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 "산업 실력 비슷…거시적 관점 포석 중요"

2010년은 한중일 3국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가운데 산업에 있어 장기 관점에서 포석을 놓아야 할 시기로 예측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9일 '2010년 전망과 산업별 대응방안'이란 주제로 조찬 모임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김재윤 기술산업실 상무는 "2009년 위기를 한국이 효과적으로 방어했다"며 "그러나 새해는 세계 경제 위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전기차 등 새로운 산업의 등장과 업계의 재편이 예상되는 만큼 거시적 관점을 갖고 포석을 놓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한·중·일 동북아 3국의 경쟁이 한결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3국은 이전에 기술발전도에 따라 각기 다른 시장을 개척했으나 3자의 기술력과 산업 구조가 비슷해지며 본격적인 3국시대가 시작된다고 내다 보았다.

기술적으로 가장 앞선 일본은 볼륨존 전략을 채택해, 과거 고급 제품 위주 공략에서 중간 제품 시장까지 공략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꾸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을 낮춰 신흥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 중국은 포츈 5백대 기업이 2005년 16개에서 올해 37개로 급증하는 한편 첨단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출현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탄탄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을 뚫고 있다. 한국은 2009년 제품력과 글로벌역량, 환율 등에 힘입어 세계 시장에서 선전했다. 우리 기업들은 이런 상황에 대비해 보다 치밀해지고, 그러면서도 거시적 관점에서 사업방향을 결정해야 할 것으로 제시됐다. 김 실장은 업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며 이업종과의 융합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일본 최고의 여관인 가가야는 음식 서비스에 로봇을 도입했는데, 이는 음식 배달 동선이 긴 가운데 온도차가 생기자 이 작업은 로봇이 하고, 사람은 손님 접대에 치중한다는 전략. 이와함께 마차에서 자동차로 패러다임이 바뀌듯 지금은 세계 시장이나 산업 융합 등에 있어 패러다임이 바뀌므로 거시적 관점을 갖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제시한 2010년 산업을 읽는 단어는 GCC. GREEN, CHINA, COMPETITION이다. 이 가운데 그린의 대표적 사례는 자동차. 엔진에서 모터로 패러다임이 바뀌며 마치 핸드폰처럼 부품 교환이 가능해지고, 디자인이 중시되는 시장이 된다는 것. 중국 변수는 세계적 기업이 속속 나오고 있고, 산업전체의 건강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 경쟁은 침체에 빠졌던 세계적 대기업들의 반격 채비 및 이업종 연합 등으로 과거에는 없던 경쟁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산업별 기상도를 보면 정보통신, 가전 등 IT 산업은 맑고, 전통산업은 회복세가 더디며, 서비스 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초기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실장은 "올해 한국 경제는 선전했다"며 "2010년의 세계 경제에서 우위에 서 있기는 하지만 워낙 새해는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와 중국의 약진, 경제위기의 지속 등 변수가 많아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상황인 만큼 긴장도를 가지면서 업종간 융합을 모색하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을 맺었다. 한편 이날 발표에는 김 실장 외에 복득규(전통산업), 권기덕(IT), 이안재(서비스산업) 연구원들이 함께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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