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훈 삼성경제연 수석 연구원 초청 대전경제포럼 개최

"소비자가 느끼는 경제 위기는 GDP(국내총생산, gross domestic product) 하락 등 수치로 계산 할 수 없는 부분이 있습니다. 유명인의 자살, 서거, 묻지마 살인 등 사회적인 요인으로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침체의 개념은 심리적이고 주관적으로 판단 될 수 있는 것이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도 거기에 맞게 감성적이고 소통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대전상공회의소(회장 송인섭)와 삼성경제연구소(소장 정구현)는 13일 오전 7시 유성호텔 킹홀에서 12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민훈 삼성경제연구소 경영전략실 수석 연구원을 초청, '2009년 전 후 경제 위기 이후 미래 소비 트렌드'를 주제로 제126차 대전경제포럼을 개최했다.

이민훈 수석 연구원은 "2009년 히트상품에 선정된 제품을 보면 1위 막걸리, 8위 도보체험관광이 올랐다"면서 "경제 위기로 인해 주목하지 않았던 상품을 재발견하고 새로운 관광에 대한 욕구가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히트 상품의 의미를 설명했다. 경제 위기 후 회복에 따른 소비 트렌드는 어떻게 달라질까.

이민훈 수석연구원은 경제 위기 이후의 10대 소비 트렌드에 대해 ▲핵심기능과 스타일의 조화 ▲럭셔리 소비의 진화 ▲FUN은 소비생활의 기본 ▲체험형 레저의 확산 ▲육체와 정신 건강의 조화 ▲친환경·고효율 소비의 부상 ▲따뜻하고 감성적인 기술 중시 ▲안전성을 검증하는 안심소비 확대 ▲외모가 성공의 필수 조건화 ▲모르는 자산관리에서 아는 자산관리 등으로 내다봤다.

그는 "경제 위기가 회복되면서 사회 불안과 소득감소로 억눌렸던 소비욕구가 분출될 것이다"면서 "하지만 10가지 트렌드에서 보듯이 지구의 미래를 생각하는 친환경과 하이브리드형 등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고 안전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메가 트렌드가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2010년에 거는 기대가 크다. 21세기 패러다임이 본격화 되는 첫해로 각국은 혼돈 속 질서를 모색하고 있다. 전 세계의 비즈니스 리더들은 위기 이후 사회 변화성을 파악하기 위한 소비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0년은 의미가 크다. 우선 경술국치 100년, 6·25전챙 60년, 4·19의거 50년, 5·18민주화 운동 30년, 남북정상회담 10년을 맞이하는 해다. 또 지난 2월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치렀으며, 정치적으로 6월 2일 지방선거와 11월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다. 오는 6월에는 남아공월드컵이 개최될 예정이다. 2008년 해외발 금융위기로 겪은 경제위기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10대 소비트렌드에 대한 구체적인 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민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 연구원. ⓒ2010 HelloDD.com

그는 "최근 아웃도어의 기능성과 평상복 스타일을 겸비한 제품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핵심기능과 스타일의 조화 측면에서 해석된다"면서 "럭셔리 소비도 그동안 VIP에서 VVIP 시장으로 진화되고 있다"며 요트를 예로 들었다.

즉 최근 경기 회복으로 호화 소비 욕구가 분출되면서 비용과 시간을 필요로 하는 요트와 승마 등의 레저가 확산된다는 것.

또 경제적 불안으로 인한 스트레스 니즈가 부각되면서 FUN을 도입해 소비자에게 감동을 줄수 있는 마케팅이 강조된다. 이에 따라 기업 광고도 스토리를 담아 소비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방식으로 변화되고 있다.

체험형 레저 확산에 대해 이 수석연구원은 "고환율과 신종플루 등의 위험으로 해외 여행보다는 도심 속 체험 문화나 생태관광 형태의 해외여행이 주류를 이룰 것이다"면서 "경제위기 중 누적된 스트레스를 치유하려는 니즈에 따라 육체와 정신 건강의 조화가 관심사로 부상될 것이다"고 예상했다.

따뜻하고 감성적인 기술도 중시하는 제품도 인기를 얻고 있다.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신기술만 강조하는 제품보다는 상호작용의 다양성과 감수성이 풍부한 제품이 늘었다. 일본이 노령자를 위해 글자를 키운 휴대폰을 내놓은 것이나 상황에 따라 반응하는 인형 등이 그 예다. 이외에도 외모가 성공의 필수 조건화 되면서 전략적인 외모관리가 젊은 세대에서 중장년층 남성까지 확대되고 있다.

또 전문가에게 의지하던 자산관리에서 자신이 스스로 관리하면서 이를 위한 적립식 펀드와 파생상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1980년대 정부의 금융자유화의 영항으로 헤비메탈과 마약과의 전쟁, 도널드 트럼프 등 무절제와 무질서가 난무하면서 1990년대는 이를 경계하는 '덤피'와 '트위너'를 중심으로 하는 소비전략이 나타났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으로 지칭될만큼 긴 불황을 겪은 일본인들은 2000년대는 적절한 소비의 대명사인 '오또나'소비를 강조한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여전히 핵심기능만 제공하는 소비 중심으로 바뀐것.

이민훈 수석연구원은 이런 변화를 크게 衣·食·住·樂 등 4가지로 정리했다. "衣에서는 누구나 아는 브랜드 보다는 소수만 아는 브랜드를 선호하게 되고 일반인 트렌드 세터가 증가할 것입니다. 食문화도 직접 체험하는 요리과정을 엔터테인먼트화 하는 프로그램을 중시하고 住 역시 거주와 소통의 공간으로 거듭나면서 펜션의 사용빈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 교양 오락의 가치를 재발견 하면서 체험과 휴식이 일상화 되는 사업이 부각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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