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문기업이다 3부-2편]
"한국 산업선진국 등극위해 이름 변화 필요"

지금의 시대는 산업사회를 넘어 지식기반사회, 관계 중심의 사회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규모로 구분한 이름으로 인해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대덕넷은 역동적이고 진취적이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에게 걸맞는 이름이 무엇인지 그 해답을 찾아보기 위해 특별 좌담회를 마련했습니다.

산학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번 좌담회에서 나온 다양한 의견을 上편(중소기업의 正名 필요성)과 下편 2회(지향점과 대책)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좌담회 참석자 남용현 대전충남벤처협회장, 서승원 중기청 창업벤처지원 국장, 이병영 한밭대 산업협력중심대학 사업단장, 이중환 케이맥 대표, 임창만 대덕특구 센터장, 정창렬 골프존 대리(이름 가나다 순)>

▲남용현 대전충남벤처협회장, 서승원 중기청 창업벤처지원 국장, 이병영 한밭대 산업협력중심대학 사업단장, 이중환 케이맥 대표, 임창만 대덕특구 센터장, 정창렬 골프존 대리.(왼쪽 위부터 순서대로) ⓒ2010 HelloDD.com

"한국은 선진국 진입 문턱에 있습니다. 아직 일류라고 할 수는 없죠. 지금 시도하고 있는 중소기업 이름에 대한 논의는 아마 20년뒤의 미래를 앞당기기 위한 과정입니다."
(이중환 케이맥 대표)

"기업을 방문하고 CEO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은 기업 많습니다. 그런데 구직자들에게 너무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벤처 붐이 일었을 때에는 서울대, 카이스트 학생들 대기업 가면 바보 취급 받았죠. 지금은 벤처 창업한다고 하면 모두들 말리는 상황입니다."
(임창만 대덕특구지원본부 기술사업화센터장)

"학교도 전공 명칭이 바뀌고 학생들의 컨셉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산업자원부도 지식경제부로 바뀌고 있습니다. 구직자들 중소기업에 대한 이미지 부정적인데 보수적인 입장을 고집하다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 중소기업 안가려고 합니다."
(이병영 한밭대 산업협력중심대학 사업단장)

"중소기업 인식변화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인식이 바뀌려면 문화가 변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효과 있으면서 지속성이 있으려면 이름을 바꿔야 할 필요성도 있습니다."
(서승원 중기청 창업벤처지원 국장)

잘못된 이름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인들에게 제대로 된 이름을 찾아주기 위한 좌담회에서 나온 현장 이야기들이다. 좌담회는 남용현 대전충남벤처협회장, 서승원 중기청 창업벤처지원 국장, 이병영 한밭대 산업협력중심대학 사업단장, 이중환 케이맥 대표, 임창만 대덕특구지원본부 기술사업화센터장, 정창렬 골프존 대리(이름 가나다 순) 등 산학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각각의 입장에서 필요성을 공감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서로 필요성을 공감하고 현재 중소기업 명칭에 따른 어려움을 토로하며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중환 케이맥 대표는 최근 인재 선발 과정을 설명하면서 미래 사회를 앞당기기 위해서도 이름 변경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아마 벤처기업이 전문벤처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으면 지금 이 논의는 필요 없었을 것입니다. 초기 벤처기업 근무자는 일등 신랑감이었는데 지금은 쳐다도 안보고 구직자들도 오지 않으려고 합니다. 지금 한국은 산업 선진국 진입을 앞두고 있죠. 이는 20년뒤를 준비하는 과정으로 우리가 이름에 대한 개념을 정의하고 전파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케이맥 역시 얼마전까지만 해도 인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중소기업, 벤처기업에 대한 인식이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 대표의 확고한 기업가 정신이 알려지면서 명문대 출신의 구직자들이 조금씩 오고 있다. 그러나 인력난은 여전하다.

임창만 센터장은 이중환 대표의 이야기에 동의하면서 "대덕에는 케이맥, 골프존 등 좋은 기업 많다. 그러나 너무 알려지지 않았다"면서 "양질의 기업을 잘 포장하고 알려야 한다. 학생들에게 다시 창업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그에 걸맞는 이름을 쓸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중소기업 모두에게 전문기업이란 이름표를 달아주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크기를 떠나 강소기업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도 좋다"고 제안했다.

현재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정창렬 골프존 대리는 "무조건 전문기업이라고 이름을 바꾸기 보다는 유망기업을 전문기업으로 그룹핑해준다면 중소기업에 근무하면서 느꼈던 위축감이 해소 될 것 같다"고 말하면서 "규모에 따른 구분보다 좋은 기업, 나쁜 기업을 구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중환 대표 역시 정 대리의 발표에 공감하면서 "현재 성공벤처 구분이 주식가격으로 평가되는데 정의의 가치와 거리가 멀다. 이는 벤처생태계를 반영하는 대신 파이낸싱 논리를 적용한 것 뿐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를 성공모델로 본다는 것은 잘못됐다. 대덕밸리가 성공모델로 보여지기 위해서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병영 한밭대 단장은 변화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 단장에 따르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전공의 명칭도 바뀌고 학생들의 컨셉도 달라진다. 정부의 부처명도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예전에는 산업 자원을 요소에 투입하는 시대로 이를 끌어가기 위한 메카니즘으로 산업자원부였지만 지금은 지식으로 경제를 리드해 가는 시대로 변하면서 지식경제부로 바뀌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도 시대의 변화에 의한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나치게 보수를 주장하다가 잘못된 방향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이 단장은 현장에서 학생들을 중소기업에 추천하면서 발생하는 미스매칭을 예로 들며 이름 변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학생들 거의 중소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지 않으려고 한다. 최근에 제자를 아는 기업에 추천해 줬는데 바로 그만 둔다고 알려와 기업 대표가 지인인데 인사도 못하고 있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단장은 또 "지금은 글로벌 경제시대, 무한경쟁시대다. 시스템도 그런 형태로 바뀌고 있는데 규모로 구분한 이름으로 중소기업들이 굴레를 쓰고 있다"면서 "전문기업, 벤처기업 등 시대에 맞는 이름으로 사용하면서 관리부서인 중소기업청에서 이를 잘 구분해 리지업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용현 대전충남벤처협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구분하는 이분법으로 사실 중소기업에 피해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지식기업, 혁신기업, 기술기업 등 다양한 기업형태와 이름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이름에는 철학이 담겨있다. 이름이 바뀌면 그에 걸맞는 행동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남 회장은 이어 "벤처 초기에는 붐이 일었으나 쏠림현상이 일어나면서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고 안좋은 인식이 심어졌다"면서 "중소기업 인식이 이렇게 나빠진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환경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남 회장 역시 어려움도 털어놨다. 그의 가장 큰 고민은 직원들에게 비전을 심어주는 일. "2002년 노벨 화학상을 일본의 중소기업 근무자가 받았습니다. 20년동안 한 우물을 판 결과죠. 우리도 이런 문화가 만들어 질 수 있어야 합니다. 직원들에게 이런 비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합니다. 나와 내 지인들의 예를 들어가면서. 그러나 여전히 어렵습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이들에게 꿈을 주기위해서라도 기업형태를 다양하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산학 관계자들의 어려움과 제안을 들은 서승원 중기청 국장은 이들의 의견에 동의를 표했다. 서 국장은 "88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중소기업과 함께 했다. 중소기업 문제는 예산이나 세제 지원의 문제를 넘어섰다"면서 "지금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데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은 이름을 바꾸는 것이다"고 피력했다. 서 국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기 연혁은 해방후 처음으로 헌법에 '사영기업'으로 기록되면서 시작됐다.

중소기업이란 용어는 1962년에 처음 사용됐다. 당시만 해도 작은 기업을 보호하자는 차원이었지만 70년대 대기업 중심의 정부 정책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심어졌다. 거기에 1983년 5인이하 기업까지 중소기업으로 포함하면서 더욱 열악한 이미지를 주게 됐다는 것. 그는 또 "이들 대부분 자영업자 등으로 전문기업 이름표를 달 수 있는 기업은 그리많지 않을 것이다. 전문기업이나 다른 이름으로 작명 그룹핑시 이런 문제도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 중소기업청에서도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알고 인식 개선 등 여러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이름 변경이 필요한 시기다. 공통점 찾아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 전문기업 특별기획 시리즈 마지막편 '이제는 전문기업이다 좌담회 下편'에도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회 = 김요셉 취재팀장, 정리 = 길애경 기자. 대덕넷 특별취재팀 = 김요셉·길애경·임은희·김지영 기자(joesmy@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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