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연, 개소5주년 기념식과 학술대회 개최
"수학, 원천기술의 핵심, 전문 인력양성해야"

국가수리과학연구소(소장 김정한)는 16일 오전 11시 개소 5주년을 맞아 KT대덕2연구센터 대강당에서 기념식과 국제학술행사를 개최했다. 지난 8월 KT대덕2연구센터로 이전한 수리연은 이날 이전을 기념하는 테이프 커팅식도 함께 가졌다. 1부 행사인 기념식은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회장과 이경수 국가핵융합연구소 소장, 김도한 대한수학회장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민동필 이사장(사진 왼쪽)과 김정한 소장. ⓒ2010 HelloDD.com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은 축사를 통해 "수학은 모든 과학의 언어다. 이 언어가 더 풍부해지고 다양해져야 다른 표현도 자유롭게 펼쳐나갈 수 있다"면서 "수학이란 언어가 잘 발전돼야 다른 모든 과학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 이사장은 "우리나라 과학기술과 연구 수준이 세계적이긴 하지만 갈길이 남아있다"면서 "5주년이면 자신의 의지가 생겨나는 시기다. 수리연이 더 독창적으로 연구 주제를 조정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정한 소장은 기념사에서 "수학계의 오랜 염원으로 설립된 수리연은 70여명의 직원이 118억 규모의 연구사업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개소 5주년을 맞아 산학연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새롭게 도약하겠다"고 인사했다. 그는 "과학·산업계 수학의 활용범위는 무한하다. 수리과학의 역할이 폭발적으로 높아질 것이다"면서 "수리연에서는 이를 대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래 사회를 이끌 과학기술 발전의 핵심 원동력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현하 대전시 정무부시장은 "수리연이 대전의 수학영재들에게 멘토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면서 "대전의 과학 인프라와 협력해 지속 가능한 수학영재 프로그램과 수학대중화 활동을 적극 펼쳐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우영 서울대 교수는 수리연 개소 5주년을 맞아 '국가수리과학연구소의 발전적 운영방안'을 발표했다. 이 교수는 '캐러비언의 해적'이란 영화를 예로 들며 수학의 응용 범위가 무한함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영화의 배경이 되고 있는 파도치는 바다는 실제가 아니라 그래픽이다. 미국의 수학자 론 페드키우(Ron Fedkiw)가 수학적으로 풀어 파도치는 장면을 생생하게 나타낸 것. 페드키우는 이 영화를 통해 2008년 오스카상을 수상했다. 이 교수는 "수학의 응용 범위는 무한하다. 순수와 응용의 벽이 무너지면서 수학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수학은 더 이상 기초학문이 아니고 IT, BT, NT, 신경네트워크 이론, 암호 이론, 애니메이션 기술 등 새로운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고 피력했다.

미국과학재단(NSF)에서는 이미 1999년에 수학의 혁신적 미래 원천 기술 분야로 우주론, 금융, 항공교통 관리, 인터넷 분석과 보안, 바다와 대기의 혼합, 재료과학 등 12가지를 선정했다. 이 교수는 NSF의 보고서를 통해 2004년부터 최근 5년동안 수학이 실제 응용된 사례와 중요 연구 성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우선 암 종양을 파괴하는 새로운 기술에도 수학적 이론(추상수학)이 이용됐다. 뇌 수술시 3차원 컴퓨터 모델링이 뇌의 변화를 추적하는데 이도 수학적 원리에 의해 가능하다. 또 스타트랙이나 해리포터에서 그려진 클로킹 장비에 대한 꿈을 더욱 현실화 시켰다. 그는 "이처럼 암을 치료하는데 수학이 도움을 주면서 최근 과학자들과 의사들이 수학과 의학을 결합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수학이 실생활과 산업에 직접 응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철학자 칸트가 그의 철학에서 주장했듯이 수학이 부국부강책의 열쇠를 쥐고 있다. 세상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비용이 문제다. 미국은 주요 연구 성과가 있기까지 연1000억원이 넘는 지원이 있었다. 저비용 고효율이 넘어야할 과제다"고 지적했다.

수리연의 운영 미션에 대해 이 교수는 "우선 산학관과 네트워크 인프라를 형성해 수학의 허브시스템을 구축하고 국가적으로 시급한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한국 수학계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고, 수학 대중화를 통한 수학문화 저변 확대와 응용 학문과의 상호 교류와 협력"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또 "수학이 기존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원천기술의 핵심이 되고 있다. 수리연은 산업체와 적극 교류하며 전문인력 양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행사의 2부는 국제학술행사로 미국 응용수학연구소(IMA)의 마르쿠스 킬 부소장과 일본 수리과학연구소(RIMS) 히사시 오카모토 부소장,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맥스 건즈버거 석좌교수, 포항공대 박형주 교수 등 세계적인 수학자들의 초청강연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민동필 이사장과 이경수 소장 등 각계 인사 100여명 참석했다. ⓒ2010 HelloDD.com

▲테이프 커팅식. 수리연 축하해요~ ⓒ2010 HelloDD.com

▲출연연 기관장을 비롯해 각계에서 보낸 축하 화환. ⓒ2010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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