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인 이소연 박사, "전세계가 우리나라 주목하고 있어"

"우주개발에 있어 달라진 우리나라의 위상을 확인하는 동시에 우리 우주개발 역량을 후발 국가들과 공유해야 할 책임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로는 처음으로 남아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제62회 국제우주대회(이하 IAC)'에 참가한 최기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박사와 이소연 박사는 대회 참가 성과를 이같이 정리했다.

항우연은 대회 개막 첫날인 3일과 이튿날 잇따라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만나 교육분야에 있어 양국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더욱이 이번 만남은 NASA가 먼저 요구한 것으로, 항우연은 이 자리에서 양 기관이 공동으로 우주과학 관련 경시대회를 열 것 등을 제안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얻어냈다.

나아가 경시대회 지도교사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우리의 독특한 제도에 대해서는 오히려 NASA가 배울 의향까지 보였다. NASA는 또 우주개발 연구과정에서 포맷 등을 양국이 통일할 것 등도 제안했다.

이는 미국 주도 아래 화성 유인탐사 시대를 열기 위한 로드맵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등 양국간 교류가 점차 늘어가는 상황에서 연구의 효율화를 기하기 위한 제안이라고 항우연은 해석했다.

최 박사는 "물론 NASA가 예산압박 등에서 벗어날 명분을 쌓기 위해 국제협력을 강화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우리를 파트너로 인정해주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만으로도 큰 발전"이라고 말했다.

항우연은 NASA와의 만남을 시작으로 독일,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남아공화국 등우주기관과도 잇따라 만남을 갖고 협력방안을 모색했다. 이 가운데 이번 국제우주대회 주최국인 남아공은 우리나라가 강점을 갖고 있는 소형 위성 분야의 협력을 제의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식 만남에 더해 항우연이 마련한 전시 부스에도 외국 과학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라크 위성정보 관련 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이라크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막화의 원인을 찾기 위해 아리랑2호 위성이 찍은 최근 5년치 영상을 구매할 의사를 보여 항우연은 그를 오는 12월 자연재해 모니터링 등을 주제로 대전에서 열리는 국제우주연맹 아시아지역 총회에 초대했다.

동남아 여러 국가의 과학자들도 항우연을 부스를 찾아 20년만에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낸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비법을 전수받고 싶어하는 열망을 나타냈다. 이처럼 우주개발 무대에서 우리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국제적 요구도 많아지고 있다. 이제는 한국이 후발주자들을 위한 배려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첫 우주인인 이소연 박사는 이번 대회에서 만난 세계 각국의 우주인이나 과학자들로부터 "한국도 기술전수나 후발국가와의 교류 등에 나설 때가 됐다"거나 "우주인을 배출하지 못한 나라에 우주인으로서의 경험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등 말을 수차례 들었다.

이는 이번 대회 개막식에서 베른트 포이에르바허(Berndt Feuerbacher) 국제우주연맹 회장이 "우주가 일부 부유한 나라들만의 활동무대가 아닌 만큼 전세계 모든 나라에 우주과학의 혜택이 골고루 미치기 바란다"고 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이 박사는 "아직 우리나라가 우주개발 선진국으로까지 발돋움하지는 못했지만 전세계가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에서 이소연 박사를 비롯해 5명이 논문을 발표하고 아리랑 5호와 천리안 위성의 모형 및 아리랑2호 촬영 영상, 연구성과물 등을 전시해 대한민국의 우주개발 능력을 전세계에 선보였다. <대덕연구개발특구 기자단=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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