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원자력통제인력 양성방안 모색 산학연 심포지엄' 개최
원전산업 본격화 따른 국제사회 핵비확산적 견제 대응방안 마련 목적

"원자력은 굉장히 정치적인 에너지입니다. 신흥원전도입국의 증가로 원자력 르네상스가 도래했지만 '핵커넥션' 위험성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때문에 원자력이용의 안전과 통제 문제는 국제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우리나라도 원전산업의 성공을 위해선 법률, 정치, 외교, 과학, 기술을 모두 잘 아는 핵비확산 전문인력 양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원장 장상구)과 서울대학교, 한국전력공사는 6일 오후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원자력 분야 산학연 전문가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자력통제인력 양성방안 모색 산학연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이번 포럼의 부제는 '원전산업 국제화에 따른 원자력통제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 방안 모색을 위한 산학연 공동 심포지엄'. 우리나라는 지난해 UAE(아랍에미리트) 원전수출을 시작으로 원자력 산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핵비확산적 견제가 예상되므로 이번 포럼은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기반을 구축하고 핵비확산 전문가를 양성 방안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원전수출 확산에 부응한 원자력통제 전문인력양성을 체계화하고, 핵비확산 전문가 인력양성에 대한 산학연 공감대 강화와 협력모임 정례화, 우리나라의 핵비확산·투명성 강화 노력의 국제사회 어필을 통한 원자력 수출·이용의 안정성 확대 등이 포럼 개최의 구체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첫 번째 세션에서는 '원자력통제 활동과 인력양성교육의 현황과 전망'을 주제로 최관규 KINAC 실장과 이태호 한국수력원자력 처장,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등 3인이 각각 '원자력통제 교육의 외국사례와 한국현황', '원자력통제활동에 대한 시설자의 경험과 입장', '원전수출과 원자력통제 인력양성이 상관성' 등에 대해 발표했다. 또 허증수 경북대 교수, 김용균 한양대 교수, 유남규 교육과학기술부 과장 등이 패널토론에 참석해 관련 분야에 대한 의견과 전망을 나눴다.

두 번째 세션의 주제는 '원자력통제 관련 대학인력양성과 국제협력'. 황일순 서울대 교수의 '대학교육에 있어서 원자력통제 교육과 Training for the Trainer 프로그램의 필요성', 이종찬 한국전력공사 처장의 '원전수출과 원자력통제 인력양성 협력방안', 오근배 원자력연구원 본부장의 '원자력 R&D 관련 투명성 제고와 원자력 통제 인력양성의 중요성' 등의 주제발표가 이어졌다.

이어 박광헌 경희대 교수, 황용석 서울대 교수, 구현모 외교통상부 과장 등이 패널로 참여해 토론을 벌였다. 이번 포럼을 주도적으로 개최한 KINAC은 향후에도 핵비확산 전문가 양성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다할 계획이다.

먼저 지난 9월 서울대와 맺은 원자력통제 인력양성 MOU에 대한 후속조치로서 2011년 봄학기부터 서울대 원자력공학과 대학원과정에 '핵비확산 및 원자력통제' 과목을 개설한다. 또 원자력공학과를 운영하는 국내 6개 대학에 원자력통제 관련 과목 개설을 위한 준비회의도 연속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통제전문인력 양성의 국제적인 공조를 위해 올해 11월 중순 관련 주제에 대해 '제2차 한·미 공동세미나'를 개최하고, 원자력통제 관련 국내 대학교수를 미국에 파견해 교육하는 'Training for the Trainer'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11년에는 핵비화산과 원자력통제 등을 포함한 '한·중·일·미 공동 썸머 스쿨'도 마련한다.

한편 유남규 교육과학기술부 원자력과장은 축사를 통해 "원전수출이 활성화되면 우리나라 GDP가 3%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원전수출을 계기로 많은 인력들의 해외진출이 예상되는 만큼 산·학·연·관이 함께 체계적인 핵비확산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정기적으로 시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 최관규 KINAC 실장, "핵비확산 전문가 양성 위해선 대학교육의 '통섭' 중요"

 

▲최관규 KINAC 실장. ⓒ2010 HelloDD.com
첫 번째 주제발표자로 나선 최관규 KINAC 실장은 핵비확산 인력양성의 중요성이 대두된 배경을 설명하고, 미국과 일본의 인력양성 체계를 소개하며 향후 우리나라 인력양성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최관규 실장에 따르면 핵비확산 전문가가 필요한 이유는 원자력이 매우 정치적인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신흥원전도입국의 증가와 중국의 대규모 원전건설 등으로 원자력의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 하며 원자력은 상당히 산업적 경쟁력을 가진 분야가 됐지만, 동시에 이라크, 북한, 이란 등의 핵무기 개발 도전과 핵커넥션의 위험성은 계속되고 있어 원자력 이용의 안전과 통제 문제는 국제적인 큰 정치 이슈이다. 이에 핵무기보유국들은 정치·법률·군사 등 사회과학 중심으로 접근해 핵비확산 인력을 배출하고 있고, 핵무기비보유국들은 원자력 R&D 시설 중심의 인력을 배출하고 있다.

"초기에는 미국과 영국, 러시아를 중심으로 비확산체제를 구축하는 인력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프랑스는 유럽차원의 핵비확산 관점에 따라, 중국은 방어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개념으로 인력양성을 적극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핵비확산을 위한 체제 구축과 유지가 사실 엄청난 경제력이 필요한 일이어서 최근 국제경제침체에 따라 핵비확산도 위기를 맞고 있지만 한국 원전산업 국제화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에서 활동할 높은 수준의 인재를 양성해 핵비확산을 선도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이어 최 실장은 국내 핵비확산 인력양성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해당 분야의 선도에 있는 미국과 일본의 예를 들었다. "미국은 국무부(DOE)와 에너지부(NNSA)를 중심으로 외교·전략과 과학·기술전문성의 유기적인 연계를 맺어 법률, 정치, 기술에 모두 뛰어난 인재들을 키워내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대학, 국책연구소, NGO 등에서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있죠. 또 사회과학 출신자들의 전문기관과 국책연구소 인턴 경험이 매우 실질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특징입니다. 유교적인 상하관계가 없기 때문에 협조가 아주 잘 되고 있습니다."

반면 일본은 군축협상에 대한 오랜 국제경험을 바탕으로 '외교적 접근'의 특징이 강하고, 외무성·문부성·통상성 등 관료 중심으로 핵비확산 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일본의 장점은 정책결정자의 핵비확산 인식과 정책에 일관성이 있는 것"이라며 "장기적이고 일관되게 정책의 초기 설정을 유지하기 때문에 시설자와 대학교육의 상호 연계성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이를 바탕으로 최 실장이 내린 결론은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핵비확산 전문인력 양성에 있어 늦은 출발을 보인 만큼 보다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핵비확산 전문인력양성에 있어 외교·전략적 부분이 강조돼야 하고, 정책적 인식과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대학과 산업체의 인식변화와 비전수립이 긴요합니다. 원자력 수출을 위한 선결조건이 국제 핵비확산을 선도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같이 해야 하고, 원자력공학과 핵비확산 전문가가 외교, 관료, 국제기구 등에 진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특히 대학 측에서는 교육의 '통섭성'을 중시해야 한다"며 "핵비확산 전문인력은 법률과 정치, 기술 등을 모두 잘 알아야 하는 만큼 이공계와 문과대, 산학연이 긴밀하게 연결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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