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슈퍼엑스포 참관기...대덕밸리 자리매김할 호기, 아쉬움 남아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멧세에서 열린 '코리아슈퍼엑스포'에서 대덕밸리는 당당히 한국의 산업을 일본에 알리는 '主演' 역할을 맡았다.

지난 2000년·2001년 행사에서는 '주연'자리를 대기업이 차지했었지만 주최 측인 KOTRA는 3회째인 이번 행사에서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대표적 벤처집적단지인 대덕밸리에 과감히 '주인공' 자리를 선사했다.

KOTRA 오영교 사장이 직접 대덕밸리 기업의 참가를 권유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만큼 대덕밸리가 인정받고 있는 것이다. 사실 '코리아슈퍼엑스포' 행사에 대덕밸리가 참여하게된 것은 급작스럽다. 촉박한 일정속에 대전시와 대덕밸리벤처연합회, 전시기획을 맡은 MBC애드컴이 출품업체를 선별하고 KOTRA는 일본 바이어섭외에 나섰다.

8개 기업이 선별돼 사전준비 작업을 거쳐 지난 17일 이들은 일본길에 올라 약 일주일간의 '동거'에 들어갔다. 너무 전격적으로 급작스럽게 이뤄진 첫 '주연' 출연이었기 때문이었을까? '코리아슈퍼엑스포' 폐막까지 대덕밸리는 '주연자리를 차지한 조연'에 불과했다. 대덕밸리는 가능성은 보여줬지만 역할에 걸맞는 마인드와 여유 등의 결핍을 여실히 드러냈다.

해외 전시회에서의 홍보는 커녕 자신들이 대덕밸리 대표로 참가했다는 사실 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등 안타까운 모습들을 보였다.

가장 아쉬운점은 무려 7박8일간의 해외동거에도 불구하고 참가업체간 단 한 차례도 전체가 모여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친분을 갖는 자리를 갖지 않았다는 사실.

이미 일본진출에 성공했거나 시작한 기업도 있었고 일본진출을 꾀하는 기업도 있었다. 당연히 상호 정보교류가 이뤄졌으면 좋은 대목이었지만 선발주자도, 후발주자도 선뜻 서로의 노하우를 주고받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일본통'으로 알려진 보보스컨설팅 김근동 사장이 짬을 내 대덕밸리관을 찾아 참가업체들을 돌아본 후 함께 저녁식사를 할 자리가 마련됐지만 단 1개 업체만이 참가했다는 사실도 '과연 일본진출을 원하는 기업인가'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비록 촉박한 일정탓에 KOTRA나 대전시의 준비가 부족해 바이어의 방문은 적었지만 상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행사였음에도 그들 스스로가 '금맥'을 찾지 못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조연'에 불과한 대덕밸리에 '주연'역할이 아직은 과분한 것인지, 첫 '주연'을 맡았다는 부담감에 따른 실수인지, 아니면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좁은 성격 때문인지는 향후 대덕밸리 기업의 성패로 판명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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