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연 학습 마니아들, KIRD 경력개발 코스 적극 활용

# 낮 동안은 연구에 매진하고 각종 회의에 참석한다. 그 사이에 사람들은 눈코뜰새 없이 찾아댄다. 이렇게 낮 하루를 보낸 K연구원에게 밤과 주말은 더욱 정신이 없다. 대학원수업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조직의 변화에 따라 큰 그림을 그리고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그다. 각종 교육에 참석하여 새로운 경력쌓기는 필수다. 각종 교육에 참석하여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전략팀원인 그의 숙명이기도 하다.

# L연구원. 집에 가면 두 돌 된 아기와 둘째를 임신중인 아내가 기다리고 있다. 퇴근 후에는 집안 일을 도와야한다. 하지만 매일 밤 10시부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책상에 앉아 책을 본다. 몸은 피곤해도 조용하게 혼자만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이니 소중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책을 보면 하루를 보상받는 느낌이다. 아침 출근길도 그에게는 공부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기회. 그는 매일 아침 50분씩 걸어서 출근하며 어학공부를 한다. 요새는 영어 교육 프로그램들이 잘 구성되어 있어 활용하기도 편하다. 

새벽에 나와 밤에 별보며 집에 들어가도 하루가 뿌듯하다. 물론 그들이 몸담고 있는 분야도 다양하지만 끝없이 변하는 사회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익히고 미래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학습하고 자기경력을 개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대중과의 소통 또한 과학자가 지속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전공 뿐 아니라 다른 이들의 언어도 익혀야 한다는 생각이다. 

인생의 큰 그림을 설계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분단위로 쪼개 활용하는 그들을 만나봤다. 

◆ 김남규 선임연구원 (KISTI 슈퍼컴퓨팅본부 슈퍼컴퓨팅전략팀)
 

▲김남규 KISTI  슈퍼컴퓨팅전략팀 선임연구원 ⓒ2011 HelloDD.com
"조직의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끊임없이 배우고 자신의 경력을 쌓아가야 할 때다. 미래를 만들어가는 사회와 기술의 변화를 이해하고 그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조직을 좀더 크게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기술을 바탕으로 좀 더 큰 그림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어려운 과학기술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는 것도 과학자의 역할이다."

KISTI 슈퍼컴퓨팅전략팀의 김남규 선임연구원. 그는 본부 전략기획수립 및 사업 선정부터 평가까지 일련의 사업과정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즉 슈퍼컴퓨팅본부의 R&D 매니지먼트를 전반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역할이다. 다소 어렵게 들린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본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많은 사업의 진행 전반을 전략적으로 조율하는 역할이다. 또한 올해 초 국회에서 통과된 슈퍼컴 법제화와 그 후속조치에도 나름의 역할을 하고 있다. 법관련 공청회 개최를 총괄 수행 하기도하고 미국 국가경쟁력위원회 컴퓨터 분야 위원도 초청해 강연회를 여는 등 다양한 지원역할도 그의 몫이다. 

하지만 그의 전공은 법도 경영도 아니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그는 석사까지 마친 후 관련분야의 벤처회사에서 일했다. 2005년 KISTI에 입사했을 당시엔 관련 전공을 살려 개발실에 몸담았다. 

"컴퓨터를 굉장히 좋아해서 전공을 선택했지만 미래 시장의 변화나 해외 선진 기업들이 어떻게 기획을 수립하는지에 대해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개발자가 풀어내지 못하는 주변 문제들이 있었고,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했다."

다행히 그의 이런 고민에 상담 역할을 맡아주신 분이 있었다. 기술경영을 전공한 선배다. 그 선배에게 고민을 상담하며 새로운 분야를 접하게 됐다. 생각하고 고민했던 것이 자연히 생애학습을 시작한 계기가 됐다. 지속적으로 공부할지 말지 결정하기 위해 외부 강의도 듣기 시작했다. 

2009년부터는 출연연 전문교육기관인 KIRD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교육을 섭렵했다. 연구노트 작성 /연구제안서 작성 /전략적 사고 및 기획/과학기술인 법률기초/과학기술정책 /연구개발(기본) / R&D 경영(기본) /영어 학술논문 작성/과학기술 홍보(기본) 등 틈틈이 참여한 교육도 2009년부터 10여개에 달한다. 덕분에 그는 KIRD의 우수 교육생으로 꼽힌다.

보다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2010년 성균관대 기술경영 박사과정에도 입학했다. '기술정책' '성과관리', '변화관리', '기술예측' 뿐 아니라 '과학기술과 법'이라는 수업 등 다양하게 듣고 있다. 세계와 사회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전망하고 작은 조직이 큰 조직으로 성장해나가는 데 필요한 핵심역량을 발굴하고 키우기 위해서다. 같은 해 개발실에서 전략팀으로 자리를 옮겼다. 매년 연말 진행되는 조직 개편 시 자발적으로 지원을 했다. 낮에는 연구실에서 밤과 주말에는 학생으로 유니크한 그의 경력쌓기가 시작된 계기다. 

"전략팀에 있으니 기관 내외의 전반적 동향을 파악해야했다. 덕분에 타부서 워크숍이나 관련 컨퍼런스 등에도 적극적으로 참석할 수 있게 됐고 다양한 교육에도 참여할 수 있었다." 

그의 교육열정은 서서히 주변인에게 전파돼 갔다. 담당 팀장님은 보직자들이 들을만한 수업이 있으면 발굴하여 보급해보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기관개인평가에도 부서평가특성화지표로 교육이수 항목을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제도를 만들었다. 덕분에 지금은 많은 연구원들이 함께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인상깊었던 교육으로 베네소의 김진홍 대표가 진행했던 '전략적 사고 및 기획과정'을 꼽았다. 

"큰 기대없이 교육에 참석했던 선배연구원들이 교육에 참가하고 본인의 역할과 업무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며 매우 만족해하셨다. 나 자신도 개발자로서 갇혀있던 생각의 틀을 꺨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연구원내에서도 교육을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외부강사도 초청하고 자발적 학습조직 운영을 권장한다. 온라인 외국어 교육 등 오피스 교육 등도 원 차원에서 교육지원이 활발하다. 최근에는 외부교육과 부서평가 개인평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꾸준히 교육을 듣다보니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사업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달라졌다. 정책결정권자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관점에서 글을 쓰고 설명하고 사업을 이해시켜야 하며, 사회전체가 기술이 변화하고 있는 때, 기획을 수립하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조직이 작지만 미리부터 체계를 잡아가야한다. 교육을 통해 본부의 사업 전반에 대해 볼 수 있어 넓은 시야에서 발전방향을 고민하고 직접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그는 대부분의 이공계 전공자인 출연연구원들에게 이와 같은 교육을 적극 권장한다. 자신의 전공분야와 다른 관점과 마인드를 가질 수 있고 R&D 관리자로서 자질과 소양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바로 교육이며, 이와 같은 자기혁신의 열정은 팀을 이끌어나가는 에너지이기도 하다고 강조한다. 

"전반적인 사회의 추세가 변화하고 있다 . 개발자들이 개발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라 경영마인드와 지식이 필요하다. 보직자분들도 최근의 다양한 교육과정을 통해 경영 마인드를 함양시킬 수 있길 바란다. 한두 번 교육에 참석하다 보니 각각의 교육과정이 서로 연계되어 시너지를 발휘하기도 하고 최근 사회의 이슈와 트렌드를 체득할 수도 있다. 또한 교육내용은 팀내 적극 활용하기 바란다 나의 경우 기술기획과 로드맵작성 등은 강의자료를 들춰보며 업무에 직접 적용하기도 한다"

"타기관의 이론적 교육에 비해 KIRD의 교육은 실습이 많아 큰 도움이 된다. 교육내용을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고, 프로세스와 로드맵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교육 다녀오더니 달라졌다는 말을 종종 듣기도 한다. 교육자체가 레퍼런스가 될 뿐 아니라 교육내용이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으므로 같은 과정이라도 2-3년 뒤에는 다시 들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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