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학엑스포서 '우수기술 발표회' 개최…9개 기술 선정
실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화학산업 대표기술 모음집

우리나라 화학산업을 빛낸 우수기술은 무엇일까? '2011 세계 화학의 해'를 기념해 진행 중인 '세계화학엑스포'에서 '화학산업을 빛낸 우수기술 발표회'가 열렸다.

이번 발표회는 화학관련 신기술 제품 개발을 통해 산업기술혁신에 앞장 선 국내업체와 연구소의 기술개발 담당자에게 수여하는 IR52장영실상을 수상한 기업들을 초청한 자리로, 9개 기술이 선정됐다.

특히 화학기업들 중에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재기업들의 기술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점을 감안하여 실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화학산업 대표기술들로 구성, 참관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어냈다. 일반인의 관심을 끌만한 내용을 몇가지 살펴본다.

◆ 아모레 퍼시픽, 마이크로 플루이딕스를 이용한 초박막 폴리머좀 개발 기술

아모레퍼시픽이 개발한 '헤라 프리퍼펙션 세럼'의 특징은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플루딕스 기술을 적용해 피부 세포막과 유사한 초박막 폴리머솜을 개발해 적용했다는 점이다. 초박막 폴리머솜을 이용하면 피부세포 활성성분을 피부에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그만큼 세포 재생 효과와 안티에이징 효과가 우수해진다. 기존 안티에이징 제품들은 펩타이드, 성장인자 등 피부세포 활성성분을 있는 그대로 사용한다. 그 결과 활성성분이 다른 단백질과 흡착해 변성됨으로써 효과가 오래가지 않는 단점이 있다.

초박막 폴리머솜은 활성성분을 PEO 사슬 코팅을 이용해 마치 캡슐처럼 감싸 변성을 사전에 차단한다. 이렇게 안정화된 활성성분은 피부 속 세포의 활성력과 증식률을 더 오랫동안 효과적으로 높여준다.

◆ 제일모직, 친환경 뉴플랫폼 난연 소재

제일모직이 개발한 '친환경 뉴플랫폼 난연소재'는 고유동 박막 난연소재로 친환경 소재다. 제일모직은 TV와 노트북PC 등 IT기기 외장에 사용하는 소재에 모폴로지(morphologyㆍ분산 형태) 제어설계 기술을 적용해 세계 최초로 잘 타지 않는 가전기기용 외장재를 개발해 내는데 성공했다.

가전제품은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소재를 사용한다. 폴리카보네이트에 충격 보강재를 섞어 만드는 기존 난연소재에는 환경에 유해한 물질을 첨가한 반면 제일모직에서 개발한 제품은 친환경 인(P) 계열 난연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불을 붙이더라도 10초 안에 자연적으로 꺼지는 V-0급 난연성을 가지는 동시에 충격에도 잘 견딘다. 인체에 해로운 브롬계 소재나 수중 생태계에 유해한 BDP(비스페놀A-다이포스페이트) 소재를 쓰지 않아 유럽 환경청에서 인증하는 '에코라벨'도 획득했다.

이 친환경 난연소재는 제품의 유동성이 높아 같은 조건에서 성형하더라도 모양을 쉽게 만들 수 있다. 기존 난연소재는 사출 성형 시 30~33㎝ 나선형 구조를 만들지만 이 신소재를 사용하면 같은 조건에서 43~45㎝까지 더 길게 제작할 수 있다.

또한 더 복잡하거나 얇은 구조를 만들 수 있고, 같은 구조일 경우 기존 사출 성형 때의 온도보다 낮은 온도에서 더 빨리 만들 수 있다.

◆ LG화학, 리튬이차전지용 다성분계 양극재 전구체 제조기술

LG화학이 개발한 '리튬 이차전지용 다성분계 양극재 전구체'는 노트북과 휴대폰 등 IT기기와 전기자동차에 사용하는 리튬 2차전지의 핵심 원료다. LG화학은 다양한 금속성분을 조합한 새로운 원료를 만들고 기존 제품보다 기공(氣空)을 늘려 전지 성능을 극대화했다.

벌집처럼 구멍이 뚫린 기공이 많아지면 리튬에 대한 반응성이 높아진다. 2차전지는 크게 전지의 양극(+) 음극(-)에 각각 들어가는 활물질과 분리막, 전해액의 4개 부분으로 구성된다. 양극 활물질에 포함된 리튬이 음극 활물질의 탄소 사이로 들어가면 충전되고, 이 리튬이 다시 양극 활물질 쪽으로 돌아가면 방전되는 방식이다.

LG화학은 이 중 양극 활물질을 만드는 원료물질(전구체)을 개발했다. 기존 2차전지는 이 활물질을 만들 때 리튬 외에 코발트 등 한 가지 금속만 사용했지만 연구팀은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여러 가지 금속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또 활물질 내 기공을 20% 늘려 리튬과의 반응이 극대화되도록 고안했다. LG화학의 기술 개발로 기존에는 100% 수입에 의존하던 전구체를 국내 기술로 만들어내 애플리케이션별로 맞춤형 전구체를 만들 수 있게 됐으며, 대량생산도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 코오롱, 자동차용 안전시스템- 에어백개발과 최신동향

코오롱이 개발한 '자동차 측면충돌 및 전복에 대응한 인명 보호용 사이드 커튼 에어백'은 윗면과 아랫면을 꿰매는 봉제공정 없이 에어백 형상을 만들어 측면충돌 또는 차량 전복 때 내압유지율을 크게 높였다.

일반 승용차는 물론 레저용 승합차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 봉제공정이 없는 에어백은 내압유지율이 낮은 봉제형태 에어백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다. 봉제형태 사이드 커튼 에어백은 펴질 때 초기 내압이 4배가량 낮을 뿐 아니라 작동 후 압력이 급속도로 낮아져 전복 6초 후 내부 압력이 제로(0)가 된다.

통계적으로 차량이 전복될 때 평균 6초 가량 에어백이 압력 40kpa를 유지해야 보호효과가 있는데, 코오롱이 개발한 에어백은 에어백이 작동하고 6초 후 내압이 49kpa로 외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경쟁 제품의 내압 41kpa보다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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