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성 실텍 대표‧‧‧세계 최고 목표
"열악한 환경에서도 제 기능 발휘가 실력"

황인성 대표<사진=대덕넷>
황인성 대표<사진=대덕넷>
시골에서는 TV를 볼 기회가 드물었던 70년대 초. 초등학교에 다니던 한 소년은 학교에 다녀온 후 듣는 라디오가 유일한 취미였다. 오후 5시경 진공관 라디오를 타고 흘러나오는 어린이 드라마 '손오공'과 '마루치 아라치'를 들었던 소년은 라디오 작동 원리가 궁금해졌다. 그리고 그 궁금증은 그의 미래를 결정하는 단초가 됐다.

그로부터 40년이 지난 지금, 호기심 많던 그 소년은 밀봉 진공 제품 개발과 생산으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회사의 CEO가 됐다. 주인공은 황인성 실텍 대표.

회사명도 주력 기술에서 따온 '실텍'

충남 천안에 위치한 실텍은 1997년 대학의 작은 공간에서 입주기업으로 시작됐다. 중소기업청의 유망선진기술기업에 선정되면서 기밀 밀봉의 기초 기술을 연구 개발하고 방산업체와 협력해 방위산업용 부품을 국산화하는 등 본격적인 제품 개발과 생산에 들어갔다.

실텍의 가장 핵심기술은 밀봉 기술(sealing technology). 회사명도 회사의 기술을 상징하는 실텍(sealtech)으로 정했다. 밀봉은 진공상태를 의미한다. 이는 유리와 유리, 유리와 금속, 유리와 세라믹 또는 금속과의 기밀 봉착으로 가능하다. 그중에서도 실텍은 무기소재에 사용되는 유리와 금속, 유리와 세라믹의 밀봉 기술이 뛰어나다. 실텍은 광송수신모듈에 지지핀을 밀봉하는 방법 외 3건의 특허를 획득했다.

황인성 대표는 "밀봉기술이 사용되는 분야는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가전, 자동차, 국방산업과 우주항공산업, 그리고 IT산업의 센서산업분야 등 다양하다"고 말하면서 "특히 실텍의 MEMS(Micro electro-mechanical Systems)반도체 센서 패키지 기술은 제품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어셈블리까지 공급가능하다"고 소개했다.

"밀봉 된 핵심 부품은 온도, 압력, 습도, 가스 등 각각의 환경에서도 견딜수 있어야 제 기능을 발휘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악의 열악한 환경, 즉 400도가 넘는 고온은 물론 -100도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도 끄덕없어야 합니다. " 황 대표에 따르면 실텍의 센서 분야 밀봉 기술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견디며 핵심부품이 제대로 작동 하기위한 절연기능과 밀폐 기능이 세계적이다.

센서, 광학 분야는 이스라엘 등 세계 시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밀봉 기술과 더불어 중요하게 요구되는 것은 내부소자와 외부를 연결하고 신호를 제대로 전달시키는 공정. 이를 위해서는 섬세한 작업은 물론 아주 작은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다.

그는 "제품의 정확한 작동을 위해 메탈과 글래스의 거리와 압력 등의 계산에서 오차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그런면에서 실텍의 제품이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텍이 생산하는 주요 제품들.  ⓒ2009 HelloDD.com

밀봉 기술 필요한 기업들로부터 감사 인사‧‧‧보람으로 어려움 극복

"기밀 밀봉 기술이 필요한데 제품을 구할 수 없었던 관련회사의 담당자들이 수입하려니 단가가 너무 비싸고 국내에서는 마땅한 제품이 없어 고민하다가 실텍을 알게됐다며 적절한 제품을 구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올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밀봉 기술은 그동안 해외 업체에 의존하는 경우가 더 많았다. 97년 실텍이 제품을 개발을 하고 생산에 들어 가면서 대기업에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오더를 해왔다. 그러나 사업을 시작한 이듬해 IMF가 시작됐다. 대기업들의 약속이 줄줄이 취소됐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같은 입장이겠지만 자금문제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중소기업에서 제품을 개발하고 시험을 통해 시장에 적용하기까지 환경테스트 등 실험부분에서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데 자금 마련이 쉽지 않습니다." 황 대표의 이런 소회가 실텍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벤처협회 등에서 기업들의 어려움에 앞장서 활동한 그이기에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의 버팀목이 된 것은 실링 기술이 꼭 필요한 기업들의 응원이다.

그의 노력이 하늘에 닿았을까. 그동안 실텍을 지켜봐오던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가 실텍의 기술력과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하면서 수출길이 열렸다. 실텍의 제품은 이스라엘 고주파 통신기와 지상 레이다 기지에 사용된다.

1년에 50여개 이상 아이템 개발‧‧‧세계 최고 목표로 한다

"한국에서는 실텍이 이분야 가장 선두라고 자신합니다. 세계적으로는 독일의 schotte사가 최고의 실력자입니다. 얼마전 schotte사 관계자가 실텍을 방문했는데 우리의 기술력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황인성 대표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경영자다. 일찍부터 현장경험을 통해 기밀 밀봉 기술을 익혔다. 이후 MBA과정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박사과정은 소재분야를 공부하고 있다. 실링기술 최고를 향한 그의 열정은 식을줄 모른다. 지금도 한달에 많게는 10여개, 일년에 50개 이상의 품목을 개발한다. 그러나 현장에 적용되는 경우는 많지않다.

"패키지를 개발해도 유저가 생산한 제품이 성공해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유저가 성공못하면 실텍이 개발한 실링패키지도 당연히 사장 되거든요. 이런 이유로 해외 수출이 더욱 절실합니다."

실텍은 연구소 개발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앞으로는 개발에서 벗어나 상용화와 양산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그리고 해외 마케팅 인력을 보강해 세계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실텍은 충남 천안시 풍세면에  있으며 실링기술 세계 최고가 목표다. ⓒ2009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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