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모임, 알에프세미 전주공장 방문과 좌승희 박사 특강으로 진행

지난달 29일 가을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대전상장기업협의회 회원들이 대덕연구개발지원본부 앞으로 하나 둘 모였다. 10명 남짓의 회원들이 준비된 차량에 오르자, 자동차는 전주로 향했다. 회원들은 차안에서 그동안의 근황들을 나누며 담소를 나눴다.

대상협(회장 이익우)은 이날 오후 4시 알에프세미 전주공장에서 9월 정기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은 현재 경기개발연구원장으로 재임중인 좌승희 경제학 박사의 '성공경제학-흥하는 이웃이 있어야 나도 흥한다'를 주제로한 특강과 이진효 알에프세미 대표의 회사 소개와 공장 투어, 성장 비결을 듣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이익우 회장의 소개에 이어 강연에 나선 좌승희 박사는 "대상협 모임은 오늘 이야기하려는 주제와 아주 잘 맞는다"고 서두를 열며 "한국기업들은 그동안 선진 외국기업에 무임승차하면서 대기업으로 성장해왔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베껴서 중견기업으로 올라섰다. 네크워크를 통해 서로의 좋은점을 베낄 수 있는 문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이는 흥하는 이웃이 있어야 나도 흥한다는 말과 맥락이 같다"면서 "그러나 서로 좋은 점을 베끼기만 해서는 안된다. 이를 통해 자원 배분을 달리해 창발현상(emergent behavior)을 이끌어 낼수 있어야 한다. 즉 1+1=2가 아닌 20 또는 100으로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좌 박사는 다른 기업의 좋은점을 자사에 적용하는 것을 '벤치마킹'이라는 단어보다 '베낀다'는 말로 표현했다. 더 강한 의미를 전달하고 싶어서란다. 그는 20세기 이후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는 나라가 탄생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에 의하면 영국의 기업들이 산업경제 발전의 중심이고 일본이 이 기업들을 그대로 베끼면서 일본 도약의 핵심이 됐다. 이처럼 기업들이 비선형적 인터렉션을 통해 서로 베끼기를 하고 무임승차해 가는게 보편적인 삶의 원리인데 현재 사회는 같이 흥하기보다는 앞에 가는 누군가를 주저앉히려는 논리가 팽배해 있어 선진국에 들어가지 못하고 빈곤국으로 제자리걸음을 하게 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좌 박사는 "그런 면에서 대상협의 모임 취지는 의미가 크다"며 모임의 지속발전을 기원했다. 좌 박사는 정부지원 정책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잘 하는 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앞장세워야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데 지금은 거꾸로 됐다"면서 "동기부여가 있어야 창발이 가능하다. 기업 지원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서로 발전하는 모델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연에 이어 이진효 대표의 알에프세미 회사 소개와 공장 투어로 진행됐다. 알에프세미는 1999년 말, ETRI 출신의 이진효 대표가 설립했으며 휴대폰의 마이크에 들어가는 반도체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휴대폰 성능이 업그레이드되면서 마이크도 소형으로 점점 얇아지며 작아지고 있는 추세다. 초창기에는 일본기업 산요, 도시바 등과의 경쟁으로 어려움이 있었으나 화상통신이 가능한 휴대폰이 나오면서 알에프세미가 지금은 전세계 시장의 65%를 점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기술 흐름을 감지하고 미리 감도가 높은 부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는데 때마침 휴대폰 대부분 화상통신 기능이 탑재되면서 우리회사 제품으로 시장 판도가 바뀌게 됐다"면서 "삼성, 모토로라, 노키아, 아이폰 등 전세계 휴대폰에 우리 제품이 들어간다"고 자신있는 어조로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멤스마이크로폰 자체를 준비중이다. 소자, 공정, 설계, 패키징, 장비 기술을 모두 갖추고 있어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우리 제품에 맞게 장비도 직접 개발하고 있다. 연 매출 600억원에 영업이익은 25%정도"라고 소개했다.

공장 투어시간에는 레이저 기계들이 자동으로 작업을 하는 과정을 보면서 참석자 대부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이진효 대표가 즉석에서 김정묵 한빛레이저 대표와 코웍할 부분을 협상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

이진효 대표가 마련한 만찬장에서는 박찬구 위월드 대표가 멋진 성악곡을 선사하면서 분위기가 더욱 부드러워졌다. 노래를 부른 후 박 대표는 "사업을 하면 할수록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실감한다"면서 "오랫동안 나오지 못했는데 앞으로 적극 참석하겠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다른 회원들 역시 최근 회사내 변화를 소개하며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등 친목을 돈독히 했다. 한편 9월 대상협 모임 참석자는 이익우 카엘&젬백스 회장, 이진효 알에프세미 대표, 박병선 前해빛정보 대표, 이양규 디앤티 대표, 김정묵 한빛레이저 대표, 임채환 솔라미 대표, 이상목 옵트론텍 대표, 정백운 에버테크노 대표, 박찬구 위월드 대표, 차연복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본부장, 김시원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사무국 팀장 등이다.

▲좌승희 박사(사진 가운데)가 '흥하는 이웃이 있어야 나도 흥한다'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2011 HelloDD.com

▲회원들은 알에프세미 공장 투어 후 이진효 대표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했다.  ⓒ2011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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