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30일까지 DCC·무역전시관서 진행…전시회·토론회 풍성

'우리의 삶, 우리의 미래, 화학과 함께'를 주제로 하는 '세계 화학엑스포(International Year of Chemistry 2011 World Chem EXPO)'가 28일 대전컨벤션센터와 대전무역전시관 일원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올해는 과학자였던 마리 퀴리가 노벨상을 받은지 100주년이 되는 해이면서 세계화학연합 창립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올해를 '세계 화학의 해'로 정한 UN은 젊은이들의 화학에 대한 감사와 관심, 미래에 대한 열정을 고무해야 한다는 국제적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세계 화학의 해를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에 있다. 대전무역전시관에서 열린 개막식은 염홍철 대전시장과 이상민 국회의원, 박오옥 세계화학엑스포조직위원장, 김낙중 대한화학회장, 김재현 한국화학연구원장, 김명수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회사와 테이프 커팅, 전시관 관람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염홍철 시장은 축사를 통해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녹색 화학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제고하기 위한 이번 행사가 더욱 의미가 크다"면서 "우리나라가 세계 5위의 화학강국으로서, 특히 정부 출연연구원의 70%가 모여있는 과학도시 대전에서 이 같은 행사를 개최하게 돼 더욱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이상민 국회의원은 "우리의 삶에서 화학을 빼놓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화학은 그동안 인류에 공헌을 많이 해왔다"며 "이번 엑스포를 통해 세계 화학 과학자들의 꿈과 열망이 영글길 기대한다. 과거의 지혜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꿈이 모아져 인규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발전을 거듭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현 화학연 원장은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한 화학과 화학산업의 중요성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오늘 세계화학엑스포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산학연관이 힘을 모아 화학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감동을 주는 수준높은 화학관련 행사들을 발굴하여 국민들이 화학을 사랑하고 청소년들이 화학을 배우고 싶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정책토론회부터 전시회, 그린페스티발까지 다양한 행사 가득
 

▲정책토론회가 DCC서 개최됐다. ⓒ2011 HelloDD.com

세계화학엑스포조직위원회(위원장 박오옥)가 주최하고 대한화학회(학회장 김낙중)가 주관해 열리는 이번 행사는 오는 30일까지 사흘간 계속되며 정책토론회를 비롯, 화학관련 300여개 이상의 국내외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는 전시회도 진행된다.

DCC 1층에서 열린 정책토론회는 '기후변화. 녹색성장시대! 화학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생각한다'를 큰 주제로 총 3개의 세션이 진행됐다. 세션 1에서는 '온실가스 규제와 화학산업의 대응'을 주제로 박태진 지속가능경영원장의 발표가 진행됐다.

그는 화학산업이 화석연료의 개발생산활용에 따른 원인제공자로서의 이미지를 넘어 궁극적 해결자로서의 화학산업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세션 2에서는 '화학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이상엽 KAIST 생명과학기술대학 학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온실가스규제강화 및 화석에너지 궁극적 고갈 우려에 따른 바이오 자원기반의 새로운 화학산업이 주요 화학메이저에 의해 본격 추진되고 있는 시점에서 우리의 현실을 진단하고 대응책을 모색하는 자리로 진행됐다.

세션 3은 화학산업의 이미지 제고와 사회적 책임을 주제로 한 조홍섭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의 논문 발표로 마무리됐다. 화학에 대한 일반대중의 인식제고를 위해 세계 최고 화학기업인 독일 BASF사의 사례와 우리나라 화학산업계의 노력을 비교, 평가해봄으로써 앞으로의 산업계의 대안과 범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 방안을 모색했다.

무역전시관 미래에너지관 행사장에서는 2차 전지와 바이오 연료, 연료전지, 에너지 제로 하우스 기술, 폐기물 에너지화 기술, 물 분해 수소 생산기술 등 화학이 바탕이 된 미래 에너지 기술을, 신소재관에서는 석유화학 소재, 디스플레이 소재, 인쇄전자용 소재, 미래광원용 형광세라믹 소재, 우주항공 소재 등 화학과 결합된 신소재들이 전시됐다.
 

▲그린화학페스티벌에 참석한 학생들의 모습.
화학이론에 대해 배우고 있다.
ⓒ2011 HelloDD.com

또한 대전컨벤션센터 야외 주차장에서는 일반인과 학생 방문객이 참여하는 '그린화학페스티벌'이 진행됐다. 이틀에 걸쳐 진행하는 그린화학페스티벌은 초중고 학생들과 일반인에게 화학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재미있게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대회 기간 국내 화학 관련기업들이 구직자들과 만나는 '취업박람회', '산학연 정책토론회', '화학산업을 빛낸 우수기술 발표회', 5000여 명의 국내외 화학전문가들이 참석하는 '대한화학회 제108회 추계학술발표회 및 국제학술대회' 등도 진행된다.

주요행사에서는 특히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진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원리의 마블링 기법을 이용해 아름다운 무늬를 만드는 대한화학회의 '사진 마블링'과 숯, 황토, 치자, 감, 쑥 등의 자연염료를 이용해 옷감에 물을 들이는 '천연 스카프 만들기' 체험이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이 외에도 폐신문지를 이용해 천연색소, 잡초, 나뭇잎, 꽃잎, 색종이 등을 첨가해서 예쁜 종이로 재탄생 시키는 '그린페이퍼- 환경지킴이'나 '분자요리', '흡열반응의 화학적 변신', 'I will be back, 플라스틱' 등 화학원리를 이용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돼 있어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다.

행사에 참여한 박은경(주부) 씨는 "아이들이 어렵게 생각하는 화학을 친근하게 접근해 볼 기회가 될 것 같아 참가했다"며 "화학의 원리를 이용한 재미있는 프로그램으로 아이들 교육에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 박오옥 화학엑스포조직위원장, "화학 산업 종사자들, 자긍심갖자"
 

▲박오옥 조직위원장. ⓒ2011 HelloDD.com
"이번 엑스포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건 크게 2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화학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 제고, 그리고 두 번째는 화학 관련 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건데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5위의 화학 강국입니다. 화학 산업이 발달되지 않고서는 강국이 될 수 없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자긍심을 가질 수 있어야 그 분야가 발전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야 유능하신 분들도 많이 들어오실 수 있죠."

박오옥 세계화학엑스포조직위원장은 인터뷰를 통해 "화학의 오용과 남용의 폐해가 가져다 준 문제는 심각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 또한 화학으로 국가 경쟁력의 지표가 될 화학의 역할을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며 "어차피 화학을 빼놓고는 우리 삶을 이야기할 수 없다. 훌륭한 사람들이 화학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면 자연스럽게 인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의 설명대로 지난 반세기 동안 화학은 인류의 생활을 진화시키는데 획기적인 기여를 해왔다. 식량 생산을 6배 이상 증가시킨 1960년대의 녹색혁명도 화학비료와 농약, 농기계, 육종에 의해 가능할 수 있었다.

땅 속에 버려져 있던 검은 석유를 이용해 새로운 연료와 고분자 소재를 개발하고, 모래에서 정보화 시대를 가능하게 만들어준 반도체 소재를 생산하게 된 것도 현대 화학 덕분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온 화장품 산업 역시 화학 기술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었다.

그러나 화장품 판매에서 '화학'이라는 단어는 암묵적으로 쓰지 않고 있다.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화학의 사회적 기여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대목인 셈이다.

그는 "하다못해 물을 정수하는 데에도 화학기술이 필요한 현실이다. 의식주에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며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려면 화학 기술이 발달해야 한다. 그런 점에 대해 국민들이 제대로 인식을 해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화학 산업의 발전을 저해시키는 요인은 무엇일까. 박 위원장은 가장 큰 문제점으로 '과소비'를 꼽았다. 화학 기술의 발전으로 많은 제품들이 대량 생산되고,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되면서 여러가지 환경적인 문제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무엇이든 과량으로 하면 문제가 생긴다. 정책적으로 대안을 찾기 위해 고심 중이다. 그래야 온실가스 문제 등 환경 문제도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도전적인 인재 유입과 국민들의 이미지 제고, 그리고 화학계 관련 종사자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엑스포와 같은 행사가 지속적으로 유치돼야 한다고 믿는다. 그는 "이런 행사를 개인이나 학술단체에서 하기는 어렵다. 산·학·연을 주축으로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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