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NAC, '2010 한·미 안전조치 공동 워크숍' 개최
안전조치 기술개발 및 핵비확산 인력양성 등 논의

지난해 원전수출국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우리나라가 향후 핵비확산 분야에서도 선도국가로 인정받고, 진정한 원자력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원장 장상구)은 18·19일 양일간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미국 DOE/NNSA (에너지부 국가원자력안보국), 서울대학교, INMM-KC(국제핵물질관리학회 한국지부)와 함께 '2010 한·미 안전조치 공동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안전조치 기술개발 현황과 신기술 적용방안, 체계적 인력양성을 위한 방법론과 교육 프로그램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로 한국과 미국의 주요 대학 원자력학과 교수와 안전조치 관련 분야의 국내·외전문가 등 약 100여명이 참석했다.

현재 원자력발전소는 세계 31개국에서 436기가 운영 중이며, 전체 발전량의 15%에 해당하는 발전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2030년까지 약 430여기의 원전이 추가 건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UAE에서 원전 4기, 요르단에서 연구용 원자로 1기를 각각 수주하며 원전 수출국가로서 발돋움 했다. 세계 최고수준인 원자력 이용률 93.4%, 세계 최저수준인 발전손실률 0.36% 등을 비롯해 거의 매년 1기씩 반복 건설하며 쌓은 공정 단축기술과 가격 경쟁력이 객관적으로 인정을 받은 결과였다. 이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향후 세계적인 원전 확대에 발맞춰 원전 수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도해 국가 차세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자 목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 반드시 갖춰져야 하는 것이 있다. 원전 건설과 운영의 확대 전망으로 인해 핵확산 위험성 또한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핵비확산 체제강화에도 적극 나서 국제사회에서 신뢰성을 쌓는 것이다. 이번 워크숍은 한·미 원자력협력협정 개정을 앞두고 있는 우리나라가 안전조치 관련 국제워크숍을 미국과 공동 개최함으로써 우리 정부의 핵비확산 의지와 원자력 이용·개발에 대한 투명성·신뢰성을 증진시키고자 이루어졌다.

워크숍에서는 개막행사 이후 안전조치 기술 개발 분야와 핵비확산 인력양성 분야로 나뉘어 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그 동안 문제로 제기되어 온 핵비확산 분야의 차세대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교육의 필요성과 구축방안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됐다.

장상구 원장은 개막식에서 "우리나라는 이제 상업용 대규모 원전과 연구용 원자를 각각 UAE와 요르단에 수출하게 되었다"며 "이에 우리나라가 원전 선진국으로서의 위상 강화 뿐 아니라 핵비확산체제 강화를 선도해야하는 당위성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안전조치의 차세대 기술개발은 아주 중요한 우리 공통의 미션"이라며 "이번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의 의견 개진과 협력기반 구축은 미래를 위한 우리의 기반이고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은석 외교통상부 대사는 축사를 통해 "원전 수출산업은 대한민국의 차세대 신성장 동력이 될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원전수출 산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며 "원자력 산업 확대와 해외원전시장 진출을 추구하는 우리로서는 국제 핵비확산체제 강화노력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국익에 부합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크 토코라(Mark Tokola) 미국 대사관도 축사에서 "원전 건설로 21세기 전력난을 해소할 것으로 전망하지만 핵물질 판매나 도용에 대한 위험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며 "한국과 미국 간 원자력 협력이 더욱 중요한 시점인 만큼 양국이 보다 긴밀히 협력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개막행사에서는 미국과 한국이 원자력 통제 분야에서 어떠한 배경을 갖고 제도들을 이행하고 있는지를 서로 소개하는 발표가 있었다. 미국 측은 DOE/NNSA의 알렉스 썬샤인(Alex Sunshine) 박사가 '미국의 IAEA 안전조치 지원을 위한 USSP와 NGSI 제도(U.S. Experience in Supporting IAEA Safeguards:USSP and NGSI')를 주제로, 우리나라 측은 최영명 KINAC 박사가 '한국의 원자력 르네상스와 원자력 통제 인력양성(Nuclear Renaissance and Nuclear Control Related HRD in the ROK)'을 주제로 발표했다.
 

 

▲썬샤인 미국 에너지부 국가원자력안보국 박사(좌)와 최영명 KINAC 박사(우) ⓒ2010 HelloDD.com

썬샤인 박사는 "지난 15년간 IAEA 정책예산이 감소하며 안전조치 전문가 역시 줄어들고 있어 이러한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에너지부는 IAEA의 지원요청에 답하고 있다"며 "즉각적이고 단기적인 요구에 반응하는 NGIS와 차세대 안전조치 계획을 위한 USSP를 운영해 통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USSP는 유능한 인적자원을 IAEA에 제공하고, 특히 핵물질 계측, 프로토콜 분야 등 보다 전문적인 분야에서 한 차원 더 높은 일을 하도록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며 "NGIS는 IAEA의 업무를 강화할 수 있도록 무기와 관련 활동을 조사하거나 사례연구 분석과 활용에 대해 지원한다"고 덧붙였다.

최영명 박사는 "2030년이 되면 현재보다 20%가량 핵물질 사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나 핵사찰은 23%에 대해서만 늘어날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 역시 핵비확산을 위한 NGIS 구상에 많은 관심을 갖고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최 박사는 "KINAC은 우리나라 원자력통제분야 국가기관으로서 차세대 안전조치 구상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원자력 관련 인력양성과 NGIS에 신규가입하는 국가들을 위한 지원 노력을 통해 세계적인 핵안보를 위해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워크숍은 INMM-KC의 연차대회와 함께 개최돼 한국의 핵비확산과 안전조치 관련 전문가들의 이목을 끌었다. 우리나라는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한다. 지난 4월 47개국 정상들이 모인 1차 워싱턴DC 핵안보정상회의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한 모임으로,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핵물질과 핵시설 안전 관리의 의지를 확인하고 중대한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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