정위기를 집중 진단하고 내년 해외 경기를 예측했다. 그는 강연에서 한국 정부와 기업이 해외 경기에 관심을 가져야 함을 강조하며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해외 선진국들의 재정 위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한국은 금융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대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며 "국내에서도 공공서비스 분야 물가가 인상되고 있어 자칫 임금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 기업과 국가경제가 어려워질수 있으므로 불확실성에 대비한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유럽과 미국의 경제위기 발생 원인은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 시 정부가 집중 지원하면서 시작됐다. 정부가 경제 쇼크에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하기보다는 우선 긴급수혈하면서 시장에 자금이 풀리게 됐고 결국 유럽 등 정부가 재정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것.

사람도 비만인 상황에서 체질개선과 운동은 하지 않고 당장 치료제 투입을 서두르면 약효가 떨어진 후 당뇨와 혈압 등 문제가 속속 불거지게 되는데 유럽과 미국의 국가재정 위기가 그와 같은 격이라는 설명이다.

▲정영식 수석연구원  ⓒ2011 HelloDD.com
정 연구원은 "특히 유럽이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정파탄국인 그리스가 질서있는 재무조정을 하던지 국가 전체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데 내부적으로 위기를 의식하지 못하고 있어 회복까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무엇보다 유럽은 여러 국가의 연합으로 해결을 위한 프로세스가 길어지고 어려움이 금융시장에 쉽게 노출되면서 위기상황이 반복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과 일본의 재정위기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의 재정위기는 유럽국가보다 오히려 나쁜편이다. 다만 미국은 기축통화 국가로 유럽보다 심각하지 않겠지만 경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은 미국보다도 수치가 더 안좋은 상황이다. 그러나 일본은 국채의 93%를 자국민이 매입하고 있어 미국보다 더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 연구원은 "일본은 고령화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세수와 세출의 갭이 커지고 있고 개인 소비도 줄어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본다. 국제신용평가기관 역시 일본의 국가 등급을 계속 낮추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쓰나미 등 지진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투자로 경제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따라서 유럽처럼 위기가 발생할 소지는 낮지만 경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 유럽 등의 경기침체로 수출이 둔화되고 물가와 임금 상승, 지방 정부의 도시개발로 중앙정부가 어려워 질 것이나 사회주의 시장경제체계라서 국가 주도의 강력한 핸들링으로 8.4%정도의 경제 성장이 예상된다는게 정 연구원의 설명이다.

정 연구원은 인도 등 신흥국의 경제도 전반적으로 둔화 될것이라고 진단하며 2012년 한국의 경제에 대해 전망했다. 한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빠른 회복세를 보였으나 2011년 하반기부터 금융위기 후유증이 표면화 됨에 따라 성장탄력이 약화되고 있어 내년 경제 성장률은 3.6%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대외 충격과 불확실성에 대비한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는게 그의 조언이다. 정 연구원은 "무엇보다 수출, 세계 경기, 원화 등 한국 경제의 3대 성장동력이 모두 약화됨에 따라 각 분야 대부분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한국은 해외 의존도가 높아 민간소비를 성장 모멘텀으로 삼아야 하나 물가 인상, 가계 부채 증가로 이 역시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와 기업은 외국 자금 이탈 등 위기 재발에 대비한 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저성장 기조하에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경영체질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인섭 회장은 강연에 앞서 인사를 통해 "세계경제가 불안하다. 대외의존도 높은 국내 경제에서 기업인들이 위기를 잘 헤쳐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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