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찬 골프존 대표, 이민화 호민관, 송락경 교수 苦言
"벤처CEO, 24시간 365일 고민해야"

"올해 2만개는 좀 늦은 감이 있지만 벤처기업의 성장은 좋은 현상입니다. 벤처기업이 붐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 성장 발전하기 위해서는 건전한 선순환 생태계 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이는 지속적인 창업이 있어야 합니다."(이민화 호민관)

"벤처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으로 건전한 기업가 정신을 갖춰야 합니다. 그래야 어려움이 있어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과 고객이 원하는 제품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기존의 모든 가치관을 버리고 새로운 각도로 볼 수 있어야 가능합니다."(김영찬 골프존 대표)

벤처 1세대인 이민화 호민관과 벤처기업에서 2000억원 매출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김영찬 골프존 대표의 조언이다.

선순환 생태계 조성으로 지속 성장해야

벤처 2만시대다. 제도 도입 첫해인 1998년 2042개에서 12년만인 2010년 6월 13일 현재 약 10배인 2만597개로 성장했다. NT, BT, IT 등 첨단신기술에 도전하고 있는 벤처기업의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1998년~2007년)은 16.1%로 대기업 6.5%, 중소기업 5.9%에 비해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다. 연평균 고용증가율도 크게 늘어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대기업의 고용이 1998년 221만명에서 2007년 146만명으로 74만명이 감소한 반면, 벤처기업은 같은 기간 7만6000명에서 39만8000명으로 연평균 3만6000명이 늘었다. 2000년과 비교해 업종도 다변화 되었고 건전성도 강화됐다. 초기 벤처붐시기에는 소프트웨어 등 IT산업이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에너지·의료·정밀기계, 컴퓨터·반도체·전자부품 등 첨단제조업과 기계나 자동차등 일반제조로 업종도 변화됐다.

특히 2004년 이후 벤처평가기준 강화로 기보사고율이 벤처 9.1%에서 2.0%로 일반기업 10.7%에서 7.7%로 낮아져 시장의 건전성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민화 호민관은 "업종의 다변화와 투자확대, 건전성 강화 등으로 벤처기업이 수출과 일자리 창출에서 우리경제의 주축이 되고 있다"면서 "성장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창업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업 실패자가 재도전 할 수 있도록 연대보증 등 제도적으로 발목을 잡는 일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제도적 문제를 지적했다.

김영찬 대표는 벤처 기업을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을 말하며 "스티브 잡스가 다시 일어 설수 있었던 것은 고객이 원하는 편리함과 재미를 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면서 "벤처기업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인류의 복지에 기여할 수 있어야 롱런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벤처기업 CEO는 주 5일이 아니다.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위해 24시간, 365일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기업과 상생 발전 할 수 있어야

중소기업청(청장 김동선)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벤처기업수는 2001년까지 1만1392개로 크게 증가했다가 이후 전세계적 거품붕괴 등으로 조정기를 겪었다. 잠시 주춤했으나 2003년부터 다시 성장곡선을 그렸고 올해는 지난 5월 19일 2만개를 넘어섰다.

벤처기업은 전체기업의 0.5%. GDP(국내총생산)의 8.0%, 수출의 3.2%, 고용의 3.2%를 담당하며 우리경제의 주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수출도 크게 늘었다. 벤처기업의 수출 비중은 초창기 1.8%에서 지난해에는 3.2%로 증가했다. 이는 기술창업 중심의 산학협력 모델 정립과 투자 위주의 금융시스템이 구축됐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 ·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스닥의 활성화로 가능했다. 실제 벤처투자실적은 엔젤투자와 벤처캐피탈, 코스닥 시장으로 투자환경이 변화면서 1998년 2168억원(0.04%)에서 2009년에는 1만2209억원(0.12%)으로 투자환경이 안정화됐다. 코스닥 시장 거래현황도 1998년 1조2000억원에서 2007년에는 500조원으로 세계 주요 시장에서도 월평균 거래대금 2위, 시가총액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지난 10년동안 중소 ·벤처기업에 33조원의 직접자금이 공급됐다.

그러나 창업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기업의 부재라는 문제는 남아있다. 천억이 넘는 벤처기업이 2005년 78개에서 2008년 202개로 꾸준히 늘고 나스닥 상장 기업도 3개나 나왔지만 청년창업은 감소했다. 벤처기업의 CEO연령이 높아지면서 그만큼 신성상 동력이 약해진 셈이다.

이에 대해 이 호민관은 "우리나라 벤처기업의 70%가 대기업과 거래한다. 대부분 대기업의 요구 조건에 맞추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다보니 벤처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비율이 극히 낮다"고 진단하면서 "이런식으로는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 될 수 없다.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서로 상생할 수 있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충고했다.

송락경 KAIST 교수는 "10년 전과 비교해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도 늘었고 제도도 현실적으로 바뀌었지만 실제 창업자들이 잘 알지 못한다"면서 "좋은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운영자들의 역할이 필요할 것 같다"고 피력했다.

그는 또 "최근 KAIST사업화센터 기술창업학교 접수자들 대부분 생계적 창업이 아닌 기술중심의 창업을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이 가장 불안해 하는 것은 실패 후 책임져야 할 부담이다"고 지적하면서 "물론 책임을 회피하는 건 문제가 된다. 하지만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지 않는 범위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기청에서는 벤처기업의 규모와 업력을 고려해 단계별로 지원하고 문화콘텐츠 및 지식서비스 전용 기술성평가모델 개발등을 적극 추진하겠다. 또 청년기업가 정신 확산으로 청년 창업을 늘리고 벤처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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